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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her in the Movie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Psychoanal 2019;30:9-17
Published online January 31, 2019;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19.30.1.9
© 2019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Tae Uk Kang1, and Jaehak Yu2

1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Korea,
2J Yu MDs Psychoanalytic Office, Seoul, Korea
Address for correspondence: Jaehak Yu, MD
J Yu MDs Psychoanalytic Office, 34 Yeongdong-daero 85-gil, Gangnam-gu, Seoul 06180, Korea
Tel: +82-2-568-1978, Fax: +82-2-568-1979, E-mail: drjaehakyu@naver.com
Received October 17, 2018; Revised December 13, 2018; Accepted December 21, 2018.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A father is as important as a mother in mental development of a child. A father helps his child get into the world from being embedded into his mother. A father also gives his child a chance to modify harsh inner objects through playing, not competitions. However, some fathers have severe narcissism and castration anxiety to play this role. ‘Guardians of Galaxy Vol. 2’ by James Gunn is a film about two fathers. One father is narcissistic and unable to lose; the other father is not so narcissistic and is able to lose. In the end, one father is killed by his own child and the other father just disappears by himself. It seems to symbolically show what is happening in the child’s inner world. A child’s father sometimes does, but sometimes does not agree to losing. The father of a child sometimes disappears by himself, but sometimes he disappears only after being killed by his child. When a father disappears, he leaves the child a legacy, which is the autonomy of the child and the courage to get into the world. The waning of his father begins from the oedipal phase until when father actually disappears, i.e. he is deceased in an external reality. Therefore, we could say a child acquires their knowledge about the world through his mother, but he gets the courage to go to the world through his father.

Keywords : Father, Fathering, Oedipal phase, Development
서 론

자식이 태어나면 누구나 부모가 된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아버지’가 된다. 고전적 가족구조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아버지는 자녀와 함께 있을 시간이 없다. 밖에서 돈을 벌어오느라 아버지가 부재한 곳에 아이와 엄마는 함께 있고 엄마를 통해 세상을 배우던 아이는 엄마가 기다리는 것을 따라 아버지를 기다린다. 비 오는 날 엄마와 함께 아버지를 마중 나가는 아이는 자신이 아빠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엄마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는 엄마를 통해서 그들 밖의 아버지를 만나고 접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의 마음 안에서 엄마의 존재의 의미, 그리고 아버지의 인식을 통한 정신분석적 발달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위니캇(Winnicott 1953)은 엄마는 아이가 최초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을 도와주는 존재라고 한다. 아이가 태어난 100일 동안 엄마는 모성 몰두(maternal preoccupation) 상태가 되어 아이의 정서적, 신체적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주게 된다. 그때 아이는 자기 자신이 그 공급을 창조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엄마의 모성 몰두 시기가 지나고 커가는 아이의 욕구와 필요가 다양해질 때 아이는 원하거나 필요해도 충족되지 못하는 객관적 현실(object reality)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발생하는 아이의 좌절과 불안을 어머니가 충분히 견디어 준다면 아이는 안아주는 환경(holding environment)에서 자라고 내적 세계와 외적 현실 사이의 균형을 배우게 된다.

클라인(Klein 1946)은 엄마가 아이의 내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환상을 투사받고 그것을 다시 돌려주며 내적 세계의 통합을 도와주는 존재로 묘사했다. 그녀는 환상(phantasy)이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보았고 따라서 성애적 충동(libidinal impulse)과 공격적인 충동(aggressive impulse)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비온(Bion 1963)은 무의식적 환상에 의해 분열된 아이의 투사물을 엄마가 견디고 담아주는 것을 강조했다(container-contained). 이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부정적 투사물에 의한 불안과 우울을 견디며 아이는 세상에 관한 지식을 얻어 나아가게 된다.

엄마를 통해 현실을 알게 되고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은 아이에게 아버지는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아버지는 엄마-아이 모체(mother-infant matrix) 바깥에서 발견되는 최초의 사람이다. 그러나 아이는 인지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아이-엄마, 아이-아빠의 이자적 관계(dyadic relation) 이외에는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다 아이가 3살이 될 무렵, 그는 내적 세계에서 대상의 표상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대상 항상성(object consistency)을 얻게 된다. 아이는 자기 자신이 없이도 존재하고 활동하는 대상들을 인식하게 되고 아이 자신이 관련되지 않은 그들만의 관계에 눈을 뜨게 된다. 이에 따라 아이는 아이-엄마-아빠의 삼자 관계(triadic relation)의 경험을 겪기 시작한다. 이자 관계에서 삼자 관계의 전환에는 다양한 경험이 수반된다. 아이는 ‘엄마-아빠’ 그들만의 관계를 알게 되고 어느 한 부모로부터의 사랑의 독점을 포기해야한다. 애착하는 대상이 동시에 경쟁자가 되기도 하며 소외의 두려움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그는 다양한 감정과 갈등(oedipal conflict)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블랑크(Blanck 1984)는 분리 개별화 과정(separation individuation process)으로서의 오이디푸스 시기(oedipal phase)를 주목했다. 이 시기에 아이는 엄마-아이 모체(mother infant matrix) 밖에 나타난 아빠를 통해서 이전보다 복잡한 갈등을 겪게 되지만 이를 통해 엄마로부터 나와 새로운 대상을 찾기 시작하게 된다. 즉, 아이는 아버지를 통해 보다 넓은 세상, 어른의 세상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편, 오이디푸스 시기의 신체 손상에 대한 두려움(혹은 신체 손상에 대한 환상) 그리고 사랑 상실에 대한 불안과 환상은 강렬한 것이다. 아이는 이전 시기(preoedipal phase)에 엄마에게 그렇게 했듯이, 가혹한 내적 대상을 아빠에게 투사한다. 그리고 이전 시기에 엄마에게 그렇게 느꼈듯이 아이는 아빠에게 박해 불안을 느끼며 또 한편 대상의 손상에 대해 염려하게 된다. 엄마가 이전에 안아주기와 담아주기(holding and containing)를 통해 그렇게 했듯이 아빠는 놀아주고 경계를 설정해줌으로써 아이가 박해 불안과 공격성을 다루고 지나치게 압도되지 않고 자율성(autonomy)을 가지고 규칙(rule)을 갖게 돕는 역할을 한다.

오이디푸스 시기에 아빠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어머니의 영향이 너무 클 수 있다. 이때 엄마는 아이의 모든 요구를 맞춰준다. 그녀는 불안한 엄마일 수 있고 때로는 너무나 민감한 어머니일 수 있다. 혹은 그녀는 아이와의 공생적 관계가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상실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에게 삼켜진 상태(engulfment)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자율성(innate autonomy)을 상실한 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어떤 아빠는 아이에게 놀이에서 져주지 못한다. 자기애적인 문제를 겪고 있거나 그 자신 역시 거세 불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버지는 자녀가 자신을 뛰어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아이가 자신을 정신적으로 살해(psychic murder)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런 아빠는 아이가 자율성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방해한다(Loewald 1979). 부모 본인의 자아이상의 일부가 되어 버린 아이는 분리-개별화되지 못하고, 그들의 자기애적 연장이 되어 버린 채 생기(vitality)를 잃어버린다. 이는 자기애적 시대인 오늘날 많은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고통이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가오갤) 시리즈는 아버지가 없는 주인공 피터 퀼이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며 모험하는 이야기이다. 그는 부재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났지만 그 아버지는 자기애적이다. 한편, 이 영화에서는 충분히 좋은 아버지(good enough father) 또한 숨겨져 있다. 퀼은 이 상반된 두 아버지를 경험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가 어떠한 존재였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아버지로서 어떤 면의 발전은 방해했지만 또 다른 어떤 면의 발전에는 기여하였는지를 보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본 론

이 영화는 미국 만화 출판사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의 작품들을 영화화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중 한 작품으로 원작인 가오갤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원작의 배경, 줄거리, 인물들에 많은 수정을 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오갤 시리즈는 2014년 지구와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가오갤 시리즈 1편에서 주인공인 피터 퀼(혹은 스타로드, Star Lord)은 아버지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는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유명 배우인 데이비드 해셀호프(David Hasselhoff)라고 허풍을 치고 아버지가 자주 출장을 가기 때문에 만나 볼 수 없다고 변명하곤 했다. 퀼이 10세가 될 무렵 어머니는 뇌종양을 앓게 된다. 어머니는 죽기 전에 퀼의 아버지가 별에서 온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고 주위에 말했지만 모두 그런 그녀가 뇌종양 때문에 헛소리를 한다고 여겼다. 이내 어머니는 죽고 방황하던 퀼은 우주 도적단에 의해 납치된다. 지구를 벗어난 그의 모험이 시작된다. 퀼은 우주 도적단의 수장인 욘두에 의해 단원의 일원으로 자라난다. 욘두는 퀼에게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지만 이 둘의 관계는 종종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묘사된다. 도적 단원들은 욘두에게 ‘피터한테만 무르다’며 불평한다. 퀼은 낯선 환경에서 적응을 하며 모험을 할 때 항상 어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낡은 워크맨(walkman)에 담긴 ‘끝내 주는 노래 모음집 1집’ 카세프 테이프를 들으며 위안을 얻고 용기를 낸다.

퀼은 욘두의 영향으로부터 탈출하고 각자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과 만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라는 팀을 결성한다. 욘두는 퀼을 잡으러 오지만 흥미롭게도 이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우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욘두가 나타난다. 욘두는 수 차례 퀼에게 속고 속아주지만, 결과적으로 매번 퀼을 도와준다. 욕망과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결성된 가오갤 팀에게 거대한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작은 동정심을 가지고 행동하다가 한 행성을 구하며 얼떨결에 거대한 우주적 명성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는 차마 꺼내어 보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을 열어 보고, 어머니가 선곡한 ‘끝내 주는 노래 모음집 2집’을 듣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의 줄거리

가오갤 2는 가오갤 1으로부터 3개월 뒤의 이야기로 주인공인 피터 퀼이 아버지와 만나고 아버지와 헤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의 초반부에 퀼과 그의 동료들의 우주선은 거대한 무리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그들은 갑작스레 나타난 퀼의 생물학적 아버지 에고(Ego)의 구원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강력한 힘으로 거대한 무리를 해치워 버린 아버지 에고는 고대 우주 종족으로 일종의 신(god, celestials)이었다. 퀼은 처음으로 아버지와 조우했고 아버지 에고는 자신의 행성으로 퀼과 가오갤 단원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에고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그들에게 소개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에고는 텅 비어 있는 공간에서 홀로 태어났다. 처음 그가 깨어났을 때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는 아무 것도 할수 없었다. 그곳은 절대적으로 혼자 있는 공간이었는데(“I am entirely alone”) 수백만 년이 지나서 그는 빛에 반응하는 능력을 이용하여 자신을 둘러싼 물질들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법을 익혔다. 그는 물질들로 자신을 한 겹씩 한 겹씩 둘러쌌고 그것은 층이 되어 결국 자신을 중심에 둔 구형의 행성 ‘에고 행성(Ego planet)’을 창조했다.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여전히 한 가지 부족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 의미였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다른 생명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지구에서 만난 사람이 퀼의 어머니인 메레디스 퀼이었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그 결과 퀼의 어머니는 주인공 피터 퀼을 임신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버지 에고는 퀼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이상적인 아버지였다. 그는 신으로 유능했고 사랑이 많고 인자해 보였다. 에고는 퀼 역시 자신처럼 빛에 반응하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둘은 퀼이 창조한 공을 가지고 여느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그러하듯이 캐치볼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퀼은 자신 역시 절반은 신이라는 것과 자신에게도 비로소 가족이 생겼음에 흥분하고 만족해 한다. 퀼이 행복에 빠져 있을 무렵 퀼의 동료이자 퀼과 사랑하는 관계인한 여성 멤버(가모라)는 완벽한 에고 행성에서 무언가 불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우연하게 수많은 유골이 있는 동굴을 발견하게 된다. 장면이 바뀌어 에고와 수많은 유골의 존재를 모르는 퀼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에고는 자신의 의도와 목적을 퀼에게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 뒷부분을 이어 나간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에고는 이내 다른 생명들과 조우했지만 그것은 에고에게 무척 실망감을 주었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의미가 다른 존재들 속에서 함께 지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확장(expansion)에 있음을 깨닫고 모든 것을 자기 자신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부족했기에, 자신의 능력을 가졌으며 자신의 목적을 돕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외계 행성의 수많은 종족들과 교미를 하고 자신의 자손을 낳았던 것이다.

퀼의 동료가 발견했던 유골들은 에고의 기준에 맞지 않아 에고에게 모두 살해당했던 에고의 자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에고는 (이후 퀼에게 아버지 역할을 하게 되는) 욘두에게 자식들을 자신에게 데리고 오도록 의뢰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욘두는 퀼을 에고에게 데리고 가지 않고 자신이 키웠던 것이다. 에고를 실망시켰던 다른 자식들과 달리 퀼은 빛에 반응하는 능력이 있었다. 에고는 퀼에게 영원한 것(eternity)을 보여주며 모든 것을 에고 자기 자신으로 확장시키려는 그의 의도에 퀼을 동참시키기 위해 유혹한다(seduce). 에고는 기뻐하며 “존재하면서 처음으로 혼자가 아니다(For the first time in my existence, I am truly not alone)”라고 외친다.

영원한 것을 보고 느끼며 황홀해 하며 에고에 설득이 되어 가던 퀼은 이내 친구인 동료들을 걱정하며 머뭇거린다. 에고는 자기 자신과 퀼이 그런 하찮은 존재 이상의 것이라고 하며 퀼을 다시 설득해낸다. 이어 에고는 퀼의 어머니인 메러디스 퀼을 사랑했고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하마터면 자기 자신의 확장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잊어버리고 그녀에게 정착을 할 뻔했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자기 확장을 위해 메러디스 퀼에게 암세포를 심고 희생시켰다고 퀼에게 고백한다. 정말로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 이 말에 퀼은 제정신이 들었고 에고를 공격하며 에고를 거부한다. 그러나 퀼은 강력한 에고의 능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어머니의 유일한 유산인 음악이 담긴 워크맨이 에고에 의해 파괴된다. 이때 욘두가 퀼을 구해준다. 그리고 욘두는 빛과 반응하는 능력으로 공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퀼에게 조언을 한다. 퀼은 자신과 함께했던 어머니, 욘두, 동료들과의 사소하지만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고 빛에 반응하는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에고에 대응한다. 결국 퀼과 가오갤 멤버들은 합심하여 에고를 물리친다. 에고의 중심부의 폭탄이 터지기 전 에고는 퀼에게 자기 자신이 없으면 퀼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해진다며 만류했지만 퀼은 “그게 뭐 어떠냐”며 대꾸하고 에고를 제거한다. 아버지 에고를 살해하고 아버지와 아버지의 능력을 상실한 퀼은 에고 행성의 폭발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처럼 무기력하게 우두커니 서 있는다.

죽음을 맞이하는 퀼을 구해주는 것은 그의 또 다른 아버지 욘두였다. 그들은 에고 행성의 폭발을 피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로 날아간다. 욘두는 “씨를 뿌렸다고 아버지라고 할 순 없지. 제대로 못 키워서 미안하다. 널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었어”라고 하며 하나밖에 없는 우주복을 퀼에게 씌우며 희생을 선택한다. 생물학적 아버지인 에고 행성이 완전히 소멸할 때 상징적인 아버지인 욘두 역시 죽음을 맞이한다. 욘두의 희생으로 퀼은 자신의 진짜 아버지가 욘두였고 그가 평생 찾았던 이상적인 아버지는 사실 바로 늘 함께 있었던 평범한 욘두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퀼은 욘두가 자신에게 남긴 300곡이 들어 있는 음악 장치 준(JUNE)을 발견한다. 퀼이 그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받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마치 죽어가는 어머니가 퀼에게 음악을 유산으로 남겼던 것처럼 욘두 역시 그에게 음악을 유산으로 남겼던 것이다.

에고의 결핍과 자기애

에고는 낯선 곳에서 혼자 태어난다. 감독인 제임스 건(James Gunn)은 코멘터리 영상에서 에고의 탄생은 무(無)에서 홀로 태어나는 힌두교 신화를 참고했다고 언급한다(Gunn 2017). 에고는 완전히 혼자인 채로 수백만 년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존재한다. 이는 아이의 필요와 요구를 부모가 채워주지 못하는 순간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아이는 필요를 충족하지 못할 때 현실(reality)에 홀로 남겨지게 된다. 일차 사고 과정을 하는 단계의 아이에게 이 순간들은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다(Bettelheim 1976). 아이는 통합되지 않고 조각난 경험으로 무력해지고 충분히 비춰지지(mirroring) 못한 아이는 자기애적 손상(narcissistic injury)을 경험한다(Kohut와 Wolf 1978). 퀼의 아버지인 에고는 이러한 자기애적 손상으로 인한 병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고는 존재의 의미를 찾고 채우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러나 그가 찾은 다른 존재들은 그의 높은 기준에 모두 실망스럽다. 자신을 키워주는 부모가 없었던 그에게 자기애를 충족시켜 줄 자기대상(selfobject)이 부재했다. 에고는 자기대상이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자기대상으로 변형되는 경험을 할 수 없었고 자신의 자기애를 건강하게 발달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자기 자신으로 만들고자 하며 그것이 유일한 의미가 되었던 것이다. 늘 혼자였던 그는 역설적으로 부족한 타인들을 견딜 수 없었고 전부가 자기 자신인 혼자인 상태를 추구한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자기 자신이 담겨 있는 경험(mind mindedness)을 해본 적이 없는 에고는 스스로 존재하는 의미와 가치를 가지기 힘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필사적으로 존재의 의미를 찾으러 다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에고의 대상 추구(object seeking)와 행동 패턴은 병적 자기애 성격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에고가 퀼의 어머니 메러디스 퀼을 만났을 때 그는 그녀의 눈에 담겨 있는 자기 자신을 잠깐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감독의 코멘터리 영상에서 에고는 그녀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꼈다고 언급한다. 그는 잠깐 머뭇거리고 그녀에게 정착할 뻔했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는 자신의 확장이라는 숭고한 목표를 위해 그의 소중한 것들을 파괴한다. 그녀에게 암세포를 심고 그녀의 유산인 카세트를 파괴한다.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영원(eternity)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사소하지만 자신을 비춰주고 담아주는 존재들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많은 자기애적 환자들에서도 보인다. 코헛(Kohut 1971)은 건강한 자기애를 언급하며 현실적인 자기대상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성숙(maturation)이라고 역설한 바가 있다. 병적 자기애 성격을 가진 사람은 의미를 찾기 위해 과도한 자기대상을 추구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희생시키고야 만다.

퀼의 결핍과 존재 의미

퀼은 아버지 없이 태어난다. 그렇지만 그의 어머니는 충분히 좋은 어머니로 보인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와 같이 보냈다. 그는 어머니의 좋은 것들-사랑, 음악과 다양한 대중문화-을 충분히 누리며 행복했지만 어머니에게 함입(engulfment)된 채로 자랐던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퀼이 그녀의 어머니 성인 퀼을 따르고 있는 것은 이러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에게 외할아버지가 있었지만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는 이상적인 아버지로 근육질의 멋진 배우 ‘해셀호프(약간 마초 기질이 있어 보이는 배우이다)’로 상상하며 때로는 동일시하였다. 그는 이상적인 아버지를 꿈꾸고 상상했지만 현실적인 아버지와 놀아보지 못했던 아이였고, 10살이 될 무렵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죽게 되었다. 그는 방황하였고 우주 도적단에 납치된 채로 갑작스럽고 강제적으로 세상에 던져지게 된다. 어머니가 없어진 그는 어머니의 유산인 음악을 들으며 욘두를 통해 차디찬 현실을 익히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게 된다. 욘두가 실제로 아버지의 역할을 했지만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의 기준에 욘두는 아버지로서 부족했다. 그는 도적단의 수장이었고 해셀호프처럼 멋진 근육질도 아니었고 말도 되지 않는 농담을 지껄여 놓을 뿐이었다.

그러나 퀼은 어머니의 눈에 충분하게 담겨 있었고 그 또한 어머니 눈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다. 에고와 달리 퀼은 어머니와 애착을 형성할 수 있었고, 이는 세상과 관계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만들고, 건강한 대상관계의 기반이 되었다. 퀼과 에고의 이러한 차이는 그들이 전혀 다른 삶의 동기를 살아가게 만들며 전혀 다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주인공 퀼 역시 아버지가 그렇게 했듯이 영원한 것에 잠깐 흔들렸다. 그렇지만 그에게 그 사소한 사람들, 하찮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존재를 담아주고 비춰주는 존재였기 때문에 그는 에고의 확장에 반기를 든다. 퀼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자신의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발견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해 보이지만 그것들을 파괴해버리는 에고의 확장에 저항한다.

두 아버지 비교

에고는 어떤 의미로 전지전능한 아버지이지만 동시에 이내 폭군이 되어 버리는, 제 자식을 잡아먹어 버려 자기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버리는 크로노스처럼, 나쁜 아버지이기도 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에고와 퀼, 두 아버지는 많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

1) 에고가 자기 자식들을 해치는 것을 안 욘두는 퀼을 에고로부터 구해준다. 에고는 무수한 무리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퀼을 전능한 힘으로 구해주면서 등장한다.

2) 퀼은 욘두에게 총을 쏘는 법을 배웠고 퀼은 에고에게 빛에 반응하는 능력을 이용해서 공을 만드는 법을 배운다. 둘 모두 퀼의 성장에 기뻐하고 격려한다.

3) 둘은 자기 목적을 위해 퀼을 이용한다. 에고는 자신의 확장을 위해 퀼의 능력을 이용하려 하며 욘두는 우주 속에 산재되어 있는 보물을 얻기 위해 퀼을 이용하려 한다.

4) 퀼이 에고를 물리치고 에고가 폭발할 때 욘두 역시 죽는다. 에고를 이상적인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퀼은 욘두가 자신이 어릴 때부터 상상했던 이상적 아버지(해셀호프)였다며 추모한다.

차이점

1) 에고는 자신의 확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퀼을 낳고 찾는다. 에고는 반항하는 퀼을 자신의 에너지를 위한 배터리로 만들어 버린다. 욘두 역시 퀼을 키우면서 자신의 목적에 그를 쓰기도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에너지로 쓰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

2) 욘두는 퀼의 성장에 대견해한다. 그는 자신을 뛰어넘는 퀼의 속임수와 처세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뜨렸지만(가오갤 1) 에고는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아들의 성장과 반격에 당황한다(가오갤 2). 욘두는 자신이 가지려고 분투했던 보물(파워 스톤, power stone)을 퀼에게서 빼앗아 가는 한편, 퀼의 성장에 놀라워한다. 하지만 그는 퀼의 바꿔치기로 이내 다시 보물을 빼앗긴 것을 알게 되는데 그는 분노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복잡미묘한 웃음을 터뜨린다(‘내가 한방 먹었군’과 같은 웃음으로 보인다). 반면, 에고는 퀼의 반격에 놀라고 두려워하는 듯한 표정을 보인다. 자기의 확장이라는 에고의 목적이 퀼에 의해 좌절될 수도 있음을 떠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욘두는 질 수 있었지만 에고는 결코 질 수 없었다.

3) 욘두는 퀼의 소중한 것을 존중하고 스스로 나아가도록 허용해준다. 반면 에고는 소중한 것을 파괴하고 독립을 허용하지 않는다. 욘두는 퀼을 위해 MP3 기계인 준(JUNE)을 구해준다. 반면, 에고는 자신의 숭고한 목적을 위해 퀼의 소중한 것을 파괴한다. 그리고 동료마저 파괴하려 한다. 욘두는 퀼의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퀼의 편에 서서 싸우지만 에고는 퀼을 자신의 목적에 맞추도록 설득하고 강요한다. 그는 퀼의 자율성을 파괴한다.

4) 에고는 퀼과 동료들에게 파괴되고 살해당하지만 욘두는 퀼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어놓는다. 한 명은 강제적으로 사라졌지만 다른 한 명은 자식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며 물러난다.

욘두는 전지전능하기에는 부족한 현실의 아버지처럼 보인다. 그는 퀼을 자신의 목적에 사용하기도 했지만 끝내는 퀼의 커 나가는 것을 바라보고 독립을 허락하고 져주기도하는 아버지이다. 그는 끝내 아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소멸시키는 아버지이다. 반면, 에고는 자신의 자기애적 목적을 위해 자녀를 자기애적 연장(narcissistic extension)으로 사용하는 아버지이다. 그는 자기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식의 소중한 것을 가차 없이 없애고 거세해 버리는 아버지이다. 또한 그는 절대로 지지 않으려는 아버지이다. 물론 그는 평범한 인물이라기보다 전지전능에 가까우며 상반된 두 모습을 가진 신화적 인물로 내적 대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아버지이다.

충분히 좋은 아버지(Good enough father)와 자기애적인 아버지(Narcissistic father)

두 아버지는 오이디푸스 시기부터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아버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전오이디푸스 시기에 아이는 무의식적 환상에 의한 가혹한 내적 대상을 어머니의 도움으로 수정하게 된다. 이러한 기회는 오이디푸스 시기의 아버지를 통해 다시 한 번 제공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자 관계에서 삼자 관계로 이행하고 정착하는 시기에 아이의 내적 세계는 다시 요동치며 다양한 경험과 갈등을 겪게 된다. 아이는 부모를 공격하고 보복당하고 손상을 주고 거세되는 환상을 가지게 된다. 이때 충분히 좋은 아버지는 자신의 부인을 차지하려는 아이의 도전에 자기애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아이의 갈등과 불안을 흡수하고 소화하며 변하지 않고 좋은 것으로 되돌려준다. 그때 아이는 박해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던 내적 대상을 수정하며 건전한 초자아(superego)를 형성하고 현실에 나아가게 된다. 오이디푸스 이후 시기 아버지는 욘두처럼 아이에게 주도권을 허락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며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아이가 새로운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자신은 비켜준다. 놀아주며 때로는 이기고 지면서 죄책감 없이 부모를 뛰어넘는 법을 알려주며 미래를 준비시킨다.

르월드(Loewald 1979)와 오그던(Ogden 2006)은 오이디푸스 시기부터 일어나는 자식과 부모(혹은 아버지)와의 투쟁에 대해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아이의 내적인 자발성(innate autonomy)과 아이 자신이 사랑하고 의지하는 부모의 영향과의 충돌이 오이디푸스 갈등의 핵심이다. 아이의 해방(emancipation)에 대한 욕구는 부모의 권위(parental authority)에 대한 도전, 반항으로 나타나고 아이는 내적으로 부모 살해(parricide)를 하게 된다. 그것은 동시에 아이가 의존하고 사랑하는 부모의 죽음이기도 한데 아이는 이내 죄책감(guilt)을 가지게 된다. 죄책감을 가진 아이는 서서히 부모를 동일시하고 내재화하면서 점차 자신의 힘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며 한 세대는 다음 세대에 자신의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이와 달리 자기애적 아버지는 아이를 자기의 연장으로 여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가 좋아해야 하며 자기가 관심을 가지는 것에 아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아버지 밑에서는 가혹한 내적 대상을 수정할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한다. 에고와 같은 아버지 밑에서 아이는 에고처럼 가혹하면서도 거대한 초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좀처럼 지지 않는 아버지는 오이디푸스 시기 이후의 아이가 주도권을 가지고 세상에 나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지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와 놀아줄 수 없다. 아이는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내적으로 질 줄 모르고 소멸할지 모르는 아버지를 어떻게든 제거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자신의 성장과 심리적 독립을 위해 평화적 이양이 아닌, 아버지를 살해하고 나서야 간신히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이 두 아버지는 우리가 현실의 아버지를 경험할 때 마음속으로 경험하는 아버지의 두 모습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아버지는 욘두처럼 져주기도 하지만 에고처럼 지지 않기도 하며 욘두처럼 소중한 것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에고처럼 소중한 것을 파괴하기도 하고 욘두처럼 사라져 주기도 하지만 에고처럼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마음속의 아버지가 에고와 같은 사람은 내적인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으면 그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지도 모른다. 반면, 마음속의 아버지가 욘두와 같은 사람은 자신을 위해 내적으로 소멸한 아버지를 위해 애도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든 아이는 자라게 되어 있고 아이가 커 감에 따라 부모는 필연적으로 자리를 내어주며 자녀는 자기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자녀 마음속의 부모는 점차 사라지며 자녀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내적인 살해에 대해 죄책감을 가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과 유산

퀼의 두 아버지 욘두와 에고는 죽음을 맞이한다. 퀼은 나쁜 아버지와 동시에 죽은, 좋은 아버지를 애도하고 기념한다. 나쁜 아버지가 사라지며 퀼의 빛과 반응하는 능력이 사라졌지만 좋은 아버지는 사라질 때 퀼에게 유산을 남긴다. 그것은 ‘300곡이나 들어있는’(퀼은 300곡이나 들어있다는 말에 놀란다) 음악 장치 준(JUNE)이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죽어가며 남긴 최신 가요 모음집과 같이, 퀼이 혼자 있거나 모험을 할 때 그리고 평상시에 위안을 얻고 힘을 얻는 음악인 것이다. 그 음악이 있는 곳은 퀼에게 부모의 사랑과 마법이 존재하는 이행기 공간(transitional space)으로 변하며 주인공은 차디찬 현실 속에서 쉴 수 있고 용기를 가지고 현실 속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워크맨의 음악과 준의 음악이 주인공인 퀼에게 공통적으로 이행기 대상(transitional object)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대상과 이 대상을 통해 창조된 공간(transitional object and transitional space)을 통해 퀼은 가오갤 멤버와 같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고 분열하지 않고 통합하며 사랑과 우정이라는 내적인 가치를 지키는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선물은 전편에서 어머니에게 받았듯이 가오갤 2에서는 보다 확장된 형태(300곡)로 아버지에게 받는다. 비록 아버지는 죽었지만 퀼은 변하지 않고 죽지 않는 음악을 유산으로 받았던 것이다.

부모상(parental figure)의 죽음과 유산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신화에서 되풀이된다. 파괴되거나 살해된 부모가 나오고 그로 인해 자녀들은 새로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크로노스와 제우스의 신화a, 중국의 반고 신화b, 제주도의 설문대할망 신화c가 그것이다. 그들은 살해당하거나 죽지만 동시에 유산인 새로운 세상을 남기며 자녀들은 부모가 없는 삶을 계승하게 된다. 그들의 부모는 패배당하고 살해당했지만 후손에게 뭔가를 남긴다. 부모는 외견상 사라지지만 희생을 하며 자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존재이다. 한편, 부모(특히, 아버지)에게는 극중 인물 에고와 같이 독단적이고 자기애적인 부분 역시 실제로 존재한다. 그들은 자신의 야망, 자신의 자기애적 확장(narcissistic extension)을 위해 자식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식을 희생시키고 자식의 내적 세계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움으로써 자식을 자기 자신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한다.

우리 현실의 아버지는 욘두와 에고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그들을 뛰어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때 그들의 유산을 접하게 되는데 우리는 내적으로 그들을 살해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게 되며 그들을 기림으로써 그들을 부활시키고자 한다.

아이의 죄책감과 성장

전능한 아버지인 ‘에고’를 살해한 주인공 ‘피터 퀼’은 아버지 에고의 폭발 속에서 자신도 역시 죽음을 기다린다.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아버지는 형태가 없는 모래로 변하고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그의 손에서 빛과 반응하는 능력 역시 사라진다. 그는 아버지를 살해한 후 상실감, 무력감 그리고 죄책감을 느끼는 듯하다. 능력과 의미를 잃은 그는 에고 행성의 폭발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전능한 아버지의 능력에 기인한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무력한 퀼을 구해주는 것은 전투와 폭발 속에서 살아남은 아버지 욘두이다. 그러나 이내 욘두는 하나밖에 없는 우주복을 아들인 퀼에게 착용시키고 자신은 희생하고 만다. 그때 에고 행성 역시 폭발한다.

아이가 편집 분열 위상(paranoid schizoid position)에서 살해한 아버지는 동시에 그가 의존했던 좋은 아버지였다. 그는 우울 불안과 죄책감에 빠지고 다시금 좋은 아버지를 부활시키려고 하게 된다. 아이는 마음의 한곳에 살아난 아버지를 모시게 된다. 그것의 다른 이름은 동일시(identification)이다. 아버지가 남기는 유산이란 바로 그것이다. 아이는 아버지의 좋은 것을 따라하며 아버지의 좋은 부분을 다시 회생시키고자 한다. 이기면서도 기꺼이 져주는 아버지를 가진 아이는 좋은 아버지가 살해당하면서도 여전히 살아 있음을 경험하게 되며 아버지가 내적으로 사라지더라도(fading) 살아남은 좋은 아버지를 쉽게 동일시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져주지 않는 아버지를 내적으로 살해한 아이는 자신의 공격성에 대한 박해 불안으로 가혹한 아버지에 내적으로 압도되고 거세되어 버린다.

아이는 두 아버지의 모습을 가진 실제 아버지를 경험하면서 내적으로 그를 살해하는데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하나는 편집적 죄책감(paranoid guilt)이며 다른 하나는 우울적 죄책감(depressive guilt)이다. 편집적 죄책감에 싸여 버린 아이는 다시금 박해 불안에 시달리며 그의 가혹한 공격성은 수정되지 못한 채로 가혹한 아버지와 동일시하게 되며 거세되어 버린다. 반면, 우울적 죄책감을 가진 아이는 내적인 아버지의 소실(loss)을 애도하며 아버지의 좋은 것을 동일시하게 되는 것이다. 아버지 에고의 죽음과 더불어 자신의 능력이 사라져 버린 퀼을 구원해준 것은 조금 더 오래 살아남은 좋은 아버지 욘두였다. 아버지의 내적 죽음 앞에서 무력해져 버린 아이를 다시금 현실에 살아남게 해주는 것은 마음속에 미세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좋은 아버지의 출현이며 아이는 그 아버지와 동일시하며 부모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고아가 되지 않고 성인이 되어 가게 되는 것이다.

어른의 죄책감과 애도

가오갤 2에서의 욘두는 죽고 끝내 부활하지 않는다. 코멘터리 영상에서 제임스 건 감독은 욘두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다고 한다. 감독은 욘두가 죽지 않는 시나리오를 만들고자 노력했고 그가 극적으로 살아나게 되는 반전을 계획했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결말이 진실이 아닌 것 같아(very false, very not true) 결국 욘두가 희생하고 죽는 방향으로 결말을 내렸다고 한다.

52세(1966년생)의 감독에게 욘두, 즉 아버지의 부활은 더이상 진실이 아닌 것일 수 있다. 감독은 이 영화의 많은 부분들을 자신과 동일시시키곤 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의 퀼의 고향은 원래 콜로라도였지만 극 중 고향은 감독의 고향인 미주리이며 극 중에서 감독의 지인들과 가족들이 자주 카메오로 출현을 하며 감독 자신이 즐기는 음악과 그리고 자신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곳들이 영화 곳곳에 녹아져 있고 영화 시사회에서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영화 주인공 피터 퀼은 감독 자신이기도 한 것이다. 중년의 감독에게 아버지의 계속적인 부활은 거짓에 가깝다. 중년의 사람에게 부모는 더 이상 부활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제는 유산을 남기고 완전히 사라져 버릴 존재이다. 가오갤 2에서 감독은 아버지의 부활이 아니라 완전히 사라질 아버지의 예기된 애도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현실(reality)에서의 아버지의 예기된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상반된 두 아버지의 모습은 현실에서 자식이 나이 들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두 가지 이미지를 반영한다. 아버지는 매우 강하고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일부로 자식을 대하고, 아들은 반항하고 투쟁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전능하다. 마음속에 손상되지 않는 강력한 아버지이다. 그러나, 어느덧 자식이 성장을 하고 자식의 공격성이 아버지를 능가할 때 그 아버지는 정말로 불가역적인 패배를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서 에고 역시 불가역적 패배와 죽음을 맞이한다. 욘두의 모습은 나이가 듦에 따라 발견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는 도덕적이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지만 현실에 있으며, 한계가 있지만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려고 끝까지 노력하고 때로는 희생을 하는 아버지이다. 이상적인 아버지는 강력하고 가혹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현실의 아버지는 한계가 있는 존재로 그동안 희생을 해왔다는 것을 우리는 점차 인식하게 된다. 한 사람이 자라면서 아버지의 노화를 통해 한 아버지 안에서 이렇게 두 가지 심상의 아버지를 내재화할 수 있다. 이러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에 우리의 내적 세계는 아버지 살해의 신화로부터 오는 죄책감을 극복하고 아버지의 것을 유산으로 받으며 아버지를 애도할 수 있는 것이다.

결 론

영화 ‘가오갤 2’는 아버지를 경험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버지 에고는 전능했지만 자기 마음대로였고 자기애적 연장선에서 자식을 대한다. 자식은 자신의 내적 세계를 획일화시키는 아버지의 시도에 반항하고 공격하지만 아버지는 죽지 않고 이내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동시에 자식을 사랑하고 조언을 해주며 자식의 세계를 존중해주는 욘두이기도 하다. 아버지와 아들의 수많은 투쟁은 아들이 성장하면서 그리고 아버지가 나이가 듦에 따라 역전된다. 아버지는 힘이 없으며 불가역적으로 파괴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때 아버지의 자녀들은 아버지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그들은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무의식적 환상으로 우울해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과 불안은 아버지의 사랑으로 달래어진다. 우리는 아버지가 우리에게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희생한 것이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애도하도록 도와준다. 퀼이 늘 자신을 감싸는 음악으로 새롭고 낯선 세상을 살아가듯이 우리는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살해가 아닌)을 통해 애도할 수 있고 그를 동일시하며 덧입을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든 자녀에게 아버지는 결국 완전히 사라지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유산은 자녀의 살과 피가 되며 자녀 역시 자신의 자녀에게 살과 피를 물려주게 된다. 그것을 우리는 세대의 계승이라 부른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Footnotes
a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거대한 혼돈 상태에서 태어난 최초의 신인 땅의 여신 가이아의 자식이다. 우라노스는 자신의 어머니인 가이아 와 교합을 했고 가이아는 여러 신들을 낳았다. 그러나 그들, 우라노 스의 자손들은 괴물과 같은 모습을 했고 그것이 수치스러웠던 우라 노스는 그들을 지옥인 타르타로스에 가둬 버렸다. 그러나 가이아는 자신의 자녀의 고통에 괴로워했다. 이후 우라노스의 막내 크로노스 는 어머니 가이아의 도움으로 아버지인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버리며 물리치는데 이때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에게 자신의 운명에 관한 예언을 듣는다. 그것은 크로노스 역시, 우라노스처럼 자신의 자녀에게 쫓겨나고 권좌를 빼앗기리라는 것이었다. 이 예언 때문에 크로노스는 자신의 자식들이 태어나는 대로 잡아먹었다. 그러나 크 로노스는 결국,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신의 아내의 배신과 자신의 장성한 아들 제우스에 의해 쫓겨나고 제우스는 그의 아버지인 크로 노스를 타르타로스에 가둬 버린다. 그리고 제우스는 그의 형제, 자 매들과 아버지인 크로노스가 없는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b 최초의 우주는 한 덩어리의 혼돈으로 존재했고 그 모습은 마치 거 대한 달걀과 같았다. 큰 달걀 속에서 반고가 태어났는데 그는 그 안에서 잠에 든 채로 자랐다. 반고가 태어난 지 1만8천 년이 지난 시점 그는 깨어났는데 어두운 혼돈을 답답해하며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어두운 혼돈인 큰 달걀을 깨어 부셨다. 큰 달걀이 부숴지며 하늘과 땅이 갈라졌는데 그는 하늘과 땅이 다시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하늘을 받치고 지냈다. 1만8천 년이 지난 후, 하늘과 땅이 굳 어져 그것은 다시 합쳐질 수 없었는데 그제서야 반고는 쓰러져 죽 어갔다. 그때 그의 몸은 태양, 달, 별, 산, 강, 나무, 바람, 구름 등의 새로운 세상을 이루는 구성물이 되었다.
c 옥황상제의 딸 설문대는 치마 폭으로 흙을 퍼 나르기 시작했고 그 흙으로 거대한 산을 만들고 산의 이름을 한라산으로 붙다. 제주 도를 만든 이 거대한 여신은 자신의 500명의 아들에게 죽을 끓여 주다가 발을 헛디뎌 솥에 빠져 죽었다. 돌아온 아들들은 죽을 맛있 게 다 먹고 나서야 자신의 어머니가 솥에 빠져 죽은 것을 알게 되 었고 그들은 슬피 울다가 굳어져 오백 개의 바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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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9, 3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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