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for




 

Impact of Confucianism on the Early Phase of Analytic Treatment
Psychoanal 2024;35:37-41
Published online October 31, 2024;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4.35.4.37
© 2024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Dong Seok Yang

One Psychiatric Clinic, Gwangju, Korea
Dong Seok Yang, MD
One Psychiatric Clinic, 213 Uncheon-ro, Seo-gu, Gwangju 61964, Korea
Tel: +82-62-371-5003, Fax: +82-62-371-5033, E-mail: greenpsydr@gmail.com
Received May 30, 2023; Revised June 22, 2023; Accepted June 22, 2023.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ere has been interest in the impact of the cultural background of analysand and analyst on psychoanalysis. Basch-Kakre (1984) argued that analyst may have more difficulty in treating analysand with different sociocultural background. There was a claim that the characteristics of Asians were not suitable for psychoanalysis. Akhtar (1999) argues that theories are likely to come from racial discourse. Psychoanalysis has been successful in non-western countries. After Confucius was born, Confucianism of Confucius and Confucians for 2500 years in China, Vietnam, Japan, and Korea developed with various religions and ideologies that were controversial with them and developed differently in each country. I think it is helpful to consider the effect of Confucianism on the psychoanalysis for understanding patients.
Keywords : Psychoanalysis; Early phase; Confucianism; Culture; Non-western
서 론

오랫동안 피분석자와 분석가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정신분석과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있어 왔다. Basch-Kakre (1984)는 분석가가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른 피분석자를 치료할 때 어려움을 더 겪는다고 말했다. 충분하지 못한 개별화,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의 부족, 애니미즘의 경향, 가족과 밀착된 동양인의 특성이 정신분석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다. Akhtar (1999)는 이러한 이론이 인종적 견해차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Kitayama (2000)는 분석치료에서 환자의 마음이 공적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환자 감정을 언어화하는데 곤란함을 겪는다고 했다. 분석가가 비밀을 지킬것이라고 환자가 믿게 되는 기본적 신뢰가 형성이 되면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고 하며, “일본인이 말로 표현하는 것이 적어서 정신분석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비 서구권 나라에서 정신분석과 정신분석적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의 유교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 정신분석 영역에서 치료자와 환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신분석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차이의 이해를 위한 토론이 필요해지고 있다.

공자(孔子: BC551-449) 이후, 유교는 2500년 넘게 중국, 베트남, 한국, 일본에서 각 나라별로 각기의 논쟁 속에서 다양한 종교, 이념에 영향을 주며 발전해 오고 있다. 중국의 한나라가 유교 경전을 바탕으로 한 과거제를 도입한 이후 2000년 동안 동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동양에서는 관료가 되기 위해서는 유교를 배워야 했다. 관료가 되려는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철학과 윤리, 생활 방식을 통해서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향을 받고 살게 되었다. 정신분석에서 유교의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환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교의 본질과 각 나라의 다양한 영역에 유교가 미친 영향은 저자가 말할 수 없는 너무 큰 주제이다. 정신분석에 대해 말하는 것 또한 너무 큰 주제이다. 그렇지만 정신분석과 유교가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토론하며 발전하는 것들이어서 비록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분석적 치료의 초기 경험을 유교적인 관점에서 말하려고 한다.

유교와 한국

Stevenson과 Haberman (1998)은 공자가 천명(天命)을 강조한 것은 공허한 하늘에 대한 강조가 아니라 자신의 뜻을 하늘의 뜻과 조화시키려는 노력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했다. 유교는 자신을 하늘의 뜻과 동화시킨 후 지금 여기에서 하늘의 뜻을 편안하게 실천하는 것을 강조하는 실천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모르는 것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보다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공자와 그 제자들은 자신들이 익힌 것을 실천하기 위해 관료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공자는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승으로도 알려졌다. 논어(論語)는 공자가 자신의 제자를 가르치며 나눈 대화를 모은 책이다. 공자의 충실한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에 감복하고 후대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스로 배우기를 즐겨 한다고 했던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에 열심이었고, 교육은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이슈였다. 동아시아의 교육열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많은 동아시아의 부모들이 자신들의 행복보다 자녀의 교육문제를 더 중요시하기도 한다.

예일대학교의 법학교수인 에이미 츄는 자신의 책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2011)”에서 중국의 어머니들은 1) 학업이 최우선이고, 2) A (-)는 좋지 않은 성적이고, 3) 자녀의 수학 진도는 2년은 앞서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Chua 2011). Tiger Mom으로 알려진 동아시아의 어머니들은 맹자(孟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 한 맹자 어머니의 현대판이다. 이런 영향으로 교육환경이 좋은 곳의 집값이 비싼 사회적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때, 한국에서는 ‘기러기 아빠’라는 사회적 현상이 유행했었다.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외국생활을 하고 아버지는 홀로 한국에 남아 유학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했었다. 아직까지도 중국, 일본, 한국의 학생들은 현대판 과거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입시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유교적인 나라라고 한다. 2000년 당나라에서 시작된 음악과 춤에 맞춰 공자와 유교 성현에 대한 제사가 매년 음력 1월과 8월에 전국의 향교에서 열린다. 2008년 6월 12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세계에서 유일한 직계가족에 대한 고발 제한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24조에 대한 헌법 소헌에 대해 2011년 2월 24일 위헌결정을 위한 6개의 위헌 의견에 한 개가 부족한 헌법불합치 의견 5, 합헌의견 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유교 정신에 입각한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 형전(刑典)에서 “자손이 부모나 가장의 비행을 진고한 경우에는 모반이나 역반 사건 외에는 교수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속대전(續大典)의 형전에서는 “무릇 자손으로서 그 부모, 조부모를 고변한 자는 곡직을 변리하지 아니하고 법에 의하여 논죄함으로써 인륜을 밝혀야 한다.”고 다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제생활에서도 유교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각 국의 지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다. 한국의 지폐에는 네 사람의 중요한 한국의 위인이 있는데, 이황, 이이, 세종대왕, 신사임당이다. 네 사람 중 이황과 이이는 유명한 신유학자이고, 이이와 신사임당은 모자 관계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나라의 경제활동의 바탕이 되는 지폐의 인물들이 직간접적으로 유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한국에서 유교의 영향이 실제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의식,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국에서 유교는 정치철학을 넘어 실제 생활에서 영향을 미치는 실천철학, 윤리로서 영향을 미쳤다.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가족, 사회 등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한국인의 특성이 정신분석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규명하는 것이 의의가 있을 것이다.

정신분석에서 유교의 영향

한국에서 유교가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고찰이 있었다. 한국의 정신분석 운동 초창기에 분석이론과 한국문화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Cho (1975)는 한국의 고전문학에서 무의식적으로 공유되는 오이디프스 콤프렉스를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오이디프스 콤프렉스의 해결양상이 그리스 신화와 다른데, Kim (2000)은 아버지가 땅을 주는 방법 등으로 아들의 독립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부자관계를 단군(檀君)신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늘의 아들 환웅(桓雄)이 세상에 내려와 세상을 다스리기를 아버지 환인(桓因)에게 간청한다. 환웅은 세 개의 인을 가지고 3000 신하를 거느리고 세상에 내려와 다스린다. 같은 시기에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므로 환웅은 쑥과 마늘을 먹고 굴 속에서 100일 기도를 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사람이 되지 못했으나 곰은 잘 견디어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 그 여자가 아기를 배기를 바라므로 환웅은 그녀와 결혼한다. 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단군이며, 이 단군이 나라의 최초의 왕이 된다.> 신화에서 아들은 남성성과 권력의 상징인 천부인을 권력 투쟁 없이 평화롭게 아버지에게서 이양 받는다. 살부의 소망은 아버지 토템인 호랑이가 사라지며 간접적으로 성취되고 근친상간의 욕구는 어머니 토템인 곰과의 결혼으로 성취되고 있다.

단군 신화에서와 같이 한국의 심성 형성에 오이디프스 콤프렉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리스와 서양의 신화에서와 같이 갈등의 직접적 표현이나 욕구의 실질적 실현없이 전치와 상징화 같은 정신기제를 통해 성숙한 해결책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im (2000)은 또한 한국의 전통 영향을 강조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확대 가족과 아버지의 대리인들이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오이디프스 콤프렉스 삼각관계의 강도를 줄여준다. 한국의 아버지는 인자하고 책임감있는 사람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 가족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모습은 아들이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을 희석시키게 된다. 전통적 한국의 가족에서 어머니 또한 오이디프스 갈등을 줄이는 중재자의 역할을 한다. 자녀가 부모에게 행하는 일방적 의무 개념이 아닌 부모 자식간의 상호 개념인 효(孝)는 조화와 상호 의존적인 정서 현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의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인에게서 보이는 특성을 더 알게 되었다. Sohn (1996)은 자신의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경험에서 한국인의 전이 특성에 대해 1) 치료자를 존경하는 권위로 여겨서 치료 초기 긍정적 전이를 발달 시키는 경향이 있다. 2)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어려워해서 강한 전이 경험을 하기 어렵다. 3) 수동 의존적인 경향으로 치료자에 대한 공격성이나 분노를 묵시적이고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4) 효를 통해 억압, 억제된 오이디프스 갈등이 전이상황에서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Sohn (1996)은 유교가 치료 초기 긍정적 전이의 발전에 역할을 하면서 전이 신경증의 발달에는 방해가 된다는 주장을 언급하지만, 정신치료 기간 동안 자신의 꿈과 성찰에 대해 보고하며 유교문화의 억압적 특성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다는 치료자에 대한 성적, 공격적, 부정적 내용이 긍정적 전이의 발달 속에서도 드러 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Kang (2014)은 자신의 정신분석 경험에서 분석 중기에 경험한 전이신경증을 보고하며, 한국인에서 정신분석 초기부터 나타나는 전이와 역전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신분석에서 경험되는 전이, 역전이, 전이신경증, 성적 공격적 역동 등이 우리에게서 나타나는지에 대한것 보다는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것 같다. 문화적 전통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교가 정신분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적 치료의 초기

환자는 분석가를 만나기 위해 방문하기 전에 많은 염려를 하게 된다. 분석가는 치료 받고자 하는 바램과 치료 받는 것에 대한 주저함의 갈등 속에 있는 환자를 만나게 된다. 이러한 갈등은 분석 전 치료시간과 분석이 시작 된 후 한동안 계속된다. Freud (1912)는 전이의 친근하고 애정 어린 측면이 라포로 의식에 접근할 수 있고 정신분석적 치료의 수단이 된다고 했다. 치료의 첫 번째 목표는 환자가 분석과 분석가에게 애착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Freud 1913). Sterba (1934)는 환자가 환자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분석가의 분석적 접근 방식을 부분적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작업동맹이 가능하다고 했다.

분석을 시작한 40대 초반의 여성이 4번째 세션에서 동굴의 끝에 있는 바위에 누운 자신의 모습에 대해 연상했다. 두 달 후, 그녀는 예약된 날이 아닌데도 분석실을 방문했다. 다음날 그녀는 가족의 비밀을 말했다. 그녀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싸우는 것에 몹시 놀랐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 부모님이 더 심하게 싸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이 됐고 친구에게 자신의 부모님도 싸운다고 말했다. 친구에게 부부 싸움한 것을 말한 것을 알게 된 환자의 어머니는 가족의 비밀을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잘못한 것이라고 심하게 야단쳤다. 환자는 가족의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한 배신자가 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강력한 긍정적 전이가 분석 초기에 발달하며 전이가 깊어질수록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환자의 두려움에 공감해줬다. 몇 번의 반복된 연상 이후 환자의 시각적 연상의 내용이 바위에 눕는 것에서 아버지의 등에 업히는 것으로 변했고, 부모와 형제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연상하기 시작했다.

공자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것이 효(孝) 때문이라고 가르쳤다. 공자의 효에 대한 강조는 이후 한나라의 황제들이 신하들과 백성들에게서 충성심을 얻기 위해 강조되었다. 상술한 바와 같이 조선시대에는 부모와 주인의 잘못을 고변하는 경우 역모를 제외하고 처벌하는 법이 있었다. 공동체의 유지를 우선시하는 정신과 유사한 법이 아직도 실제하고 있는 곳이 한국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개인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자신과 가까운 부모, 형제 등에 대해 말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압박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클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러한 어려움을 갖는 환자가 치료 시간에 저항을 극복하며 연상할 수 있을까? 환자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치유되기 위해서 저항을 이겨내며 말한다고 한다. 이에 더해 환자가 치료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문화적 측면의 요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논어 첫 장의 제목은 ‘학이(學而)’이고 첫 구절은 “學而時習之: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To learn something and then to put it into practice at the right time; is this not a joy (Leys)”이다. 學의 뜻은 깨닫고(覺悟), 배우고(效), 바로잡고(髕斥), 가르친다(敎)는 뜻을 가지고 있다(Shirakawa 2008). 주희는 학을 말을 본받는 것이라고 했다(學之爲言, 效也). 학문을 강조하는 문화적 배경에서 배운다는 것은 최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배우려는 의지가 치료 초기에 치료자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추정된다. 학을 강조하는 유교적 학문에 대한 태도가 환자의 저항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치료자를 내재화하는 것을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간간이 주 1회 또는 2회의 정신치료를 하는 환자들에게서 자신도 정신치료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듣는데, 이 또한 치료자에 대한 내재화와 긍정적 전이라고 생각된다.

서구의 개인주의 성향과 구별되는 가족중심의 공동체주의 또한 유교의 영향 중의 하나이다. 공동체주의가 지연, 학연, 혈연 등으로 폐쇄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가족은 안녕을 증진시키는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작동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분석에서도 환자가 분석가에게 갖는 유대가 어떤 성격을 갖느냐에 따라 치료에 나타나는 영향이 다를 것이다.

역전이와 문화적 영향

Freud (1912)는 분석가가 자신의 인격적 특성으로 인한 투사의 유혹에 빠지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었다. Freud는 분석가가 환자가 자신에게 비추는 것만 거울과 같이 환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송 마이크에 맞춰 조정되는 전화 수신기와 같이 분석가가 환자에게 맞춰야 한다고 했다. 분석가는 자신의 무의식을 환자의 무의식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권고된다. Racker (1968)는 역전이를 분석가의 전이와 구별하며 환자가 어린 시절 경험한 것과 같은 상태를 경험하는 일치역전이(concordant countertransference)와 환자의 보호자가 경험한 것을 경험하는 상보역전이(complementary countertransference)로 구분했다.

효가 권위에 순종적인 가치체계로 분석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되어 왔다. 유교에서는 부모와 권위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가르치지 않는다. Lee (2000)는 한국의 부자관계에서 아버지는 자식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식은 아버지의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상호적인 관계로 보았다. 일방적 관계가 아닌 이러한 상호적 관계는 교육이나 훈련에서 나온 것이 아닌 인간의 본성으로 문화에 따라 표현되는 양태가 다른 것뿐이라고 했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이 공자에게 “자신이 평생에 걸처 실천할 한 단어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그것은 서(恕)로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답했다(논어, 위령공).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성경에서도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에게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오 선지자니라(마태복음 7장12절)”라는 구절이 있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동서양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타인을 배려하는 이런 경향이 긍정적 의사환자 관계의 형성을 촉진하고 분석가는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때때로 이러한 특성이 치료의 진행을 방해하기도 한다.

나에게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30대 초반 여성이 방문했었다. 환자가 겪는 불면과 불안이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기인한다고 판단되어 정신치료를 설명하고 세 번의 치료 전에 예비 세션을 가졌다. 치료 전 준비 세션을 마치고 치료가 시작되려고 하자 환자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바쁜 시기여서 한달 후에 치료를 시작하자고 했다. 환자가 저항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환자가 그 기간 동안 평소의 서 너 배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실제 물리적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한 달 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에 동의했다. 환자는 치료 전 준비 세션 동안 마치 주사를 맞을 때 몸이 경직되는 것 같이 긴장되며 힘들었다고 치료실을 떠나며 말했다. 환자가 주사를 맞는 것 같이 경직되었다는 표현에서 무의식의 성적 내용이 전의식에서 표현되었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환자에 대해 이해하고 배려하려던 것과 치료 초기에 나타난 역전이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치료가 시작되지 못했다고 생각됐다.

유교는 자신의 도덕적 완성을 추구하는 강한 윤리적 전통이 있다. 자신의 도덕적 완성을 위한 자기 성찰과 배움을 강조한다. 분석가의 유교적 자기 성찰을 통한 도덕적 태도가 환자에게 분석가를 엄격한 도덕적 초자아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결 론

분석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유교의 영향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유교 문화권인 중국, 일본, 베트남과 달리 유교가 생활 윤리로 깊게 자리한 우리나라의 특성과, 저자의 한계로 유교의 전통과 한국의 전통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용해서 사용한 점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한다. 저자의 부족함 속에서도 치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영향에 대해 고찰해보려고 했다. 유교의 특성이 분석 초기 치료 과정을 촉진할 수도 방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한국의 문화적 배경에 나타난 특성이 한국에만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에서도 있는 현상이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경험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환자에 대한 우리의 이해 경험을 나누고 깊게 하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조금 더 나아지고 환자를 돕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Acknowledgments

None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References
  1. Akhtar S. Immigration and identity: turmoil, treatment, and transformation. Northvale, NJ: Jason Aronson Inc.; 1999.
  2. Basch-Kahre E. On difficulties arising in transference and countertransference when analyst and analysand have different socio-cultural backgrounds. Int Rev Psycho-Anal 1984;11:61-67.
  3. Cho DY. A psychoanalytic study on "Hisao" in Confucius. I.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1975;14:131-139.
  4. Chua A.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New York: Penguin Books; 2011.
  5. Freud S. The dynamics of transference. SE 12. London: Hogarth Press; 1912.
  6. Freud S. On beginning the treatment. SE 12. London: Hogarth Press; 1913.
  7. Kang HS. Transference and transference neurosis in mid-phase of psychoanalysis. Psychoanal 2014;25:6-12.
  8. Kim KI. Culture and psychoanalysis in Korea. Psychoanal 2000;11:189-197.
  9. Kitayama O. Affect and language-east and west. Psychoanal 2000;11:198-208.
  10. Lee MS. The father figure in Korean mind and psychopathology in terms of father-son relationship. Psychoanal 2000;11:282-288.
  11. Racker H. The meanings and uses of countertransference. Int Psycho-Anal Lib 1968;78:127-173.
    Pubmed CrossRef
  12. Shirakawa S. 漢字の世界: 白川靜, translated by Gho, Sol;2008.
  13. Sohn JW. Characteristics of transference of Koreans in psychoanalytic psychotherapy.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1996;35:378-387.
  14. Sterba R. The fate of the ego in analytic therapy. Int J Psychoanal 1934;15:117-126.
  15. Stevenson LS, Haberman DL. Ten theories of human nature.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October 2024, 35 (4)
Full Text(PDF) Free

Social Network Service
Services

Cited By Articles
  • CrossRef (0)

Author ORCID Information
  • Science Cent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