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Fifth Edition, DSM-5)의 개정 과정에서 성격장애의 진단 체계는 많은 논란이 있어왔으며, 기존의 범주적 진단체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성격장애 간의 빈번한 공병의 문제와 차원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제기되어 왔다(Trull과 Durrett 2005; Widiger과 Trull 2007). 성격장애 범주에 개별적으로 진단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장애의 심각도가 높아질수록 다수의 성격장애에 모두 해당되는 공병이 빈번히 나타날 수 있으며, 특정한 성격장애 범주에는 부합되지 않지만 현저한 성격적 역기능을 보이는 경우(i.e., PD-not otherwise specified)를 적절히 기술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즉, 범주 체계상에서 성격장애가 진단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임상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특성을 보일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성격병리 심각도가 향후의 역기능에 대한 가장 뚜렷한 예측변인임을 보여준 경험 연구에서도 지지되었다(Gunderson 등 2000).
이에 DSM-5에서는 성격장애의 공통요인과 차원성을 고려하는 대안적인 모형에 대한 여러 제안들이 있었으며, 성격장애를 기술하는 여러 이론적 접근과 평가 도구들이 개관되었다(Bender 등 2011; Skodol 등 2011). 여러 이론적 배경(정신역동, 인지-행동, 대인관계, 특질)을 아울러 평가 도구들은 성격의 생물학적 기질에 덧붙여 심리사회적 성숙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안정적이고 통합된 표상의 생성 능력, 애착 관계를 맺는 능력 등을 획득한 결과를 주요 평가 대상으로 삼아왔으며, 자기에 대한 개념과 타인과 관계맺는 자기개념 상에서의 문제가 성격병리의 핵심 축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었다(Bender 등 2011; Kernberg 1987; Livesley와 Jang 2000). DSM-5의 성격장애 대안적 모형의 첫 번째 진단 기준(Criterion A)은 한가지 이상의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성격기능 손상의 전반적 심각도에 해당하는 개념을 체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성격기능수준 평정 체계(the Level of Personality Functioning Scale, LPFS)와 자기보고식 척도(LPFS-SR)가 개발되었다(Morey 등 2013b; Morey 2017). LPFS는 기존 범주 체계상에서의 성격장애 유무와 장애의 심각도를 잘 변별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상의 결함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orey 등 2013a; Pincus 등 2020).
LPFS-SR은 여러 문화권과 다양한 맥락에서 임상적 타당화가 이루어졌다(Morey 등 2022). Morey (2017)는 LPFS-SR을 개발하고 미국 지역사회 표본을 대상으로 한 예비적인 신뢰도와 타당도를 제시하였으며, Hopwood 등(2018)은 이를 확장하여 LPFS-SR의 구성 타당도를 확인하였다. Hemmati 등(2020)은 이란의 대학생 및 정신과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번안 타당화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높은 내적합치도와 공존타당도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몇가지 잔존하는 논쟁들이 이어지고 있다(Morey 등 2022; Sleep과 Lynam 2022). 그 중 한가지는 LPFS의 측정 도구가 1축에 속했던 장애의 전반적 고통감과 관련된 증상과 변별적인 타당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Sleep 등 2019). 성격장애는 자아 구조의 정신 내적 역기능 또는 대인관계상에서의 결함과 같은 1축 장애와는 구분되는 특징들로 정의될 수 있으나, LPFS-SR은 오히려 1축 장애와의 상관관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비판의 지점이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1축 장애와 변별되지 않는 지점이 LPFS-SR의 특정 하위 요인에만 국한된다는 보고도 있으나, 오히려 자아기능과 같은 기능 요소가 성격장애의 특이적 요소라는 이론적 반박도 존재한다(Bach와 Hutsebaut 2018; Sharp와 Wall 2021).
두 번째 쟁점은 LPFS-SR의 단일 차원성에 대한 문제이다. 임상적으로 평정되는 LPFS의 체계는 전반적인 성격병리 수준을 하나의 기준상에서 아울러 기술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선행 요인분석 연구들은 요인의 개수나 문 항의 부하 구조에 대해서 일관되지 않은 결론들을 내리고 있다(Hopwood 등 2018; Widiger와 Hines 2022). 연구에 따르면 문항들의 측정적 속성은 개발될 당시에 구분된 네가지 하위 요소(자기정체감, 자기주도성, 공감, 친밀감)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일요인을 지지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Sleep과 Lynam 2022). 이는 LPFS-SR의 척도들 중 일부 문항들이 개발된 목적과는 상반된 내적합치성을 띠고 있으며, 개별 문항 단위의 검토와 지속적인 척도의 정제 작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LPFS-SR의 본 문항에 대한 번안 및 기본적인 내적합치도, 그리고 성격장애 척도와의 준거 타당도, 1축 장애와의 변별적 타당도를 검토할 것이다.
모든 참가자 모집은 심리학 수업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참여 시스템 및 온라인 연구 홍보를 통해서 이루어졌으며, 18세부터 45세 사이의 395명(여성=271, 평균 연령=25.19±5.78)을 대상으로 인구통계적 정보, 약물치료 및 심리치료 이력, 연구 설문지 응답이 수집되었다. 정보 수집은 온라인을 통해서 이뤄졌다. Google 설문지(Google Forms)를 이용하여 연구의 목적과 절차를 명시하였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 동의한 참가자에 한해 이후의 설문을 진행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본 연구는 부산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2023_71_HR).
이중에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치료 경험(정신과 진료, 심리치료, 심리상담)이 있다고 보고한 참가자들(n=96)과 이들중 현재 치료 중인 참가자들(n=33; 약물치료 단독: n=10, 심리치료/상담 단독: n=7, 약물 및 심리치료/상담 병행: n=16)이 포함되어 있다. 구체적인 장애의 진단명 및 복용약물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밀론 다축 임상성격검사에 포함된 비타당도 척도와 다수의 일관되지 않은 응답을 나타내는 비일관성 척도에 따라 타당성이 낮은 4개의 응답은 제외되었다.
자기보고식 성격기능수준 척도(LPFS-SR)는 Morey (2017)가 개발한 Likert 4점 척도(1점: 전혀 그렇지 않다, 4점: 매우 그렇다)로 평가되는 총 80문항의 척도이다. DSM-5에 제시된 LPFS에는 정체성, 자기주도성, 공감, 친밀감의 4영역에 대하여 각각 4가지 수준의 심각도(경도, 중등도, 고도, 극도)로 나누어 총 16가지 항목의 손상 특징들이 기술되어 있으며, LPFS-SR은 각 항목에 해당하는 특징을 자기보고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기술통계치와 준거 타당도의 탐색에서는 Morey (2017)가 제시하고 있는 각 문항의 5단계 심각도(-0.5/0.5, 1.5, 2.5, 3.5) 체계에 근거하여 심각도가 높은 증상 문항일수록 높은 가중치를 두는 방식으로 가중된 총점을 계산하였으며, 개별 문항과 총점 간의 상관관계를 계산할 때에는 개별 문항 속성의 평가를 위해 비가중 총점이 사용되었다.
한국판으로의 번안은 영어 원문을 바탕으로 연구책임자와 전문번역 업체, 전공 석사과정생의 초안 번역을 통해 이루어 졌으며, 의미상의 불일치가 있는 경우에 반복적인 재논의를 거쳐 최종 번안을 도출하였다(Supplementary Table 1 in the online-only Data Supplement).
밀론 다축 임상성격검사 4판(Millon Clinical Multiaxial Inventory-IV, MCMI-IV)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성격과 정신병리를 포함한 정보를 평가하는 자기보고식 검사이다(Millon 등 2015). 각 문항에 대해 ‘예’, ‘아니오’로 응답하게 되어 있으며, 총 19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당도 지표와 임상적 성격 패턴 척도 12개(조현성, 회피성, 우울성, 의존성, 연극성, 격동성, 자기애성, 반사회성, 가학성, 강박성, 부정성, 피학성), 심한 성격병리 척도 3개(조현형, 경계선, 편집성)를 주요 지표로 포함하고 있다. 이중에서 격동성 척도는 MCMI-IV에서 새로 도입된 척도로 열정적이고 활기차지만 무모한 행동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으며 사람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으로 인해 타인의 일에 지나치게 참견하는 등의 특징을 나타낸다. 세 가지 소척도(충동적 표현, 활기찬 대인행동, 고귀한 자기상)로 구성된다.
척도는 여러 문화권에 걸친 타당화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한국판에서도 신뢰도와 구조적 타당도, 임상적 증상과의 수렴성이 확인되었다(Heo 등 2021; Mohammadi 등 2021). 또한 MCMI-IV에서는 성격병리의 핵심적 특성에 해당하는 원형(prototype) 문항과 그렇지 않은 비원형 문항을 구분하고 있다. 비원형문항은 여러 척도에 동시에 할당된 문항들도 포함하고 있어 문항 간의 중첩이 척도 점수 계산에서 과장된 상관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원형 문항만을 가중없이 합산하여 척도 점수를 계산하였다. 무성의하거나 무선적인 응답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비타당성 점수(V)에서 상승(≥1)을 보인 참가자는 제외되었다.
Kessler 심리적 고통감 척도(Kessler Psychological Distress Scale, K6)는 환자들의 심리적 고통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선별용 척도로, 신경과민, 무망감, 불안, 우울, 무기력감, 무가치감의 내용을 포함하는 6개 문항으로 타당화된 척도가 사용되었다(Mewton 등 2016; Min과 Lee 2015). 각 문항은 지난 1년 동안에 가장 힘들었던 한 달을 떠올려 보고, 그 시기에 겪었던 해당 증상의 빈도를 4점(한달 내내)부터 0점(전혀 없었다)에 걸쳐 응답하도록 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심리적 고통감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6개의 문항 응답은 이후의 준거 타당도 검증 시에 편상관관계의 통제 변인으로 활용되었다.
LPFS-SR 문항 응답이 전체 문항에 대해서 가지는 일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4개 영역(자기-정체성, 자기-자기주도성, 대인관계-친밀감, 대인관계-공감) 내에서의 내적합치도(Cronbach Alpha) 계수를 확인하였으며, 개별 문항이 합치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문항단위로 문항-총점 상관관계를 탐색했다. 요약적 결과 제시를 위해서 문항-총점 상관관계는 LPFS-SR의 80개 문항 중에서 가장 높은 10개 및 가장 낮은 10개 문항이 조사되었다.
LPFS-SR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도출하기 위해 2-3개월 후 참가자들 중 무작위 추출을 통해 21명을 선정하였으며, 두 시점 점수의 Pearson 상관계수를 이용하였다.
LPFS-SR이 알려진 성격병리 특성과 수렴적 특성을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MCMI-IV의 15가지 성격병리 척도와 LPFS-SR의 가중 총점 간의 상관관계를 탐색했다. 추가적으로 심리적 고통감(K6)의 변산이 제거된 편상관관계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LPFS-SR의 성격병리 대응 속성에서 고통감 이외의 변산이 차지하는 설명력을 확인했다. 만약 LPFS-SR이 준거에 대응되는 정도의 상당부분이 심리적 고통감의 속성을 매개한다면, K6가 통제된 MCMI-IV와의 편상관관계에서 현저한 상관계수의 감소가 관찰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LPFS-SR의 총점이 여러 구분된 성격장애 증상들 내에서 위치하는 상대적 인접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스프링 알고리즘에 기반한 시각화를 제공하였다. 선의 두께는 Pearson 상관계수의 크기를 의미하며, 각 척도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가 강할수록 거리를 좁게 당기고 약할수록 멀게 밀어내도록 하여 최종적인 변인들 간의 거리를 특정할 수 있다(Fruchterman과 Reingold 1991). 여기에서는 DSM-5의 II편에 수록된 10개 주요 성격장애 범주에 해당하는 MCMI-IV 척도와 LPFS-SR 가중 총점 간의 상관행렬 그래프에서 스프링 알고리즘에 따라 변수 간 거리가 조절된 네트워크를 시각화하였다.
수집된 모든 자료는 R의 psych, ppcor, qgraph 패키지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Epskamp 등 2012; Kim 2015; Revelle 2018).
LPFS-SR의 네가지 영역 내에서의 내적합치도 계수는 자기-정체감(α=0.87), 자기-자기주도성(α=0.88), 대인관계-공감(α=0.80), 대인관계-친밀감(α=0.89)으로 나타났다. 네가지 영역의 요인 점수를 계산했을 때, 네가지 요인 점수 간의 상관관계는 0.74-0.85로 나타났다. 80개의 문항 전체에 대한 내적합치도 계수는 0.96이었다. 총점의 재검사 신뢰도 상관계수는 0.92로 나타났다.
현재 정신건강 상의 어려움으로 약물치료 또는/그리고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참가자(n=33)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n=362)들에 비해서 유의미하게 높은 LPFS-SR 평균 총점을 보였다(비치료 집단: 235.7±65.3, 치료 중 집단: 287.1±67.0; t=-4.22,
Group differences of LPFS-SR total scores with respect to current treatment status and treatment history
Currently on treatment (n=33) |
No treatment (n=362) |
T-value | Treatment history (n=96) |
No history of treatment (n=299) |
T-value |
---|---|---|---|---|---|
287.1±67.0 | 235.7±65.3 | -4.22 |
273.2±61.9 | 229.3±65.1 | -5.97 |
Data are presented as mean±standard deviation. *
개별 문항에서의 문항-총점 상관관계를 탐색했을 때 구분된 영역이나 하위 요소에서는 뚜렷한 경향이 없었으나, 낮은 심각도 수준에 해당하는 가중치(weight) 문항 및 역문항들은 상대적으로 총점과의 상관관계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Table 2). 총점과의 상관이 높은 문항들은 고통감, 만족, 혼란감, 무망감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반면, 총점과의 상관이 낮은 문항들은 대인관계 또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의 메타인지 및 자기인식이 동원되는 문항들을 포함했다.
Items sorted based on the lowest (bottom 10) and highest (top 10) internal consistency (item to total correlation)
n | Item | Domain | Element | Weight | Item-total correlation |
---|---|---|---|---|---|
Bottom 10 items in item-total correlation | |||||
40 | I’m confident about the difference between my values and those that others might want me to have. | Self | Identity | -0.5 | 0.02 |
38 | I typically understand other peoples’ feelings better than they do. | Interpersonal | Empathy | 1.5 | 0.06 |
61 | People think I am pretty good at reading the feelings and motives of others in most situations. | Interpersonal | Empathy | -0.5 | 0.12 |
7 | Events in my life can really change whether or not I feel good about myself. | Self | Identity | 2.5 | 0.13 |
74 | When feelings get too strong, I try to shut myself off from them. | Self | Identity | 0.5 | 0.18 |
44 | I’m very aware of the impact I’m having on other people. | Interpersonal | Empathy | -0.5 | 0.18 |
23 | I have a strong need for others to approve of me. | Self | Identity | 1.5 | 0.20 |
37 | I try hard to be flexible and cooperative when dealing with others. | Interpersonal | Intimacy | -0.5 | 0.27 |
76 | When I feel that I’ve done something well, I’m almost always right. | Self | Identity | -0.5 | 0.27 |
22 | I don’t waste time thinking about my experiences, feelings, and actions. | Self | Directedness | 3.5 | 0.28 |
Top 10 items in item-total correlation | |||||
16 | I can’t even imagine living a life that I would find satisfying. | Self | Directedness | 3.5 | 0.63 |
21 | I don’t understand what motivates other people at all. | Interpersonal | Empathy | 3.5 | 0.64 |
5 | Although I try, I can’t seem to keep any successful, lasting relationships. | Interpersonal | Intimacy | 2.5 | 0.64 |
25 | I have little understanding of how I feel or what I do. | Self | Directedness | 2.5 | 0.64 |
10 | Getting close to others just leaves me vulnerable and isn’t really worth the risk. | Interpersonal | Intimacy | 3.5 | 0.66 |
48 | In very trying times, I sometimes lose sight of what is important to me. | Self | Identity | 0.5 | 0.66 |
33 | I never seem to have much hope that good things will happen to me. | Self | Identity | 2.5 | 0.66 |
19 | I don’t have many positive interactions with other people. | Interpersonal | Intimacy | 3.5 | 0.66 |
49 | Interacting with other people usually leaves me feeling confused. | Interpersonal | Empathy | 3.5 | 0.67 |
63 | Relationships are mainly a source of pain and suffering. | Interpersonal | Intimacy | 3.5 | 0.70 |
척도의 준거 타당도를 탐색하기 위해서 LPFS-SR의 비가중 총점과 MCMI-IV의 성격 척도들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Table 3). 강박성 및 격동성 성격패턴을 제외한 모든 성격패턴의 상관관계와 편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었다(
Correlation between LPFS-SR and MCMI-IV personality scales
Correlation | Partial correlation | |
---|---|---|
Schizoid | 0.58 | 0.50 |
Avoidant | 0.60 | 0.49 |
Melancholic | 0.71 | 0.60 |
Dependent | 0.46 | 0.34 |
Histrionic | -0.05 | -0.02 |
Turbulent | -0.30 | -0.20 |
Narcissistic | 0.26 | 0.26 |
Antisocial | 0.45 | 0.42 |
Sadistic | 0.55 | 0.48 |
Compulsive | -0.01 | -0.03 |
Negativistic | 0.66 | 0.56 |
Masochistic | 0.68 | 0.58 |
Schizotypal | 0.75 | 0.67 |
Borderline | 0.68 | 0.56 |
Paranoid | 0.63 | 0.56 |
LPFS-SR, Level of Personality Functioning Scale-Self Report; MCMI-IV, Millon Clinical Multiaxial Inventory-IV
네트워크 시각화 결과 LPFS-SR 총점은 강박성 및 연극성 척도를 제외한 모든 척도와 전반적으로 높은 인접성을 가지는 중심적 위치로 나타났다(Figure 1).
본 연구는 성격장애에 대한 대안적 DSM-5 모형에서 진단기준 A의 평가를 위해 개발된 자기보고식 성격기능수준(LPFS-SR) 척도의 한국판 번안과 주요 측정적 속성을 검토했다. 현재 쟁점이 되고있는 단요인성에 대한 문항 단위 고찰을 위하여 문항-총점 간의 상관관계의 통계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문항들을 탐색했다. 또한 성격장애의 평가 도구로 사용되는 MCMI-IV 척도를 통해서 LPFS-SR이 다방면의 성격장애 범주들의 증상 특성과 준거 타당도가 있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LPFS-SR은 1축 장애 증상의 효과를 통제한 후에도 MCMI-IV의 주요 성격장애 범주의 증상과 일관되게 관련됨을 확인했다. 네트워크 시각화 결과에 따르면 LPFS-SR의 총점은 다양한 성격병리 패턴과 광범위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이는 중심적 위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LPFS-SR의 가중된 총점을 계산했을 때 원척도를 타당화한 Morey (2017)의 선행연구에서 비임상집단에서 관찰된 평균 및 분포와 유사했으며(원척도연구: 평균=232.4, 표준편차=76.5; 본연구: 평균=235.7, 표준편차=65.3), 내적합치도 또한 각 영역(alpha=0.82-0.89) 및 전체(alpha=0.96)에서 본 연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기존의 표준화 연구들과는 두드러지는 차이없이 대체로 일관된 신뢰도와 수렴적 타당도를 보였다.
문항 단위의 문항-총점 상관관계를 탐색한 결과를 보면 LPFS-SR 총점과 높은 상관을 보이는 문항들은 심리적 고통감과 관련된 문항들이 많았다(예: ‘고통과 괴로움’, ‘혼란스러워질 때’, ‘희망이 없다’, ‘만족하며 사는 모습 상상하기 어려움’). 이는 LPFS-SR의 일반적 요인이 심리적 고통감 및 내재화 증상에 높은 무게를 싣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른 한편, 문항-총점 상관관계가 기대된 수준에 비해 낮았던 문항들은 내적합치성에 따른 해석이 어려운 수준이었다(r<0.30). 이 문항들은 대체로 대인관계에서의 메타인지와 자기인식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들이었으며, 개인의 주관적 고통감을 반영하는 것과는 관련성이 낮은 문항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와 같은 문항은 성격기능의 양호성을 나타내는 ‘대인관계-공감’ 영역에 해당하는 역문항인데, 스스로의 성격기능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없는 응답자는 오히려 해당 문항에서 측정하고자 한 바와 반대로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수한 내적합치도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0.30-0.70의 총점 간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이 권고되며(Ferketich 1991), 해당 문항들은 LPFS-SR의 단요인 구조 해석을 저해할 수 있다. 이는 LPFS-SR이 단순히 임상가들이 평정하는 성격기능수준(LPFS)을 비교적 액면 그대로 문항에 반영한 자기보고식 척도의 한계라고 할 수 있으며, 성격기능의 특정 영역에 대해서는 자기보고식 측정 방법을 우회할 필요성이 클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 한가지 특이 사항은 외재화 경향과 관련이 있는 일부 B군 성격장애(연극성, 자기애성, 반사회성), 그리고 강박성 성격장애의 특성과는 미미한 상관관계만을 보이거나 오히려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MCMI-IV에서 정의하는 일부 성격장애의 구성개념이 DSM-5의 내용과 차이가 있기 때문일 수 있으나(Mohammadi 등 2021), 더 나아가서는 LPFS-SR이 가리키고 있는 구성개념이 상당부분 내재화 경향과 관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정체성 및 자기주도성 영역의 성격기능 결함은 부정정서성 특질과 특히 관련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으며(Bach와 Hutsebaut 2018), 외재화와 관련된 특질(i.e., 적대성-antagonism)은 LPFS-SR의 부정정서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관련성을 보였다(Sleep 등 2019). 이는 적대성 문항이 자기보고식 응답에서 사회적 바람직성 및 자각 능력의 결함으로 인해 쉽게 왜곡될 수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 실제로 선행연구에서 적대성 특질은 자기보고식 평정과 정보제공자 평정 간의 상관관계가 가장 미미했다(Ahn과 Hwang 2019). 다시 말해 LPFS-SR은 임상가의 평정으로 이뤄지는 LPFS와 달리,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해서 타인에 대해 명시적인 부정적 평가를 승인하거나 본인이 갈등 상황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적게 보고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LPFS-SR이 외재화 성향이 짙은 성격장애에서는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Hopwood 등(2018)의 연구에서 LPFS-SR은 강박성 성격에서 핵심을 이루는 일 중독과 완벽주의, 연극성 성격에서 나타나는 과시욕(exhibitionism)과도 낮은 상관을 보이며 본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특성들은 부적응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한편 성실성, 외향성과 같은 적응적인 성격 특질들과도 연관되어 있어 개별 사례가 아닌 총체적으로 병리성을 파악할 경우 그 관계가 모호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LPFS-SR의 번안 과정에서 역번역을 거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의 건강 관련 분야 연구들에서는 기존의 타당화된 영문판 조사 도구와의 동등성을 확보하여 번역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역번역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추후에 해당 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Colina 등 2017).
성격기능수준(LPF)은 성격장애의 범주적 진단에서 있어 왔던 오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개념 체계이며, LPFS-SR은 이를 조작적으로 정의하여 연구 및 임상장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도구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성격장애의 대안적 모형의 기준 A에 부합하는 적합한 도구가 부재했던 바, 대안적 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경험적 연구가 어려운 면이 있었다. 대안적 성격장애 평가도구를 보급함으로써 차원적으로 분포하는 경미한 임상적 증상군의 다각적 평가를 도우며, 정신장애에 영향을 받는 환자군의 기능적 곤란의 다층성을 손쉽게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겠다.
The online-only Data Supplement is available with this article at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4.35.2.15.
psy-35-2-15-supple.pdf이 논문은 부산대학교 국립대학 육성사업(2023-2025)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
The authors have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Conceptualization: Seyul Kwak. Data curation: Jieun Kwon. Formal analysis: Seyul Kwak. Funding acquisition: Jieun Kwon, Seyul Kwak. Investigation: Jieun Kwon. Methodology: Jieun Kwon, Seyul Kwak. Project administration: Jieun Kwon, Seyul Kwak. Resources: Jieun Kwon, Seyul Kwak. Supervision: Seyul Kwak. Validation: Jieun Kwon, Seyul Kwak. Writing—original draft: Jieun Kwon, Seyul Kwak. Writing—review & editing: Jieun Kwon, Seyul Kw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