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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nical Studies in Neuro-Psychoanalysis: Introduction to a Depth Neuropsychology (2nd Edition)*
Psychoanal 2020;31:43-44
Published online April 30, 2020;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20.31.2.43
© 2020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Won Gi Yeo

Miju Mental Hospital, Daegu, Korea
Won Gi Yeo,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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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의 제목은 『Clinical studies in neuro-psychoanalysis, introduction to a depth neuropsychology(2nd ed.)』입니다. 번역판의 제목은 이무석 교수님의 책 『정신분석에로의 초대』의 오마주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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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Karen Kaplan-Solms, Mark Solms (Trans. Won Gi Yeo)

출판사: Hakjisa

출간연도: 2020(ISBN 978-89-997-1986-8)

“… 우리는 가시적인 물체에서부터 출발하는 물리적 과정이 눈으로 들어와, 눈에서 또 다른 물리적 과정으로 변하고, 시신경에서 또 다른 물리적 과정을 일으켜, 최종적으로 두뇌 안에서 어떤 효과를 일으킨다고 추정한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그 과정이 시작된 물체를 볼 수 있게 되는데, 이때 본다는 현상은 정신적인 성질의 것으로, 물리적인 과정들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너무나도 기묘하기에 형이상학자들은 온갖 이론을 만들어 내어 뭔가 덜 신비로운 방식으로 이를 해석해 보고자 하였다 ….”

-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뇌가 마음과 연관된 장기라는 것’은 굳이 신경과학자가 아닐지라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여러 뉴런들의 발화로 환원될 수 있는 작용이 어째서 마음의 역동과 나란히 연결되는지, 그 까닭을 명확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인지과학자이자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David Chalmers)는 의식의 수수께끼들을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로 분류한 바 있다. 이때 ‘쉬운 문제’란 감각, 언어와 같은 갖가지 의식적 활동에 상응하는 신경학적 기전을 밝혀내는 과제를 일컫는 말이며, ‘어려운 문제’란 물리적인 뇌의 활동이 어째서 주관적인 경험 그 자체를 수반하게 되는지 그 해답을 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후자의 경우 기계론적인 접근법으로는 결코 풀리지 않을 숙제라고 차머스는 단언하였고, 단지 최선은 두뇌의 역동과 의식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이 ‘가교’를 체계화하는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심신 문제는 오랜 역사를 가진다. 멀게는 라이프니츠(Leibniz)나 데카르트(Decartes)와 같은 인물부터, 가까이는 처칠랜드(Churchland) 부부나 존 설(John Searle)과 같은 철학자 혹은 크리스토프 코흐(Christof Koch)나 줄리오 토노니(Giulio Tononi) 등의 신경과학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과업이다. 수많은 인물들이 씨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종착지는 미지의 세계로 남아, 깃발을 꽂을 정복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역시 100여 년 전 이 난제에 뛰어들었던 인물이었다. 그는 생리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헬름홀츠(Helmholtz)의 숨결이 짙게 베인 독일어권 의과대학의 학풍 속에서 젊은 날 신경학자로 성장하였다. 그런 까닭에 한때 그는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차용하여 정신 과정을 표현하고자 애를 썼다. 우리는 그의 고민을 미완성 원고 「과학적 심리학을 위한 프로젝트(Project for a scientific psychology)」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에서 프로이트는 φ(파이), ψ(프시), ω(오메가)라는 세 가지 종류의 뉴런 군을 상정하였다. φ 뉴런은 말초에 서 전해오는 지각을 매번 변함없이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이고, ψ 뉴런은 가소성이 있어 기억을 표상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이다. 그리고 ω 뉴런은 의식화가 되는 신경이다. 프로이트는 뉴런 사이에 접촉 장벽(즉, 시냅스)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하였고, 거듭되는 촉진 작용에 의해 ψ 뉴런들 사이에 투과성이 변화하는 것이 바로 기억에 상응하는 물리적 현상이라고 예언하였다. 놀랍게도 이는 장기 강화 현상이 밝혀지기 70여 년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인간의 정신을 신경학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그의 시도는 얼마 가지 않아 중단되고 만다. 자신이살던 시대의 지식과 기술로는 뇌의 역동적인 양상을 적절히 살피고 신경학적으로 통찰하기에 역부족임을 깨달았기때문이다. 그리하여 아쉬움을 남긴 채 결국 ‘두뇌의 역동=마음의 역동’이라는 등식에서 좌변을 포기하고서 우변만을 탐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오면 좌변과 우변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게 될 것을 확신하면서 프로이트는 그렇게 후학의 몫을 남겨두었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두뇌와 마음 사이에 얽혀 있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데 첫걸음을 땔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두뇌의 역동을 살펴보기에 괜찮은 시간적, 공간적 해상도를 지닌 몇몇 도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 예로서, 첫머리에 인용한 버트런드 러셀의 물음에 대한 해답도 일부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현대의 신경과학자들은 양안 경합(binocular rivalry)이라고 불리는 고전적인 착시 현상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양쪽 눈에 각각 다른 이미지를 동시에 제시하면 우리는 어떤 광경을 보게 될까? 즉, 한쪽 눈에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게끔 하고, 다른 쪽 눈에는 집이 보이게 하면 시각적 의식에는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얼굴과 집이 겹쳐져 보일까? 언뜻 생각하기에 그럴 법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얼굴… 집… 얼굴… 집…과 같이 두 이미지가 시차를 두고 번갈아 보일 뿐이다. 이렇게 양안 경합이 일어날 때면 뇌에서도 흥미로운 일이 벌어진다. 위계상 대뇌 속 시각 처리의 초기 관문인일차 시각 피질의 뉴런들은 두 이미지를 동시에 공히 부호화한다. 하지만 위계상 더 고위 피질인 하측두엽이나 상측두구쪽으로 진행할수록 뉴런의 발화 양상은 점차 의식적 광경과일치하기 시작한다. 특정 이미지가 보일 때면 특정한 뉴런들이 발화하고, 이미지가 억제될 경우 그 뉴런들 역시 조용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은 흡사 프로이트를 연상케 만든다. 비단 감정이 실린 갈등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장면에서까지도 의식에 어떤 것이 떠오를 것인가 하는 선택은 무의식적인 억압 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일지 모르겠다.

이처럼 프로이트의 직관을 떠올리게끔 하는 신경과학적 발견들은 여러 문헌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과감한 상상이나 치환 혹은 추측’을 거치지 않고서는 이 두 가지 이질적인 학문 분야를 하나로 묶기에 간극이 느껴져, 결정적인 접점을 무엇으로 잡아야 할지 고민하게 될 따름이다.

지금 소개하려는 책 ⼀신경정신분석으로의 초대⼁에서 저자 솜즈(Solms) 부부는 루리아(Luria)의 방식을 차용하여, 혹은 행동신경학에서 근간으로 삼는 원칙 중 하나를 사용함으로써 그 간극을 극복하려고 시도하였다. 그 원칙은 ‘특정한 기능에 이바지하는 주요 구성 요소 기능이 특정한 해부학적 구조물에 위치하고 있다면, 그 구조물을 제거할 경우 그 기능이왜곡되거나 상실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솜즈 박사들은 뇌 속 다양한 위치에 병변이 생긴 환자들을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였고, 정신분석적으로 익히 알려진 개념들이 두뇌에서는 어떤 영역들의 작용에 힘입어 구현되는지, 이중양상 일원론(dual aspect monism)의 입장에서 풀어내었다.

책에서 저자들은 여러 가지 증례들을 제시하며 심리적 표층부에서 심층부로 점점 더 파고 들어간다. 처음에는 브로카 실어증 환자를 살펴보고서 자아의 기능이 근본적으로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그 다음으로 베르니케 실어증의 경우, 사고를 의식화시키는 데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재)발견하고 이를 프로이트의 저작과 대조한다. 더 나아가 좌측 실비안열 주변부의 큰 병변이 생길 경우 언어적으로 매개되는 자아 활동이 거의 운용되지 못함을 살펴본다. 그리고 우측 실비안열 주변부는 전체-대상 카텍시스를 담은 신경학적 구성체 요소임을, 복중측 전두 영역은 일차 사고 과정이 이차 과정으로 묶이는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구성부임을 상술한다.

이 책은 신경정신분석이란 용어를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올린 기념비적인 책이다. 원저가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것을 감안하자면 번역서가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20년 전 나왔던 본서와 비교할 때 최근 마크 솜즈 박사의 글들을 살펴보면, 프로이트가 꿈꿔 왔던 초심리학적 신경과학의 핵심부로 그가 점점 더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현재 그는 또 한 사람의 신경과학자 칼 프리스턴(Karl Friston)과 더불어, 마음의 역동을 자유에너지 원리를 이용하여 표현해 내려 하고 있다. 열역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유기체는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고 난 후, 자타 경계의 내부에서 엔트로피를 최대한 줄이고자 한다. 이를 정보 이론적으로는 놀람(혹은 불확실성)의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은 프로이트가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개념들, 즉 Q, Qη, φ, ψ, ω와 같은 개념들을 그대로 빌려와 이를 수학적 공식으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

마크 솜즈는 consciousness itself라는 제목하에 이에 대해 다룬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직접 번역하여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 헬름홀츠 학파의 이상이 실현되기를 꿈꿨던 프로이트의 소망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April 2020, 3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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