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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analytic Perspectives of Social Phobia: Based on Dazai Osamu’s Novel ‘Human Lost’
Psychoanal 2021;32:41-51
Published online April 30, 2021;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1.32.2.41
© 2021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Hye Yun Choi1 and Jee Hyun Ha2

1Deparment of Psychiatry, 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Seoul, Korea
2Depar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 Seoul, Korea
Jee Hyun Ha, MD
Depar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120 Neudong-ro, Gwangjin-gu, Seoul 05029, Korea
Tel: +82-2-2030-7569, Fax: +82-2-2030-7748, E-mail: jhnha@naver.com
Received March 15, 2021; Revised April 3, 2021; Accepted April 5, 2021.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Recently, the number of people experiencing social phobia or social anxiety has been gradually increasing. Social phobia is known to be closely influenced by experiences during childhood development based on characteristic temperament, and symptoms of anxiety have been mainly explained by issues of insecure attachment or occurrences of childhood trauma. When examining the development of social phobia, it is important to distinguish between the mother-child relationship during the pre-oedipal period and the father-child relationship associated with oedipal conflict. The authors analyzed social phobia from a psychoanalytic perspective, based on Dazai Osamu’s novel ‘Human Lost.’ The main character, Yozo, experiences a lack of secure attachment with the mother, and experiences anxiety and fear in their relationship with their father. Even in adulthood, Yozo remains afraid of other people and fails to form stable interpersonal relationships. The authors found that both developmental aspects were involved in Yozo’s social anxiety. In addition to temperamental internal factors and environmental factors such as childhood trauma, psychoanalytic factors caused by the developmental process are also thought to have had a great influence. In conclusion, it is necessary to analyze factors related to relationships with fathers, such as the presence of an Oedipus complex, in addition to adolescent social relationships when understanding patients with social anxiety.
Keywords : Social phobia · Oedipus complex · Psychodynamic psychotherapy · Anxiety · Suicide.
서 론

현대 사회는 정보통신 발달로 다양한 소통 방식이 일상화되었다. 대인관계에서 온라인을 포함한 비대면 접촉이 증가하였고, 사이버 공간은 하나의 사회로 인식된다. 오프라인의 만남과 온라인의 관계는 구별이 줄어들어 최소한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통합적으로 경험된다. 시간과 장소의 물리적 제한이 최소화된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적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던 대인 불안, 긴장의 원인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에서 대인관계의 불안과 긴장을 느끼는 사람은 여전히 많고, 임상에서 사회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사회공포증의 정의는 수치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 대한 지속적 공포와 회피이다.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현대 사회에서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을 ‘수줍음’, ‘내향성’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사회 활동을 개인 경쟁력의 일환으로 인정하는 측면이 있기에, 기질적인 내향성과 수줍음은 사회적응에 부정적 요인이자 개인적 약점, 변화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다. 1980년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3판(APA 1980)부터 사회공포증이 독립적인 진단으로 등재되었다. 이후 사회공포증은 수줍음과 내향성을 기반으로 하는, 스펙트럼에 있는 치료해야 할 정신병리로 받아들여졌다.

사회공포증을 이해하는 데에는 여러 관점이 있다. 그중 하나가 사회공포증을 ‘극단적 수줍음(extreme shyness)’으로 보고, 수줍음의 연속체 또는 같은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이다(Marshall과 Lipsett 1994; McNeil 2001; Stein 1999). 하지만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단순히 수줍어하는 사람보다 불안 증상이 더 심하고 사회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극심하여, 임상적으로 현저한 고통을 경험하고 사회적 적응과 성취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인관계 경쟁력이 중요시되면서 사회불안을 일종의 사회적 장애로 인식할 만한 수준으로 겪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독립적 질환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실제 역학조사에서 사회공포증으로 진단할 수 있거나, 진단적 역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대인관계의 강한 불안을 경험하는 비율이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12개월 동안 측정한 사회공포증의유병률은 약 7%이며,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회불안장애의 30일, 12개월, 평생 유병률은 각각 1.3%, 2.4%, 4.0%에 이른다(Stein 등 2017). 이와 같이 사회공포증이나 아임상 상태(subclinical condition)의 사회적 불안은 임상적으로, 그리고 사회생활의 적응에 있어서 주요한 관심의 영역으로 부각되었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생물학적인 기질과 환경적인 요인이 결합되어 있는 좋은 예로 알려져 있다(Gabbard 1992). 생물학적으로 변연계-시상하부 부위 역치 값의 유전적인 변이가 어린 시절의 수줍음, 더 나아가 성인에서의 사회적 기피 정도에 기여할 수 있다(Kagan 등 1988). 발달 과정에서 나이 많은 형제로부터 받은 굴욕과 비판, 부모 사이의 갈등, 부모의 죽음이나 부모로부터의 분리,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창피한 감정이나 비난과 같은 환경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사회공포증이나 사회적 기피,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과 같은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신역동적으로는 사회공포증 환자에서 특징적인 내적 대상관계를 볼 수 있다. 불안은 자신들에게 수치심을 주고, 비판하고, 비웃고, 굴욕을 주고, 자신을 버리거나 당혹감을 느끼게 했던 부모, 양육자, 형제에 대한 내재화된 표상의 영향이다. 스스로 무력 상태를 지각했던 외상적 경험이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신뢰의 부재로 이어진다(Gabbard 1992). 이처럼 사회공포증 증상은 특징적 기질을 바탕으로 유년기 발달 경험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공포증은 문화적 맥락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규범은 문화적으로 다를 수 있고,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에서 초기 애착 등의 형성이 사회불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은 특히 사회공포증이 유병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일본인과 미국인의 갈등 전술(conflict management) 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는 일본에서 사회공포증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로 ‘부끄러움을 보이는 것이 사회적으로 장려되는 분위기’로 언급한다(Ohbuchi과 Takahashi 1994). 일본 문화는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소극적이고, 비밀스럽고, 잘 표현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주 주목받는다. 이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로 확대해볼 수 있다. 대학에서의 강의나 토론 상황에서 서양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동양 사람들은 주로 나서지 않는 태도로 가라앉아 있거나 낙담해 있는 태도로 오인되기도 한다(Okano 2018). Benedict가 일본 사회를 수치 문화(shame culture)로 표현했듯이 일본에서는 직접 말을 하는 것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가치 있다고 평가한다. 대인공포증(Taijin-Kyofusho)은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공포증으로 일본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일본어 그대로 발음한 Taijin-Kyofusho와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일본어 히키코모리(Hikikomori)를 국제적으로 통용하듯이 사용한다. 대인공포증은 사회공포증의 진단을 만족하면서 특징적으로 대인관계에 강한 공포감을 느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타인이 자신을 해칠까봐 타인의 평가에 예민해지는데 반하여, 이 질환은 자신이 타인을 불편하게 할까봐 두려워하며 공포를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Taijin Kyofusho로 진단 받은 환자는 최대 38%에 이른다는 주장이 있고,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의 2.5% 정도가 사회공포증으로 진단된다는 보고가 있다(Okano 2018). 한국에서도 사회공포증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5,112명이던 사회공포증 환자 수가 2019년에는 20,586명으로 36.2% 증가했다(Healthcare Bigdata Hub 2019). 이와 같이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대인관계의 불안은 사회문화적 뿐 아니라 임상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주제이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사회공포 증상을 기질적 측면과 유아기의 외상적 경험 등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반해,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의 주인공 요조를 그 대상으로 선택했다.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1948년 발표한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는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낀다. 이작품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요소가 결합된 소설로 유명하다. 주인공 요조가 대인관계 형성을 실패하면서 겪는 불안, 공포감 등이 잘 표현되어 있는 이 작품을 기반으로 저자들은 요조의 생각과 행동을 사회공포증의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저자들은 요조의 사례를 연구하여 사회공포증이 어머니와 양자 관계(dyadic relationship)를 중심으로 한 전오이디푸스기의 문제가 핵심인지, 아니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오이디푸스기의 갈등과 연관된 콤플렉스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이런 분석적 연구를 통해 사회공포증을 정신분석 혹은 정신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론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생애(1909~1948)

1909년 일본 아오모리 현 기타쓰가루 군에서 7남 4녀 중 열 째로 태어난 다자이 오사무(본명 쓰시마 슈지 津島修治)는 어머니가 허약하여 숙모와 유모의 품에서 자랐으며, 아버지는 중의원 의원을 역임한 부호로 마을의 대지주였다. 1923년 아오모리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아버지가 사망했고, 재학 중 ‘마지막 타이코(最後の太閤)’라는 작품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작품 활동에 몰두하였으나, 존경하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 龍之介)가 35세의 나이로 음독 자살하자 큰 충격을 받았고, 1929년 수면제 칼모틴을 과다복용하여 그 역시 처음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한다. 도쿄제국대학 불문학과에 입학한 다자이 오사무는 학업에 흥미를 잃은 채 반제국주의 학생 연맹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좌익 활동을 하다 제적된다. 1930년에는 작가 이부세 마스지와 사제 관계를 맺고, 같은 해 카페 종업원 다나베 시메코와 바다에 투신하는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혼자 살아남아 자살방조죄로 체포되었다.

1932년 본격적으로 작가로 데뷔하였으나 신문사 입사 시험에 실패하자 자살을 시도했다 실패한다. 이후 복막염으로 입원하게 된 병원에서 진통제로 사용한 파비날에 중독되었고, 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다. 퇴원 후에도 약물 중독 증상이심해지자 스승과 동료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1개월 간 입원하였다. 이후 한 차례 더 자살 시도를 한 다자이는 1938년 이시하라 미치코와 결혼 이후 비교적 안정적으로 지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나, 10년 뒤 1948년 소설 ‘인간실격’을 발표하고, 동거하던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투신하여 3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독자성과 보편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 근대문학 장르인 사소설계를 대표한다. 이러한 보편성과 공통성으로 인해 일본 뿐 아니라 해외의 연구자들에게 ‘자신의 일이 묘사된 것처럼 절절한 문학적 감동에 사로잡힌다’는 평을 받았다. 본 연구에서 선택한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인간실격’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혼란스러웠던 1948년 7월에 출간된 장편 소설로, 작가가 강물에 투신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썼던 작품이다. 내용이 그의 삶과 많이 비슷한 바 있어 자전적 소설이라는 평이 있다.

소설 인간실격의 줄거리

본 논문은 양윤옥이 번역하고 2018년 출간된 판본을 텍스트로 사용하였다(Osamu 2018).

소설은 머리말과 세 편의 수기, 후기,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말에서는 요조에 대한 내용을 마치 전해들은 것처럼 묘사하는 ‘나’라는 화자가 등장하여 사진 속 요조를 ‘음산하고 불길한, 기묘하면서도 불쾌한’ 표정의 인물로 묘사한다. 첫 번째 수기부터 요조의 관점으로 진행한다. 요조는 일본의 한 시골마을에서 10명이 넘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물과 물건들의 실용성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식사와 같은 기본적인 인간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며, 언제나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이질감을 느껴 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요조는 인간을 두려워하면서도 실은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구를 가졌다. 그래서 가족들 앞이나 학교에서 사람들을 웃기려 광대 노릇을 한다. 그의 바람과는 달리 하인들로부터 놀림과 괴롭힘을 당하면서 인간에 대한 불신은 커져간다. 마을 사람들이 겉으로는 즐거워하고 서로를 칭찬하면서도 뒤에서는 험담을 하고 속이는 모순적 모습을 보고 인간에 대한 불신은 커진다. 사람들을 믿지 못하면서도, 그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화나게 할까봐 강한 공포와 우울감을 느낀다. 이런 상반된 감정은 아버지에게 적용되어, 사자탈을 사주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자책하고, 아버지에게 복수를 당할까봐 극도로 두려워한다. 미술학교에 들어가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관료가 되기를 바라는 것을 거역하지 못하고 도쿄의 고등학교로 입학한다. 고등학교에서 광대 짓을 하며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있었던 요조는 같은 반 다케이치가 자신의 의도성을 눈치 챘다고 생각하자 지옥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추후 성인이 된 요조가 자신을 취조하는 검사 앞에서 객혈을 연기하다 들켰을 때 받았던 ‘비참한’ 감정과 같은 맥락이다. 극장 안내원과 식당 웨이터를 무서워하고, 물건을 사면서 돈 계산에도 공황 증상을 경험했던 요조에게 같은 화방에 다니는 호리키 마사오는 사회공포증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과 같은 존재였다. 요조는 요리키에게 술, 담배, 매춘부와 좌익 사상을 배우고 함께 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공포가 줄어들었다. 매춘부들과 어울리고 비합법적인 공산주의 모임 활동을 지속해가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비참함을 느껴 범죄자의 아내이자 카페 여급인 쓰네코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다 혼자 살아남는다. 첫 번째 자살 시도는 미수에 그치고 자살방조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 결국 고등학교에서 쫓겨난 요조는 우연히 시즈코라는 여성을 만나 의지하지만,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놈팡이’라는 생각에 우울해져 음주량이 늘어난다. 그러다 시즈코와 그녀의 딸 시게코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집을 나온다. 이후 스탠드바에서 지내던 요조는 18살쯤 되는 요시코의 순결함에 반해 결혼을 하고 술을 끊은 채 한 동안 안정적으로 지내지만, 어느 날 요시코가 무단 침입한 상인에게 겁탈 당하는 일을 겪는다. 여기에 좌절감을 느끼고 삶의 의욕을 잃은 요조는 두 번째 자살시도를 하고, 알코올과 모르핀 중독자가 되어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다. ‘인간실격’을 자각한 요조가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채 노파에게 희롱 당하며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세 편의 수기는 끝을 맺는다. 후기에서는 다시 ‘나’라는 화자가 등장하여 스탠드 바의 마담과 요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마담은 요조를 ‘아버지가 나빴던’, ‘순수하고 센스 있었던 하느님 같이 착한 아이’로 회상한다.

어머니의 부재와 사회공포증

일반적인 어린 시절의 회상은 어머니와의 관계,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저자들은 ‘인간실격’의 요조가 회상하는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에서 어머니와의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특징적으로 보았다. 시골마을에서 10명이넘는 가족 중 막내로 태어난 요조는 어린 나이에도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옛날 가풍을 따르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겉으로는 천진하고 낙천적인 장난꾸러기 아이로 포장했다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요조는 자신이 싫은 것과 좋은 것조차 쉽게 표현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새벽에 몰래 아버지 수첩의 내용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런 회상에서 아버지와 관련된 두려움, 불안은 많은 데 반해, 어머니에 대한 언급은 긍정적, 부정적인면 모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요조의 소아기 발달과정에서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지 않았던 것을 사회공포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정신 발달에서 아이와 어머니와의 관계는 모든 관계의 출발점이며 원형이다. 이후의 관계들은 어머니와의 관계를 복제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설 전체에서 어머니에 대한 묘사가 부재한 것은 실제로 성인이 된 요조의 심상 안에 어머니의 내적 대상이 잘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게 한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형성하는 애착과 기본적 신뢰(basic trust)는 이후 모든 인간관계뿐 아니라 사회와 개인 사이의 안정감의 원천이다. 어머니의 내적 표상이 잘 확립된 경우에는 성인기에 맞닥뜨리는 현실적 어려움, 대인관계의 고통이 있을 때 견뎌내고 회복의 근원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런데 요조가 ‘인간실격’ 전체에서 어머니에 대한 묘사가 없고 기억이 없다는 것은 어머니의 내적 표상이 잘 형성되지 않았다는 추정을 하게 한다. 시골마을에서 여러 형제들 중 막내로 태어난 요조는 유아기부터 소아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직접 보살핌과 관심을 받거나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특히 1세 전후에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과제인 기본 신뢰(basic trust)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요조의 심상 안에서 이후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와 애착에 대한 기본적 믿음이제대로 확립되지 못했을 수 있다.

아이가 발달해서 사회로 자신의 활동반경을 넓혀나갈 때경험하는 자연스러운 위협과 공포를 줄여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기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기지(secure base)의 형성이고, 이는 안정적 모자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그래야 외부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불안은 경험하지만 오래 가지 않고, 자아를 파괴할 수준의 위협으로 인식하지는 않는다. 애착은 보통 생후 6~7개월에 형성되며, Bowlby(1969)는 이를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을 연결하는 지속적이고 감정적인 유대감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그는 애착 인물과 자신에 대해 정신적 표상을 형성하여 대인관계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는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을 제안하였다. 성인기에 어릴 때 형성된 애착 관계의 영향을 받아 대인관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사회공포증도 포함된다. Hazan과 Shaver(1987)는 성인이 되어 경험하는 사랑과 같은 감정적인 유대감이 부분적으로 영유아기 양육자에 대한 애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 외에도 애착은 우정, 친밀성 등의 대인관계 능력이나 정체성, 사회성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조의 어머니와 안정적 관계의 부재와 이로 인한 애착형성의 어려움은 안전기지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여, 이후 발달과정에서 지속적 사회불안의 증가를 성공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심한 사회공포증으로 발전했을 수 있다고 저자들은 분석했다.

어머니의 부재뿐 아니라 요조의 기본적인 애착 패턴이 ‘회피성 애착’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애착인물로부터의 적절한 반응과 돌봄뿐 아니라 아이의 기본적인 기질 또한 애착에 부분적인 역할을 한다(Mangelsdorf와 Frosch 1999). Ainsworth(1940)는 아이가 애착인물을 안전기지로 하여 외부 환경을 탐색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낯선 환경을 마주하기 전에 부모에 대한 안전한 의존(secure dependence)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안정감을 통해 아이는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표상을 가지게 되고, 스트레스 상황이나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Hazan과 Shaver 1987). 반면 불안 애착이나 회피 애착과 같은 불안정 애착을 이룬 아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없어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불안 애착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을 꺼린다고 여기며 그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한다. 반면 회피 애착을 가진 사람은 타인과 가까워지는 것을 불편해하며 거리를 두고 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Mickelson 등 1997). 불안정 애착을 가진 아이는 특히 대인관계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면서 사회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629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인 불안정 애착과 사회불안의 관계를 검증하였다. 불안정 애착의 경우 사회불안이 높아져 심각한 대인관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다(Kang과 Choi 2011). 생후 12개월부터 17.5세까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불안정 애착 아동의 경우 불안장애와 우울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초기 발달과정에 주요한 관계와 안정적 애착 형성의 실패는 사회불안, 대인관계의 불안정성과 연관이있다(Warren 등 1997).

이를 바탕으로 요조의 사회불안은 애착 인물인 어머니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한 회피 애착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해석했다. 요조는 아주 어릴 때부터 하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도 부모에게 털어놓지 않는다. 불신을 당연시하며 언제나 인간을 두려워하던 요조는 성인이 된 후에도 안정적인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전오이디푸스기에 어머니와의 충분한 애정관계를 이루지 못한 것이 이후 불안과 대인관계의 일반적 불신에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로부터 받지 못했던 안정감과 애정 경험에 대한 결핍을 술, 담배를 통해 얻는 구강기적 만족으로 해소하려는 것도 전오이디푸스기의 문제를 지지한다. 성인이 된 후 자신을 돌봐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여성들에게 집착하며 불안을 줄이고자 하는 모습은 불안정 애착으로 인해 형성된 자신과 타인에 대한 내적 작동모델이 기능한 것이다. 이런 행동도 구강기적 의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고, 이 역시 전오이디푸스기의 문제가 성인기에 구강기적 퇴행을 통해 만족을 얻으려는 방어의 하나였던 것이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경우에도 분주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탓에 일관된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애착을 받지 못했다. 요조의 애착 문제가 작가의 어린 시절 삶을 대신 반영해준다고 볼 여지도 있다.

어머니와의 관계 부재는 오이디푸스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Kohut(1984)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중요성을 2차적으로 보았는데, 이는 발달 초기 자기-자기대상관계(self-selfobject matrix)의 실패를 의미한다. 만약 어머니가 아이의 자기 대상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아버지를 경쟁대상으로 경험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거세 공포 수준의 강한 불안이 있을 때,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자아의 안정적인 발달이 이를 위로하고 견딜 수 있게 도와준다. 요조는 성인이 되어 어린 시기를 회상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언급 없이 오직 아버지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리고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했던 여러 가지 노력만을 상세하게 회상한다. 오이디푸스기와의 연관성을 보면 이전단계에서 충분한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하면서 미숙한 자아가 견뎌내기 어려운 수준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노출되어 자아가 큰 위협으로 느낄 만한 공포로 인식되었던 것으로 추정하게 된다. 이와 같이소아기 발달과정에 어머니와 안정적 관계 형성의 부재나어려움은 기질적 특성과 만났을 때 강한 사회불안 형성과 뚜렷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사회불안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겠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사회공포증

인간실격에서 요조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무섭고 어려운 존재로 묘사되며 아버지로부터 벌을 받게 될까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 다음은 요조가 아버지에 대해서 묘사한 내용이다.

아버지는 손님 맞으랴 외출하랴, 같은 집에 살아도 사나흘씩 얼굴 볼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쩐지 아버지가 어렵고 무서워서 나는 어딘가 하숙집을 얻어 나가 살고 싶었습니다(p57).

신의 존재를 걸고 도박을 할 만큼 굳은 결심을 하고, 나는 고향 집 아버지에게 내 사정을 남김없이 솔직하게 고백하는 긴 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p142).

아버지가 이제는 없다. 내 가슴속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던 그 그립고 무서운 존재가 이제는 없다. 내 고뇌의 항아리가 텅 비어버린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항아리가 유난히 무거웠던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p145-146).

이와 같이 요조는 권위주의적이고 냉정한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최대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하고, 필요한 것을 말하지 못한 채 원하지 않는 장난감을 좋아하는 척 연기한다. 또한 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것을 두려워하여 멀리 떨어진 동경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 두려움은 성인기까지 지속되어 사회불안 증상으로 일반화된다.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레스토랑의 웨이터를 무서워하고, 돈 계산을 할 때조차 긴장하게 되어 혼자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처럼 소아기의 아버지와의 관계가 사회불안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어떤 역할을 하였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불안은 발달 단계에 따라 형성된다. Freud(1926)는 불안을 자아가 신경증적 갈등을 인식하고 이를 피하려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신호, 무의식에서 작동하는 미지의 위험에 대한 신호로 보았다. 신호불안은 전치, 투사, 회피 등의 방어기제를 유발한다(Nemiah 1981). Freud(1926)는 아동의 발달 시기에 따라 불안의 특징, 원인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각각의 단계를 대상상실공포(fear of loss of object) 또는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 애정상실불안(fear of loss of love), 거세불안(castration anxiety), 초자아불안(superego anxiety) 으로 구분했다. 불안은 영유아기에 형성되었다가 부모의 애정과 인정을 확인하면서 해소되며, 따라서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에 부모와의 관계가 큰 영향력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거세불안과 초자아불안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되어 있다. Freud(1936)는 거세에 대한 위협이 불안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는데, 거세 불안은 다른 대상으로 대체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존재인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으로 인한 갈등을 피할 수 있고, 더 이상의 불안이 강해지지 않으면서 자아는 안정화된다. 초자아의 분노와 처벌, 사랑에 대한 상실을 자아가 위험으로 인식하고 불안에 대한 신호(signal anxiety)로 반응하는 것이다. Kaufman(1941)은 모든 불안 증상 형성의 원동력을 초자아에 대한 자아의 공포라고 보았다. 초자아의 공격성은 자아가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 상황인데, 초자아의 공격성은 거세의 확장된 형태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내재화가 초자아의 일부를 형성하게 되어, 거세에 대한 불안은 모호한 사회적 불안이나 양심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여기에서 사회불안이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Fenichel(1934)은 사회불안이 거세불안과 의식적 불안 사이에 발달한다고 보았다. 사회불안은 완전히 내재화 되지 않은 공포가 환경이나 다른 대상으로 다시 투사하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한편 아버지를 완전히 내재화할 수 없는 경우, 대상이 자아를 위협하게 하여 거세불안뿐 아니라 소멸 공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거세불안보다 한층 강렬하다. 지속적으로 느끼는 오이디푸스적 위협을 피하고자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아버지를 원형으로 발전시킨 타인으로 자신의 위협을 재투사(reprojection) 하여 자신을 처벌하고 위협할 대상으로 인식한다. 공포증에서 신호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대상과의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지속되면 다른 대상들을 두려워하는 대상인 아버지를 일반적인 환경과 사람들로 투사하여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회공포증의 발생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 발달과정에 성공적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공격적 권위적 대상에 대한 동일시에 실패하며 투사와 재투사 과정이 반복되며 사회불안과 사회공포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사회불안과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있다. 144명의 8~12세 소아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행동이 아이의 높은 사회적 불안감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Böogels 등 2011). 부모의 거부적인 태도와 청소년 사회불안의 관계에 대해 조사한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거부적인 태도와 사회불안이 연관되어 있었다(Mak 등 2018). 이와 같이 실증적 연구에서도 사회불안과 적응에 아버지와의 관계는 관찰되고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두드러지는 면은 일본 문화의 특성도 영향을 줬다. Okano(2018)는 일본인들의 소극적이고 비밀스러운 성격으로 인해 오이디푸스 역동이 보다 복잡하게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주로 서구 사회의 사고방식을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동양에서도 이러한 개념이 비슷하게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자세 콤플렉스(Ajase complex) 개념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 죄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버지의 처벌이 아닌 어머니의 용서로 보는 개념이다. 일본의 정신분석학자인 Kosawa는 아이가 어머니를 향해 갖는 분노와 원망, 나쁜 의도를 숨기고 용서받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같은 일본인들의 심리적 특수성을 논의했다(Okonogi 1979).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볼 때 요조가 겪는 사회공포증 및 사회불안은 아버지와의 관계로부터 비롯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상당히 뚜렷한 연관을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

청소년기 발달과 사회공포증

요조는 동경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일차적으로 보호해주던 가정에서 더 넓은 사회로 진입한다. 집에서 벗어나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하면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초를 마련하게 되며, 친구들과 단체생활을 하며 처음으로 가족 밖의 관계를 경험한다. 요조는 중학교에서도 창피를 당하거나 부정적 평가를 받지 않을지 불안해하며 광대 짓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다케이치가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불안이 탄로날까 더욱 두려워하며 불안해한다. 밝은 익살꾼으로 보이지만 실은 인간을 두려워하는 본성을 가진 태생적 결함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 밝혀질까 무서웠던 것이다.

요조의 사회불안은 청소년기에 진입하며 그 특성 중 ‘노출에 대한 두려움(fear of exposure)’이 주요한 구성 요소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기질적 불안이 10대에 진입해 수그러들지 않고 노출에 대한 두려움까지 더해지면서 강화되어 견디기 힘든 수준의 수치심과 사회불안으로 발전한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요조는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숙사를 나와 따로 생활한다. 이 때 호리키 마사오와 우연한 기회에 어울리게 되었다. 그와 함께 다니면서 요조는 신기하게 불안과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한다. 요조는 호리키 마사오에게 술, 담배, 매춘부, 좌익사상과 같은 불안과 두려움을 달래주는 존재를 배운다. 이런 경험을 알려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호리키 마사오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지만 요조의 근본적인 불안과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소아기에 있던 심리적 문제들이 청소년기 과정을 거치면서 강화되기도 하고 해소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실격’에서 요조가 호리키 마사오를 만나면서 일시적으로 불안이 줄어드는 과정은 이 지점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를 2차 분리-개별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Mahler(1963)는 출생부터 약 30개월까지 아이가 양육자에 대한 의존 욕구와 양육자로부터 떨어져 지낼 수 있는 독립 욕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이를 적절하게 해소하는 과정을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tion) 과정이라고 했다. 이러한 과정은 영유아기뿐 아니라 청소년기와 성인기의 적응에도 중요하다. Blos(1967)가 주장한 청소년기의 2차 개별화 이론은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과정을 의미하고, 가족 외 새로운 대상을 찾는 사회화 과정을 포함한다. 청소년기의 정체성 형성에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자아를 재형성하고 성인기로 진입한다. 또한, 부모의 대상 표상에 대한 탈이상화(deidealization) 과정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오이디푸스적 강한 초자아의 경직성(rigidity)이 해소되고 전오이디푸스기와 오이디푸스기와 관련된 아버지를 향한 양가감정이 줄어들면서 성숙에 도달할 수 있다(Tyson과 Tyson, 1993). 이처럼 분리-개별화 과정은 발달 과정에서 독립성과 정체성을 찾도록 하며, 스스로에 대한 정의를 변화시키며 개별화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2차 분리-개별화 과정에 기존의 동일시 대상이던 선생이나 부모가 아닌 다른 동일시 대상이 필요하다. 이때 친구는 매우 중요한 대상으로 기능한다. 같은 시기를 거치는 친구를 동일시하고, 의존하고, 또 갈등을 경험하면서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분리불안, 거세불안과 같은 오이디푸스적 불안의 재활성화를 다루게 되면서 그 불안을 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되고, 그 이후 성인기로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요조가 학교에서 다케이치가 내 불안을 알아차릴까 불안해한 것은 오이디푸스 불안의 재활성화로, 호리키 마사오와 만남에서 술과 담배, 여자를 경험하며 안정감을 느낀 것은 분리-개별화 과정을 동일시 대상인 친구와 함께 하면서 불안이 줄어드는 행위를 경험한 것이다. 두 가지 방향 모두 청소년기에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이며 성공적으로 동일시와 의존을 경험하고, 이후 다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면, 그 이전 과정에 결핍되었던 부분들을 잘 해소하고 정상적인 성인기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불안이 강한 요조는 불안을 줄이는 경험들을 제공하는 호리키 마사오를 동일시의 대상으로 의존한다. 많은 청소년이 이 시기에 친구를 매우 중요한 대상으로 추구하고 집착하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요조의 노출에 대한 공포는 충분한 의존이나 친밀함에 대한 경험을 막는 요소가 되었다. 특히 다케이치와의 관계에서 이전에 경험했던 공포와 불안의 재현은 호리키 마사오와 관계나 이후에 만난 여성들과 관계에서 충분한 친밀감을 경험하는데 장애물이었다. 더욱이 호리키 마사오라는 사람이 안정적인 대상이 아니었기에 요조의 불안의 감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였다. 요조가 청소년기에 진입할 때 갖고 있는 불안은 호리키 마사오와의 관계와 그와 함께 했던 행동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강했을 수 있다.

청소년기는 어린 시절 대상관계를 재현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어린 시절의 불안정한 정서들도 함께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다(Blos 1967). 이 과정을 잘 통과하지 못하면 향후 불안에 취약한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타깝게 요조는 불안의 재현과 감소를 제대로 잘 다루지 못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호리키 마사오를 만나는 과정에 일시적 불안의 감소를 경험했을 뿐 뒤이어 큰 혼란을 경험하며 재현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강화된 양상으로 끝이 났다. 결국 요조는 성인기에 사회공포증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더 나아가 요조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져 의욕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유년기 시절 억압되어 있던 아버지에 대한 오이디푸스적 공격성을 동반한 증오가 퇴원 이후 자아가 충분한 회복을 하기 전에 현실화되면서 조절하기 힘든 오이디푸스적 죄의식을 직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Freud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이러한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는 부모에 대한 증오심에 주목하면서 탄생하였다고 했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초자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Moore and Fine 1990)는데, 요조의 경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극복에 실패하면서 사회불안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초자아의 성숙이일어나지 않았다. 내재화하지 못한 아버지 상의 강한 초자아가 요조에게 징벌적 죄의식으로 작용하여 두 번의 자살 시도로 이끌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소설의 후기에서 요조를 ‘아버지가 나빴던’, ‘순수하고 센스 있었던 착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상실을 내재화하지 못한 채 투사와 합리화의 방어기제로, 한 가지 방향이 아닌 것은 자아의 양가감정이 잘 드러내며, 그의 자아의 혼란을 잘 반영하는 묘사였다. 이런 자아의 혼란은 성인기에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반적 사회불안으로 확대발전하게 된다.

소아기 사회불안이 큰 경우라 해도 청소년기에 분리-개별화 과정이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성공적으로 청소년기를 거치면 소아기의 사회불안은 약간의 경계심, 예민함, 신중함, 배려 등의 성격특성으로 변환되면서 성인기로 진입하고 강한 사회불안은 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시기를 잘 통과하지 못한 요조와 같은 상황은 성인기 사회공포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술, 약물, 섹스와 같은 건강하지 않은 위로 방법에 탐닉하는 중독과, 강하고 위협적인 초자아에 무력하게 무너진 자아로 인한 자기파괴적 충동과 자살 사고가 동반되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는 소아기 기질적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주요한 발달 과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하는 것이 사회불안 증상의 발생에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요조를 통해 알 수 있다.

사회불안의 방어, 광대 짓과 익살 행동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과의 대화를 어려워하고, 불안과 공포를 느끼던 요조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이광대 짓이었다. 그는 한 여름에 털 스웨터를 입고 돌아다니며 가족들을 웃기고, 엉터리 곡에 맞추어 가족들 앞에서 인디언 춤을 춘다. 요조는 십 대 초반에도 반 친구들과 교사들 앞에서 광대 짓을 지속한다. 작문 시간에는 늘 우스운 이야기를 써서 교사를 웃게 만든다. 그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은폐하려고 하고, 자신의 광대 짓을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로 고백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어지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다. 이는 요조의 성격적 측면보다 내재된 불안을 보이지 않거나, 의식하지 않기 위한 방어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사회불안 이전에 요조의 내면에서 언제나 인식해 온 ‘부끄러움’도 방어의 기능을 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노출하고 싶은 본능적 욕구가 강해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는 방어의 일환일 수 있다. 그러나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방어기제로 작동하기에는 불쾌하고 부정적인 성향이다. 부끄러움으로 인한 회피 행동을 하여 불안을 덜 느끼게 하고, 노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비난과 놀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차단하지만 불쾌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방어기제의 관점에서 보면, 요조의 이러한 익살 행동은 유머의 방법을 통해 대인관계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광대 짓은 공포의 대상을 외부로 투사하여 그의 피해자가되는 자신을 희화화하는 것을 통해 내면에 실재하는 공포를 부정할 수 있게 한다. 실제 공포를 놀이의 측면으로 전치(displacement)한 것이다.

학령전기 아동은 상징 놀이를 하며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놀이를 통해 분노, 공격성, 사랑 받고 싶은 마음 등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경험했던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려고 한다. 따라서 역할놀이를 관찰하면 불안 등의 감정과 사용하고 있는 대처방법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어,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도 파악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겪는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 관여되는 것을 피하게 되거나, 두려운 상황을 외부 환경으로 돌리려고 하고, 유머를 통해 극도의 긴장과 불안에서 자아를 방어하려고 한다(Nemiah 1981). 불안에 대한 흔한 방어 중 하나는 전치로 공포를 유발하는 대상으로부터 무관한 물체나 상황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혹은 투사(projection) 방어로 내부의 본능적 위험을 외부적인 지각적 위험으로 대체하기도 하고(Freud 1936), 유머(humor)의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불쾌한 상황이나 과거의 trauma에 대처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일시적으로는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지나칠경우에는 타인을 불쾌하게 하거나, 자학하는 등 공격적인측면이 드러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유머와 희화화, 광대 짓은 요조가 불안에 대해 사용하는 주요 방어기제였다. 그러나이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이고, 상황을 회피하는 수준이었다. 내면의 사회불안이 커지고, 자아의 힘이 약해지며, 약물과 술의 의존으로 상대적 불안이 강해지면서 후기에 이 방법은 더 이상 기대했던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다양한 방어기제를 갖지 못한 요조는 주요한 방어기제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되자 결국 자기파괴적 행동으로 나아가게 된다.

자살과 사회공포증

요조는 두 번의 자살 시도를 한다. 첫 번째는 카페 여급인 쓰네코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지만 요조 혼자 살아남았다. 두 번째는 아내 요시코가 겁탈을 당하자 불안, 공포심을 느껴 아내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다. 두 번의 자살 시도 이외에 알코올과 모르핀 중독 등 자기파괴적 행동을 반복하였다. 요조의 반복적 자살시도를 그의 사회공포증과 연관해서 해석해보았다.

첫 번째 쓰네코와 함께 한 시도는 공생 상태로 돌아가고자하는 퇴행의 소망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현된 것이고(Maris 등 2000), 요시코의 겁탈 이후의 두 번째 시도는 성인 남성이 배우자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의식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모두 자살을 시도한 것이나 심리적 원인의 방향은 차이가 난다. 공생기까지 돌아가고픈 퇴행의 욕구와 자아를 파괴할 수준의 강한 파괴적 죄책감은 두 가지 극단적인 욕동 사이에서 요조의 자아가 현실에서 온전한 삶을 영위하기 어려웠을 것을 짐작하게 하는 면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요조의 강한 사회불안이 존재하고 있다.

자살의 일반적인 정신분석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Freud (1917)는 「Mourning and Melancholia」에서 자살을 가까운 누군가를 향한 내재화된 분노와 파괴적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했다. 상실한 대상에 대한 양가감정과 적개심이 앞섰을 때 애도를 어떻게 방해하는지 설명하였다. 대상을 잃으면 양가감정이 증가하고 상실한 대상이 자신에게 함입되며, 초자아의 가학성으로 마치 자신이 그 대상인 것처럼 스스로를 공격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요조의 자살과 자기 파괴 행동은 상실한 대상인 아버지를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면서 행해지는 자아에 대한 공격이거나, 내재화되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상실을 재복구하고 싶은 합일의 욕구가 작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편 Menninger(1933)는 자살을 좀 더 복잡하게 설명하였다. 자살을 죽이고 싶은 욕구,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구, 죽고 싶은 욕구가 합쳐진 것으로 나눴다. 만일 이 세 가지 욕구가 혼재되었다면 요조의 행동은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는 것과, 빨리 죽어서 부모와 함께 하고 싶다는 것, 어머니의 자궁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욕망 등이 합쳐진 것이다.

Kohut(1971)는 자살을 고통받는 자아가 실망스러운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도하는 자기애적 분노(narcissistic rage)의 표현으로 보았다. 요조가 두 번 자살시도를 한 시기가 자신을 잘 살펴주는 여성들의 모성적 돌봄을 받아도 근본적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두 번째 요시코가겁탈을 당하는 것을 보며 세상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을 때였는데, 이 역시 자기애적 붕괴와 분노가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요조는 평소 익살 행동, 술, 담배, 매춘 등에 의존하여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대인관계에 대한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이런 시도는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그의 자살행동을 촉발했을 것이다.

요조는 자살 시도 이전에도 여러가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해왔다. 알코올과 모르핀 중독 등의 자기파괴적인 자해 행동은 관심을 외부 세계에서 내부 세계로 이동하도록 돕는 전환의 기능을 한다. 자기파괴적 행동은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로 인한 불안을 피하려는 노력의 하나였다. 자살에 대한 몇몇 연구들에서는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기질을 제시했는데, Buie와 Maltsberger(1989)는 자살 취약성의 두 가지 측면을 자아의 붕괴와 자기 판단에 대한 부정으로 보았다. 즉,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무가치함과 죄책감에 취약하다는 것인데 불안이 높은 기질을 가진 요조의 경우, 사회에서 경험했던 좌절감을 물질의 효과로 해결하려 했는데 이에 실패하자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요조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였던 사회불안 자체도 자살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공포증 환자 중 약 22%가 한 달 이내 자살 충동을 경험하며, 35%는 일생 중 한 번 이상 자살 충동을 느낀다(Cox 등 1994; Olfson 등 2000; Thibodeau 등 2013). 어린 시절 불안과 외상 공포를 경험한 아이는 심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고, 초자아로부터 처벌받는다고 느끼는 상태가 지속되면 자아의 붕괴가 일어나 자살에 이르게 될 수 있다(Bibring 1953). 요조의 경우 지속적 사회불안은 자아의 붕괴로 이어지거나, 자살을 포함한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더라도 지금의 불안과 공포를 없애야겠다는 판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판단을 할 정도로 자아가 황폐화되고 취약해졌기에 그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사회불안은 한 사람의 자아 기능 수준을 반영하는 면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자살을 포함한 심각한 자기파괴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인간실격’의 요조의 행동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결 론

지금까지 ‘인간실격’의 주인공인 요조의 발달 과정과 행동 양상을 통하여 사회공포증의 정신 역동을 애착과 발달 과정의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사회공포증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인 환자들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공포증 단독으로 치료를 받으려고 찾아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다른 불안장애나 우울장애, 물질사용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해, 사회공포증 자체가 하나의 질병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다양한 변화와 발전 속에서 점차상호간의 사회성이 강조되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사회공포증은 독립적 문제가 아니라 해도 임상적으로 그 가치가 커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현재까지 사회불안은 주로 불안정 애착이나 분리-개별화(separation-individual) 관점에서 설명되어 왔다. 초기 발달과정과 애착 형성의 실패는 높은 사회 불안을 가져오게 되고, 이는 추후 대인관계의 불안정성 및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증상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분리-개별화 과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면, 향후 외부 환경에 취약해지면서 사회불안을 쉽게 경험하게 되고 더 나아가무가치함, 정체성의 혼란, 자아 기능의 손상으로 이어질수 있다. 사회공포증의 정신분석학적 원인으로는 소아, 청소년의 외상적 경험이나 상실과 분리, 주위 사람 등의 반응이 강조되었는데, 어린 시절 외상적 경험이 공감의 실패, 불신으로 이어지고 부모 등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대인관계 불만족으로 이어져 사회공포로 확장될 수 있다.

그러나 요조에 대한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어머니와의 애착이나 분리-개별화의 실패 외에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오이디푸스기와 연관된 불안과, 이와 연관된 강한 초자아에 의한 공포는 사회공포증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임이 분명했다. 한편 청소년기에 친구관계와 같은 다른 사회적 관계를 통해 오이디푸스 불안의재활성화를 함께 경험하고, 사회불안이 줄어들 기회가 있으나실패했을 경우에는 요조와 같이 성인기가 되어서도 강한사회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성인기의 알코올, 약물중독, 자살 시도로 연결되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평가하고 정신치료를 할 때에는 기질적 요인뿐 아니라 발달 과정의 각 단계별로 주의 깊게 평가하고 관찰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질과 애착 형성에 더해서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정신적 외상, 어머니와 자식 사이의 애착 문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같은 아버지와 관련된 요인을 탐색하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청소년기의 정체성 형성과정, 친구관계를 포함한 사회적 관계 등을 평가하는 것이 다양하게중첩된 사회공포와 사회불안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들이 소설 ‘인간실격’을 분석하면서 알 수 있었다.

Acknowledgments

None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Jee Hyun Ha. Data curation: Hye Yun Choi. Formal analysis: Jee Hyun Ha. Funding acquisition: Jee Hyun Ha. Investigation: Jee Hyun Ha, Hye Yun Choi. Methodology: Jee Hyun Ha. Project administration: Jee Hyun Ha. Resources: Hye Yun Choi. Software: Hye Yun Choi. Supervision: Jee Hyun Ha. Validation: Jee Hyun Ha. Visualization: Jee Hyun Ha. Writing–original draft: Hye Yun Choi. Writing–review & editing: Jee Hyun 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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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1, 3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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