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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analytic Understanding of Narcissism in the Movie “Le Grand Bleu”
Psychoanal 2021;32:112-116
Published online July 31, 2021;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1.32.3.112
© 2021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Han-sung Kim

Department of Psychiatry, Yongin Mental Hospital, Yongin, Korea
Han-sung Kim, MD
Department of Psychiatry, Yongin Mental Hospital, 940 Jungbu-daero, Giheung-gu, Yongin 17089, Korea
Tel: +82-31-288-0211, Fax: +82-31-288-0181, E-mail: hansungkim007@gmail.com
Received May 19, 2021; Revised June 15, 2021; Accepted June 19, 2021.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Individuals with unhealthy narcissism due to social changes are causing various social problems. Kohut noted that primary narcissism is essential for growth and development and persists in life, covering all facets of a personality. This thesis analyzes how narcissism affects an individual’s personality from the perspective of the movie “Le Grand Bleu.” Enzo had a strong rivalry for Jacques, which killed him. Narcissistic wounds play a key role in this competitive spirit, and there was an attempt to restore narcissism as a child by projecting Enzo’s ideals on Jacques. Jacques appeared to be in a secondary narcissistic state, living in isolation from the loss of his parents as a child. While meeting Enzo and Joanna, the relationship with the world begins again, but due to Enzo’s death, the original state of libido distribution was re-enacted and reality verification was lost. Meanwhile, Jacques showed his death instinct throughout the film and made a break from the people around him. Joanna’s love for Jacques is analyzed in terms of object-choice. Joanna followed a narcissistic pattern, seeing Jacques as a proxy for ego ideal. Recently, a series of social problems caused by individuals immersing unconsciously in excessive narcissism that is not integrated into the ego or superego like the main characters in the movie. It will be an important task for society and psychotherapists to provide empathy and optimal activities to frustrations in these individuals, leading to the growth of healthy narcissism.
Keywords : Narcissism · Competitive spirit · Libido · Object-choice · Repetition compulsion.
서 론

현대사회는 SNS와 같은 개인 매체의 발달로 타인의 관심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국내에서는 “관종”, 영어권에서 “Attention Whore”, 일본에서는 “かまってちゃん”가 생겼으며, 이런 현상은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흔히 자신의 일상을 과장하거나 허황된 이야기로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음으로써 공허한 내면을 채우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중독적인 소셜 미디어 사용이 더 높은 자기애(narcissism)와 관련이 있음을 발표했다(Andreassen 등 2017). 개인보다는 집단이 중요했던 사회에서 급격한 변화가 생기며 건강하지 못한 자기애를 가진 개인은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익명의 게시판에 공인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통해 자신의 열등감을 보상하려 한다거나, 자신의 작은 이득을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사회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기애는 그리스 신화 중 물에 비친 자신을 사랑하던 Narcissus라는 젊은 남자로부터 기원한 용어이다. 1898년 영국 심리학자 Ellis는 그 자신이 성적 대상이 되는 지나친 자위행위에 관하여 ‘Narcissus-like’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Millon 등 2004). Freud는 자기애를 Paul Nacke가 자신의 몸을 성적 대상을 대하듯 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지칭하며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자기애는 성도착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가 어느 정도 당연히 보유하고 있는 자기 보존의 욕동이라는 이기주의에 리비도가 덧붙여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Freud 1914). 유아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대상으로 취할 때는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시간이 지나 외적 대상을 선택하게 된다. Freud는 이과정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자기애적 리비도는 커다란 저장소와 같다. 그로부터 리비도가 빠져나가 대상에 부착되고, 대상에 부착되었던 리비도는 다시 자기애적 리비도로 돌아온다(Freud 1925).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통해 개인은 다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Kohut은 원초적 자기애(primary narcissism)가 성장발달에 반드시 필요하고 삶에 지속적으로 남아있어 인격의 모든 면을 뒤덮고 있다고 언급했다(Kohut 1966). 자기애가 개인의 인격에 어떤 식으로 남아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정신치료는 물론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이에 본 저자는 ‘그랑블루’ 영화를 응용정신분석적 기법으로 정신분석적 해석을 하여 등장인물의 심리를 자기애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본 론

영화의 배경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그랑블루의 원제는 ‘Le Grand Bleu’이며 레옹, 제5원소로 잘 알려진 뤽 베송의 작품이다. 1988년에 제작된 이 영화로 뤽 베송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랑블루는 1980년대를 통틀어 프랑스 영화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이며 210주 동안 프랑스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고전 영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2013년 재개봉을 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각 캐릭터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배경은 대부분 바다에서 이루어지며 몽환적인 느낌이 강하다. 당시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한 프랑스 영화감독들의 작품경향을 일컫는 누벨 이마주(nouvelle image)로 대표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자크와 마욜은 실존했던 다이버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영화적으로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다.

영화는 자크와 엔조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며 두 인물의 미묘한 경쟁심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를 따라 바다에 나간 자크는 아버지가 조개를 채취하다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어머니의 부재로 아버지와 살고 있던 자크는 아버지마저 잃게 되자 외롭게 성장한다. 한편, 성인이 된 엔조는 프리 다이버 세계의 챔피언이지만 경쟁자가 없는 대회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엔조는 세상과 떨어져 살고 있는 자크를 찾아가 프리 다이버 대회 참여를 권유한다. 자크는 엔조를 넘어서 우승자가 되고 둘은 그렇게 경쟁을 시작한다. 자크는 프리 다이버 우승자이며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있지만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그러던 중 자크는 프리 다이버 대회에서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엔조는 질투심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무리한 도전을 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슬픔에 잠긴 자크는 바다에 대한 꿈을 꾸고 깊은 바다 심연으로 떠나려고 한다. 자크는 임신한 아내의 만류에도 결국 바다로 들어가며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나게 된다.

엔조의 경쟁심과 자아이상(Ego ideal)

엔조의 강한 경쟁심은 영화 전체의 내용을 이끌어간다. 엔조는 프리다이버 우승자이지만 경쟁 상대가 없는 대회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프리 다이버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도 가족과의 식사 약속을 이유로 시상식 참여를 오만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엔조는 자크에게 빼앗긴 챔피언 자리를 되찾는 장면에서 전과 다르게 시상식에 참여하여 매우 기뻐하며 들뜬 모습을 보여준다. 엔조가 경쟁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던 중 자크의 참여로 우승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게 된 것은 Erikson이 언급한 자아 정체감(ego identity)을 확립하는 청소년기 과업을 연상시킨다. 엔조는 자크를 이상화하고 자신과 비슷한 존재로 동일시하며 이외 대회관계자들은 자신과 다른 존재라 여기며 무시한다. 엔조는 취약한 자아 정체성을 자크와의 동일시로 보상하려 하지만 자신이 대회 참가를 권유한 자크에게 챔피언 자리가 넘어가자 괴로워하며 부러움(envy)을 느낀다. Feldman과 De Paola는 부러움의 대상을 단순히 좋은 대상이 아닌 유아시절 가질 수 없다고 느껴진 전지전능하고 이상화된 대상이라고 하였다(Feldman와 De Paola 1994). 엔조는 자크에게 어린 시절부터 경쟁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자크의 회피로 대결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엔조는 자크가 마을을 떠나게 되며 더욱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상화를 하게 되었을 것이다. Freud는 이런 부러움에 대해서 여아들의 남근을 향한 남근선망(penis envy)을 언급하며 질투의 성격적 특성으로 지속된다고 했다(Freud 1989). Freud는 질투를 세 층으로 나누었고 그 중 경쟁적 또는 정상적 질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본질적으로 이 질투(정상적인 질투)에는 사랑하는 대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슬픔으로 인한 고통, 자기애적인 상처, 그리고 성공한 라이벌에 대해 느끼는 적대 감정과 자기가 실패한 책임을 자신의 자아로 돌리려고 하는 얼마간의 자기 비판이 혼재되어 있다(Freud 1922).

질투는 어린 시절 누렸던 나르시시즘적 완벽함을 유지하는데 실패한 자기애적인 상처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 Freud는 성장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훈계나 스스로의 비판적 판단에 의한 각성을 통해 어떤 장애에 부딪혀 더 이상 그 완벽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될 때면, 그것을 자아이상이라는 새로운 형태에서 다시 회복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자기 앞에 하나의 이상으로 투사한 것은 어린 시절 그 스스로가 자신의 이상이라고 생각했던, 그러나 이제는 상실하고 없는 바로 그 어린 시절의 자기애를 되찾게 해주는 대체물인 것이라고 주장했다(Freud 1914).

엔조가 자크만이 자신의 특별함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그의 이상을 투사한 것으로 보이고 자크를 자신의 자기애를 되찾게 해주는 대체물로 본 것이다. 엔조가 자크에게 지속적으로 강한 경쟁심을 느끼며 경쟁에서 질 때마다 정서가 불안정해지는 모습은 자기애를 되찾으려는 필사적인 시도인 것이다. 영화 종반부에 엔조는 자크가 이룬 대기록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하자 내적 균형을 잃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더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다 죽음에 이르게 된다. 엔조의 이런 행동은 완벽함을 되찾고자 무의식적인 과대 환상을 수행하고자 하는 자기애적 욕구가 자아나 초자아에 의해 통합하는데 실패한 것을 보여준다.

자크의 리비도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고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게 된 자크는 오직 돌고래만을 사랑하며 인간 사회와는 거리를 둔 채 성장을 한다. 이는 자크가 가족을 잃은 상실로 인해 대상에게 부착된 리비도가 자아에게 되돌아오는 이차 자기애(secondary narcissism) 상태로 볼 수 있다. Freud는 자아를 향한 리비도 집중은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것이며, 이런 관점에서 자아를 향한 리비도 집중과 이후에 나타나는 대상 리비도 집중과의 관계는 원형 동물인 아메바의 몸통과 그 몸통이 내뻗는 위족과의 관계라고 언급했다(Freud 1914). 자크가 조안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다시 바다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장면은 이러한 리비도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 초반 자크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세상과 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지 못한 채 바다와 돌고래라는 대상에만 깊이 빠져있었다. 그런 자크에게 세련된 사회기술을 가진 조안나가 자신을 좋아해주며 오직 자신만을 위하려는 모습은 결핍된 어머니의 사랑으로 느꼈을 수 있을 것이다. 자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엔조와 조안나와 소통하며 세상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Kohut은 심리적으로 건강한 성인도 자기대상의 반영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Kohut 2011). 자크에게 조안나는 거울 자기대상, 엔조는 쌍둥이(분신) 자기대상이 되어주며 다시 세상을 마주하며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자크는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가면 수면 위로 다시 돌아올 이유를 찾기 어려워하고, 늦은 밤 조안나를 홀로 남겨두고 돌고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자크가 돌고래를 부모를 대체해왔던 이상화 자기대상으로 보았으며 적절한 내재화를 하지 못한 탓에 대상관계만 추구한 결과로 보인다.

위태롭게 균형을 이루던 자크는 엔조가 다이버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위험한 시도를 하여 죽고 나자 상실을 재경험한다. 자크는 엔조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며 아버지의 죽음처럼 눈앞에서 죽은 엔조로 인해 정신적 외상을 입게 된다. 그날 밤, 그는 물로 가득 찬 방에 돌고래와 수영하는 꿈을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Freud는 잠자는 사람에게 완전한 자기애라고 할 수 있는 리비도 분배의 원초적 상태가 재현된다고 했다. 이 때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 자아의 내부에도 리비도와 자아의 관심이 합치된 상태에서 서로 구별될 수 없는 완전한 자기애의 상태를 재현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Freud 1917). 꿈에서 깨어나서도 여전히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자크는 늦은 밤 깊은 바다 속에 들어가려고 한다. 조안나는 그를 만류하기 위해 따라오며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하지만 자크는 엔조를 잃고 난 상처로 대상에 대한 리비도가 모두 철수되어 자아에게만 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Freud는 (정신병으로 간주되는) 조발성 치매에서 나타나는 주된 특징은 “대상들에 대한 리비도 집중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Freud 1917). 현실 감각이 손상된 것처럼 자크는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나고 죽음을 암시한 채 영화는 끝이 난다.

자크의 반복강박

Freud는 마음속에 쾌락원리보다 우세한 반복강박이 존재한다고 했다(Freud 1920). 자크는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게 된 그 외상에서 억압된 부분들이 깊은 바다로 반복적으로 떠나게 한다고 보인다. 자크가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반동형성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무의식적 시도들이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조안나는 잠수할 때 어떤 기분이냐고 묻는 질문에 자크는 이렇게 대답한다.

“추락하지 않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느낌이야. 가장 힘든 건,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냐하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거든. 항상 그걸 찾는 게 너무나 어려워.”(Le grand bleu 1988).

자크는 삶과 죽음의 욕동 사이에 놓여 위태로운 모습을 보인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자크는 죽음의 욕동을 극복하지 못한다. 영화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장면으로 가득하며 주인공들의 사랑, 우정 그리고 경쟁으로 삶의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자크 내면에 있는 죽음의 욕동은 관계의 단절을 만든다. 조안나는 종종 혼자 남겨지고 그가 언제 떠날지 몰라 불안해한다. 엔조가 경쟁을 통해 생동적인 삶을 느끼고 있는 것과 다르게, 자크는 그저 바다 깊숙이 들어가서 올라올 이유를 찾지 못할 뿐이지 경쟁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자크가 누구보다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수면 위로 돌아오는 길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엔조와 자크의 딥 다이빙(deep diving)의 차이를 보여준다. 엔조는 딥 다이빙을 통해 자크와 동일시하며 때로는 경쟁을 통해 손상된 나르시시즘을 회복하려 한다. 반면, 자크는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고 아버지마저 사고로 잃게 된 정신적 외상으로 세상과 관계를 두려워하며 안락했던 자궁 내 경험으로 퇴행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구로 딥 다이빙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자크의 이런 비현실적인 욕구는 엔조에게 위험한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죽음에 이르도록 했다. 자크에게 바다는 아버지를 잃은 두려움이 가득한 공간인 동시에 어머니와 하나됨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자크가 마지막 장면에서 바다로 떠나는 모습은 리비도를 추구하는 동시에 엔조마저 잃게 된 괴로움과 죄책감으로 생명 발생 이전의 회귀를 목적으로 하는 죽음 충동이 존재한다.

이런 죽음 충동은 영화감독인 뤽 베송의 삶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뤽 베송은 부모님이 모두 스쿠버다이빙 강사여서 어린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여행을 다니며 바다에서 보냈다고 한다. 뤽 베송이 10살 무렵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부모님은 이혼을 하고 각자 다른 사람과 재혼을 했다. 뤽 베송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자신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인터뷰했다(Wolf 2007).

“여기 두 가족들이 있었어요. 나는 무언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을 보여주는 나쁜 기념물이었어요. 그리고 내가 사라졌을 때 모든 것은 완벽했어요. 그 분노가 여기서부터 시작돼요. 난 무언가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어요.”

이런 그의 모습은 자크 내면의 거대한 죽음충동과 중첩되어 보인다. 부모에게 상처를 받고 바다 깊숙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뤽 베송의 소망은 자크를 통해 실현된 것처럼 보인다.

조안나의 대상 선택

미국에서 보험회사 직원인 조안나는 직장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 가던 중, 출장근무에서 우연히 자크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조안나는 자크를 보기 위해 상사에게 거짓말을 하고 유럽으로 떠난다. 자크는 여전히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조안나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자크가 있는 곳에 살게 된다. Freud는 사랑에 빠지는 것을 “자아는 빈곤해지며, 대상에 굴복하고, 자신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를 대상으로 대체한다.”라고 했다(Freud 1921). 조안나는 자신보다는 자크를 우선시하며 밤에 자신을 홀로 두고 나가도 말리지 못한다. 조안나는 자크의 리비도를 채워줌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보여진다.

조안나는 왜 자크를 사랑하게 됐을까? Freud가 말한 대상 선택에 대한 내용이다. 대상 선택이라는 것은 자기애적인 단계를 거친 후에 리비도가 발달하는 과정으로서 두 가지 상이한 유형들을 따른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자아를 대신해서 그와 가장 비슷한 대상이 등장함으로써 <자기애적인 유형>을 따르거나, 아니면 다른 인생의 요구들을 만족시키는 데 쓸모 있게 된 사람들이 리비도의 대상으로도 선택되는 <의존적 유형>을 따르게 된다(Freud 1917).

Freud는 대상 사랑을 추구하고 나선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의 자기애가 큰 매력으로 느껴지며, 이는 마치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포기해 버렸던 일정 정도의 리비도를 요지부동으로 유지하고 있는 그들이 행복한 심리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부러워한다고 이야기 한다(Freud 1914). 현실에 맞춰 살며 무기력감을 느끼던 조안나는 자크의 이차 자기애 상태에서 매력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조안나는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의존적 유형이 아니라 자신의 자아를 대신할 대상으로 자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Freud가 언급한 대상을 우리 자신이 얻지 못한 자아이상의 대리물로 작용한다는 언급을 떠오르게 한다(Freud 1921).

마지막 장면에서 조안나는 임신한 자신을 버려두고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나려는 자크를 막게 된다. 자크가 성장을 하고 세상과 관계할 수 있도록 도왔던 조안나의 사랑도 엔조를 죽음에 이르게 한 괴로움으로 더 이상 자크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조안나는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고 자크의 욕구를 우선시하게 된다. 이 장면은 자크에 대한 모든 이상화로 조안나가 자아를 상실하는 대가의 결과처럼 보인다.

결 론

사표를 가지고 다니며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되찾을 거라는 직장인이나 비트코인, 복권 당첨을 통해 많은 돈을 벌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게 될거라는 투자자는 무기력함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들이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외적인 현실에만 적응하느라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이런 모습은 조안나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조안나는 자신을 구원해줄 거라며 자기애에 빠진 자크만을 바라보게 된다. 반면, 엔조는 자신이 이상화한 인물과 경쟁함으로써 조안나와 다른 방식으로 어린 시절의 자기애를 되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엔조도 자기애적 상처(narcissistic wound)를 이상화된 외부 인물을 통해서 회복하려고 했다는 부분에서 조안나와 닮은 부분이 있다. 프리 다이버 우승자가 되어도 공허함을 느끼던 엔조의 모습은 끝없는 외적인 성취가 내면의 상처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엔조는 내적인 결핍감을 자크를 이상화하고 그와 경쟁을 하며 채우려고 하지만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게 만든다. 주변 인물들이 요지부동의 자기애를 부러워하며 이상화하는 자크도 사실 내면에 상처가 있는 것이며 자신에게로 리비도가 철수되어 있는 것이다. 건강하지 않은 내면을 가진 자크는 주변을 죽음의 충동으로 잠식시켜 나간다. 최근에 일련의 사회적 문제들도 이와 같은 자아나 초자아에 통합되지 못한 무의식적인 과대한 자기애에 매몰되어 벌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지 못한 개인은 유아수준의 자기애에 머무르며 취약한 유아적 전능감의 상태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정신치료자와 지역사회는 병리적인 자기애를 보이는 개인에게 공감과 최적의 좌절을 제공하여 건강한 자기애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 치료와 사회안정화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논문의 한계점은 예술작품 속에 허구의 인물을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현실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작품 내 주인공들이 가상의 인물이지만 임상 상황인 정신치료에서도 환자가 말하고 있는 상황이얼마나 논리적이고 사실에 가깝나 보다, 그들이 세상을어떻게 느끼고 바라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간이 지나서도 회자되고 있다. 이는 각 인물이 가진 욕구를 통해 대중들이 자신의 어떤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기 때문이며 충분히 연구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실재 인물들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를 할 점은 있다. Yu(2003)의 논문에서도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영화를 해석하는 접근에서 신중해야 될 두 부분을 언급했다. 하나는 영화에서 지금-여기 상황의 전이와 저항을 통한 분석이 영화에서 이루어질 수 없어 숨은 무의식적 의미의 진의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영화의 가치는 정신분석적 가치와 다를 수 있어 차원이 전혀 다른 두 분야를 같은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Yu 2003). 이런 한계점을 주의하여 바라볼 수 있다면 창작물을 통한 인간 내면의 이해는 좋은 배움의 기회로 될 것으로 생각된다.

Acknowledgments

None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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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21, 3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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