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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Way to Understand Children’s Minds: Lessons From “Inside Out”
Psychoanal 2025;36:14-18
Published online January 31, 2025;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5.36.1.14
© 2025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Geon Ho Bahn

Department of Psychiatry, J Park Mind Hospital, Namyangju, Korea
Geon Ho Bahn,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J Park Mind Hospital, 1260 Gyungchoon-ro, Namyangju 12223, Korea
Tel: +82-31-511-9494, Fax: +82-31-592-6090, E-mail: mompeian@gmail.com
Received October 13, 2024; Revised December 15, 2024; Accepted December 17, 2024.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Discussing disruptive behavioral problems with the general public, children, and parents is one of the major tasks faced by medical specialists, particularly psychiatrists. Understanding children’s emotional problems is particularly challenging. Empathizing with them can be equally difficult. In this regard, movies such as “Inside Out” provide valuable tools for medical staff to communicate with the general population. The film is an animation that personifies basic emotions of joy, sadness, anger, fear, and disgust in the mind of a young girl, Riley, struggling to adapt to environmental changes, which subsequently leads to her deviant behavior, decision-making, and actions. Other factors influencing emotions include memory and dream processing. These films can also be used as educational resources for medical students.
Keywords : Emotion; Dream; Inside Out; Behavior; Affect science; Neuropsychoanalysis; Development; Media; Medical education; Children
서 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어른인 정신과 의사의 시각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이트가 자유연상, 꿈 해석, 오이디프스 컴플렉스 등 무의식에 접근하기 위한 여러가지 이론을 정립하였고(Gay 1998), 오늘날 뇌영상연구 등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엄청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마음이나 정신, 특히 뇌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소아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능한 소아정신과 의사라고 해도 성장배경과 환경이 다른 아이의 마음을 일률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마법 도구는 없다. 한편,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더라도, 임상적으로 근거가 충분치 않을지라도, 정신의학의 미래를 일반인과 공유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문학작품이나 영화가 그 중 한 영역이다(Lee 등 2013). 한 예로,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수많은 마법도구는 단순히 마법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하나씩 구현되고 있다. 몇 미리미터 크기의 칩 속에 수십년 연구한 과학자의 모든 자료가 들어가기도 하고(pensieve), 우주비행선의 상용화로 잠깐 사이에 지구에서 우주로 공간이동도 가능하며(teleporter), 유전자 조작을 통해 사람의 외모와 성격도 바꿀 수 있다(polyjuice potion) (Lee 등 2013). 정신의학적 접근과 설명이 난해하기도 하고, 정신과 진료 자체에 대해 여전히 편견이나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경우가 있지만, 영화는 오래 전부터 대중과 정신의학이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통해 정신의학의 어려운 개념들을 일반인과의 소통, 때로는 의과대학생 교육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한다. 정신의학적 연구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추출해낼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소개

미네소타의 시골 마을에 라일리라는 여자 아이가 태어난다. 아기가 자라나면서 기쁨이(joy), 슬픔이(sadness), 버럭이(an-ger), 소심이(fear), 까칠이(disgust)라는 다섯 가지의 감정들이 생겨나고, 아기는 자기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며 자란다. 기쁨이를 대장으로 다섯 가지 감정은 조화를 이루며 좋은 추억들을 만든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친구가 생기고, 하키팀에서 운동을 하고 행복한 생활이 이어진다. 다섯 가지의 감정은 라일리의 머리 속에서 각자 인격체 감정(personified emotions)으로 활동한다. 아빠의 사업 문제로 조용한 미네소타 마을에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위기가 찾아온다. 친구도 없고, 좋아하는 하키팀도 떠나야 하고, 태어나면서부터 살던 집을 떠나허름한 도심의 집에서 살게 되면서 슬픔이가 감정 조종판을 두드리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기쁨이가 슬픔이를 자제하도록 해보지만 역부족이고, 둘은 함께 조종석 밖으로 튕겨나간다.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만 남게 되자 라일리는 어쩔 줄 모른다. 부모에게 대들고 심지어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 가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슬픔이와 기쁨이가 꿈공장에서 좋은 꿈을 만들어 내는 등 힘을 합쳐 우여곡절 끝에 조종석으로 돌아온다. 라일리 역시 부모에게 돌아간다. 전에는 기쁨이가 모두의 리더였지만 슬픔이는 물론 다른 감정 친구들도 모두 서로에게 꼭 같이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감정의 의인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에서 ‘인사이드 아웃’까지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영화의 소재는 독일 Grimm 형제의 민화 모음집에서 따온 것이다(Bahn 등 2019). 백설공주가마녀인 계모를 피해 숲속으로 달아나다가 난장이들의 오두막을 만나 난장이들이 일을 하는 동안 음식을 만들고 집을 돌봐 주기로 협상하고 함께 살게 된다. 훗날 월트디즈니는 만화영화를 제작하면서 일곱 난장이에게 각각 별명을 붙여주었다(Stewart 2009). 나이 많은 순서대로 재채기(sneezy), 졸음이(sleepy), 심술이(grumpy), 행복이(happy), 부끄럼(bashful), 박사(doc), 멍청이(dopey)이다. 저자가 일곱 난장이를 떠울린 것은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감정들이 의인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다섯 가지 감정이 각각 형태를 띄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장이들의 성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즉, ‘인사이드 아웃’의 기쁨이는 백설공주의 행복이, 까칠이는 심술이, 소심이는 부끄럼, 버럭이는 박사 등이다. 그런데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는 일곱 난장이 중 딱히 맞아 떨어지는 인물을 찾기 어렵다. 재미있는 점은 백설공주 영화가 제작된 해가 1937년이고, ‘인사이드 아웃’은 2015년에 제작된 영화라는 점이다. 두 영화 사이에 80여 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에 제작된 이 영화에서(제작자가 의도가 있었는지 혹은 무의식적 작업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이미 일곱 난장이를 활용하여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의인화하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화가 오랜 세월에 걸쳐 변형되면서 그 시대, 그리고 후대의 문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일곱 난장이’ 분류는 수백년 전에도 인간의 감정을 문화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라일리와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하여 다양한 감정이 일체를 이루어가는 것을 보여주는데, 백설공주에서도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가족으로 한 집에 살면서 일체가 되는 플롯은 매우 유사하다.

뇌의 감정 지도는 언제 완성될 수 있을까?

인간이 외부와 교감하는 방식은 정서(affect, emotion)와 감각이다(Dalgleish와 Power 1999). 인간의 감각은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의 다섯 가지로 이루어진다. 감각은 종류에 따라 관여하는 해부학적 부위가 정해져 있으나, 감정이나 정서는 아직 정확한 해부학적 부위가 불확실하다. 감각의 경우도 완전히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각의 경우 단맛, 쓴맛, 신맛, 짠맛으로 분류되었었고, 혀에서 느끼는 부위도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1908년 일본학자인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는 기존의 맛과 다른 ‘감칠맛(umami)’을 찾아냈으며, 2009년 뇌의 ‘감칠맛 수용체(umami receptors)’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Kurihara 2009). 모노소디움 글루타메이트(MSG) 효능제인 ‘감칠 맛’은 음식의 맛을 좋게 만들어주는데 널리 사용되며, 미국 FDA에서는 MSG를 안전한 식품첨가제로 승인하였다(Wu 등 2022). 최근에는 ‘풍미(Kokumi)’를 제 6의 미각요소로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Rhyu 등 2020).

‘Affect’는 아직 용어 자체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Af-fect, emotion, mood, feeling 등이 혼용되고 있다(Dalgleish와 Power 1999). 정의가 불확실하다 보니 감정의 종류나 관련 신경해부학적 부위도 명확하지 않다. 찰스 다윈은 1872년 출간된 ‘The expression of the emotions in man and animals’ 에서 인간의 감정(emotion)을 rage, anger, indignation, de-fiance, hatred 외 love와 joy를 포함시켰다(Ekman 2009). 감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체로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anger, disgust, fear, happiness, sadness를 주장한다(Ekman과 Da-vidson 1994). 이런 점에서 ‘인사이드 아웃’은 매우 정통 과학 다큐멘터리이다. 40여년 전부터 감정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폴 에크먼은 이들 다섯 가지 외에 여섯 번째 감정으로 surprise를 주장하였다(Ekman 2009).

감정과 관련된 고민 중 하나는 이러한 감정이 인간의 행동에 어떻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정신의학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자살’의 경우 어떤 감정과 관련된 행동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Shneidman 2004). 흔히 우울증과 자살의 관련성을 고려하지만 ‘우울’ 관련 감정은 어느 것인가? 슬픔과 우울은 동일한 감정인가? 감정 관련 갈등 중 다른 하나는 특정 감정이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직접적이고 단순한 관계인가 하는 점이다. 감정 외에도 영화에서처럼 ‘하키섬, 우정섬, 엉뚱섬, 가족섬, 정직섬’ 등과 같이 핵심 기억과 관련된 특정 부분이 동시 다발적으로 관여되면 작용 기전은 매우 복잡해진다. 즉, ‘슬픈’ 기분을 느끼더라도 이어지는 행동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가장 극단적 행동이 자살로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자폐증 아동 연구에서 사람의 표정 사진을 볼 때 뇌의 어느 부위에서 활성도가 달라지는지 검토한 결과, 정상적으로 성장한 아이들과 자폐아동 간에 사람의 표정을 볼 때 작동하는 뇌 부위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Ohtani 등 2021). 즉, 자폐증에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유가 심리적 결과라기보다는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환자들이 일반인과 달리 두려움이나 피해사고를 갖는 것은 관련된 뇌 부위의 작동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꿈’의 환상에 접근하려면

전학 간 학교에서 라일리는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 그 날 밤 라일리가 자는 동안 기쁨이는 꿈작업을 통해 즐거운 과거 기억을 회상시켜 주고, 다음 날 라일리가 학교에서 씩씩하게 적응하도록 힘을 불어넣는다. 기쁨이와 슬픔이가 라일리의 어릴적 상상의 친구인 빙봉과 함께 라일리를 깨우려고 ‘꿈의 스튜디오’에 들어간 장면은 이 영화에서 공상과 과학을 합친 다큐멘터리적으로 가장 뛰어난 장면 중의 하나이다(Yoo 2021). 라일리가 꿈꾸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꿈 스튜디오’에서는 낮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주제로 각본을 쓰고 배우들이 생방송으로 꿈을 만들어 내보낸다. 가히 천재적인 발상이다. 더구나 카메라 앞에 ‘현실왜곡필터’를 끼운다. 실제 학교 담임선생님이 다른 인물로 바뀌어 나온다. 백여년 전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출간한 ‘꿈의 해석’에서 말하는 꿈작업 또는 ‘이차 수정(secondary revision)’이다(Gay 1998). 천재인 프로이트가 인간의 ‘꿈’을 해몽이 아닌 해석을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고 ‘꿈은 무의식을 보는 왕도’라고 한 이래, 꿈 작업을 이처럼 멋지게 연출한 이는 프로이트를 잇는 또 다른 천재임에 틀림없다.

최근 꿈 연구자들은 뇌파나 뇌영상기록장치를 이용하여 꿈의 내용을 알아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수면 중 꿈을 가장 왕성하게 꾸게 되는 REM 수면 단계를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MRI) 검사와 수면다원검사로 기록하면서 꿈이 나타나면 피험자를 깨워 꿈내용을 기억해 내도록 한다(Horikawa 등 2013). 한 피험자의 꿈 내용이다. “맞아요, 글쎄요, 한 사람을 보았어요. 맞아요, 그건 바로, 바로 침대와 의자 사이에 있는 어떤 곳에 열쇠를 숨기고 누군가 그걸 가져가는 장면이에요.” 그런 식으로 꿈에 의자가 나왔을 때, 열쇠가 나왔을 때, 어떤 거리가 나왔을 때, 집이 나왔을 때 시각 피질 영역에서 뇌파가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냈고 그러한 자료를 축적한다. 그결과, 피험자가 다음에 꿈을 꿀 때 뇌파를 기록하여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꾼 꿈 내용을 해석하였다. 아직 연구 방법이나 해석에 제한이 많기는 하지만, 이러한 작업을 통해 향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불안장애에서 나타나는 악몽이나 플래쉬백 증상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꿈 스튜디오’의 총 지휘자가 누구인가하는 것이다. 주간에 있었던 일들을 주제로 꿈이 구성되기도 하고, 프로이트의 주장대로 ‘소망충족’이 꿈의 주제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새로 태어날 아기의 운명을 예언해주는 ‘태몽’까지 다양한 꿈을 꾸게 되는데, 잠든 사람의 뇌 속에서 꿈을 연출하는 기전의 비밀이 궁금하다.

‘정동’에 접근하려면?

사건이나 환경 변화에 대해 적응해 나가는 것이 곧 모든 일에 즐겁고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도 결국 살면서 우리가겪는 일들을 무조건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슬퍼하기도 하고 화를 낼 수도 있고 피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였던 퀴블러 로스는 1969년 출간한 ‘On death and dying’에서 암 환자 수백명을 면담하는 동안, 암진단을 받고 나서 환자들이 보이는 감정 반응이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음을 알아냈다(K¨ubler-Ross 1969). 즉,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암 진단 통보를 받고 곧바로 수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퀴블러 로스가 이책을 펴 낸 1960년대는 암에 대한 지식이나 치료법이 일천하던 시절이라 ‘암(cancer)’이란 단어를 입 밖에 내는 것 조차기피하던 시기였다. 당시는 그저 ‘big C’라고만 했었다. 따라서 이러한 다섯 단계를 거치게 되는 이유는 암 진단에 따른 불안과 두려움을 견디고 적응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는 곧 죽음을 맞이하는 암 환자를 진료하는 정신과 의사의 치료지침으로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되었고, 호스피스 운동으로 연결되기도 하였다.

정신분석가인 멜라니 클라인은 아기가 태어나서 12개월이 될 때까지 발달하는 동안 분열성/편집성 위치에서 우울 위치로 이동한다고 하였다(Bahn 2021). 아기가 배고플 때, 겁이 날 때 항상 즉각 엄마가 나타나지 않을 때마다 엄마에 대한 의심, 원망, 공격성 등이 생겨날 수 있는데, 인지발달이 미숙한 신생아는 이러한 나쁜 감정들이 자신이 것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분열성/편집성 특성을 갖게 된다. 생후 6-7개월이경과할 무렵 아기는 분열성/편집성 위치의 감정들이 외부의 것이 아니고 바로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단계를 거치며 부정적 특성이모두 나쁘다기보다는 나쁜 것도 자기의 일부임을 알게 되고 머리 속에 있는 것은 통제가 가능한 것이고, 부정적인 것이있어야 긍정적인 것도 성립 가능한 것도 깨닫게 된다. 즉,자신에게 속한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통합 상태가 된다. ‘우울 위치’에서 ‘우울’이란 임상진단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나 ‘조울정신병’의 우울이 아니고, 결국 자아의 성숙을 의미하며, 사고 및 정서의 균형잡힌 상태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 영화에서도 처음에는 ‘기쁨이’만이 필수 감정이고 나머지는 보조적이라고 여겼으나, 슬픈 감정의 필요도 느끼고, 다양한 감정이 조화를 이룰 때 건강한 정신과 신체적 발달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감정을 연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감정조절은 곧 ‘자기조절’ 의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Dalgleish와 Power 1999).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와 기쁨이가 없어졌을 때 ‘버럭이’의 판단에 따라 가출을 결심한 라일리는 미네소타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다. 이 순간 라일리의 결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네소타행 버스를 탄 것이 자신에게 익숙한 과거로 회귀, 내지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 중 맞설 것인지 피할 것인지 관점에서 생각하면서 맞서기로 결심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은 라일리가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는 중요한 변화를 상징한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감정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감정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즉, 이는 사회적, 정서적 자기조절의 중요한 과정이며, 라일리가 감정적으로 성숙해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결 론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하는 사업 관계자들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기는 하겠지만, 정신의학적 지식으로 무장하고 치료적 행위를 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러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집단무의식과 무의식의 무한한 가능성이 영화 속에 녹아 들어 있다. 응용과학자인 정신과의사가 직접 영화 작업을 할 수는 없지만, 작품 속에 나타난 훌륭한 재료를 통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정신과 의사들이 꿈에 그리던 ‘감정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현실에서 구현’된 환상적인 영화이다. 인간의 상상은 결국 실현될 수 있다. 수백년 전 갈릴레오가 그린 헬리콥터 설계는 오늘날 드론이 되어 날아다니고 있다. 신경내분비학, 뇌영상학, 정신의학 등 관련 분야의 연구들이 계속되면서 언젠가는 영화에서 라일리의 뇌 속에 있는 다섯 가지 감정을 보았던 것처럼 감정의 종류와 관련 뇌영역을 찾아내고 문제가 생길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This article is part of the research supported by the 2022 funding from the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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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5, 3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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