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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of Aggression in Modern Society: Based on Film ‘American Psycho’
Psychoanal 2018;29:63-71
Published online October 31, 2018;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18.29.4.63
© 2018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Sumin Hong1, and Jee Hyun Ha2

1Department of Psychiatry, 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Seoul, Korea,
2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 Seoul, Korea
Jee Hyun Ha,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 120-1 Neungdong-ro, Gwangjin-gu, Seoul 05030, Korea Tel: +82-2-2030-7569, Fax: +82-2-2030-7748, E-mail: jhnha@naver.com
Received September 15, 2018; Revised September 25, 2018; Accepted October 2, 2018.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 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One of the most striking features of modern society in the 21st century, is increased levels of aggression. Aggression refers to aggressive or hostile behavior, and is manifested in suicide or an attack against others. Aggression in modern society is more accidental, reckless, and aimless than before. As more patients visit hospitals due to the serious problem of aggression control, we need to address the nature of this growing aggression. The authors analyzed sources and the nature of aggression, based on the movie ‘American Psycho.’ The main character of the movie, Patrick, is similar to many people today, with traits such as egotistical thinking, lack of empathy, demand for attention and admiration, and exploited and superficial relationships. Patrick’s aggression is in reaction to narcissistic injury. Through this, one can think of pathological narcissism, behind growing aggression in modern society. There are a number of social and environmental factors, attributable to increasing narcissism in modern society. Among them, change in parenting practices, and parent-child relationships, is likely to have affected increase in narcissism in terms of personality development. In conclusion, when treating patients exhibiting aggression in psychotherapy, it is critical to fully consider the possibility of pathological narcissism and its use in analysis.

Keywords : Aggression, Narcissism, Personality disorder, Film
서론

21세기 현대사회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되는 것은 공격성의 증가다. 공격성은 공격적이거나 적대적 행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노, 화, 증오에 따른 강압적이고 목적을 갖는 행위로 정의한다. 정신분석적으로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거나 압도하기 위하여 신체적 언어적 행동을 하는 것, 또는 자신에게 향하던 자기-파괴적인 죽음의 본능이 타인에게 향하는 것이며 정신생물 에너지(psychobiological energy)로 개념을 정의한다(Moore와 Fine 1990). 혹은 ‘실제 행동이나 환상 속의 행동에서 타인을 해치고 파괴하고 구속하고 모욕하는 것 등을 겨냥하는 성향이나 성향들의 총체’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공격성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파괴, 싸움, 성적 공격과 같이 직접적인 방식 또는 은밀한 적개심, 수동-공격성과 같은 간접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 ‘적극적인 만큼 소극적일 수 있고, 실제적인 만큼 상징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Laplanche와 Pontalis 1967). 반대로 공격성이 자신을 향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자기혐오나 자해, 자살 행위로 나타난다.

현대사회에서 공격성은 개인의 내면을 향하는 것, 타인을 향하는 것 모두 공통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관찰되고 있다. 타인을 향한 공격성은 폭력 사건인데, 최근 특별한 이유 없는 우발적 범행이 늘었다. 1년에 벌어지는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약 38만1,000건 중 우발적 범죄 또는 현실 불만 관련 범죄가 13만7,000건으로 가장 높은 36%를 차지하고 있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범죄 건수 995건 가운데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원인인 범죄도 437건으로 집계됐다(Korean National Police Agency 2016). 10명 중 4명이 홧김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순수한 충동적 공격성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충동성과 공격성을 이유로 정신과에 찾아오는 환자의 수도 증가했다. 2010년 4,375명이던 충동조절장애 환자 수가 2017년에는 5,986명으로 36.8% 증가했다(Healthcare Bigdata Hub 2018). 일반적으로 정신과 의사가 평가하였다고 할 때 알코올과 같은 물질 관련, 우울증이나 양극성 정동장애, 조현병과 같은 주요 정신질환을 배제한 후 진단적 평가를 하였다고 하면 상당수가 오직 공격성 조절의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사람이 이 정도라면 실제 수십 배의 사람들이 공격성 조절 문제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내면을 향한 공격성의 가장 극단적 형태는 자살이다. 한국에서 자살은 1990년대 후반 이후 늘어 현재 OECD 국가 중 1위로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5.6명이다. 자해는 이보다 훨씬 많다. 이런 거시적 경향을 토대로 정신분석이나 정신치료 상황에서 환자들이 가져오는 주요한 정신 내적 갈등이나 인격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중에서 ‘공격성’과 관련한 영역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증례 토론이나 지도감독 시간에 등장하는 사례에서 성적인 요인보다 공격성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환자의 공격성의 문제가 치료 관계를 위협하고 실제 위험한 상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현실적 이유 이외에도, 인격 구조나 방어기제, 갈등의 표현 방식을 다룰 때 공격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사례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공격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이해가 필요하며, 최근 증가하는 공격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파괴를 위한 죽음 충동(thanatos)의 일종인지, 욕구 충족을 위한 성 충동(libido)의 변형된 형태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공격성인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성질의 것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밝혀야 한다.

Mary Haron 감독이 2000년에 발표한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American psycho)’의 주인공 패트릭은 자기애적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공격성은 자기애적인 분노에 반응하여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패트릭은 다소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저자들은 그의 모습에서 많은 현대인들과 유사한 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해당 영화를 텍스트로 최근 많이 관찰되는 공격성의 근원과 본질에 대해 분석을 하고자 한다.

본론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American psycho)는 Bret Easton Ellis(1964~)가 1991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Mary Harron 감독이 2000년에 Christian Bale을 주연으로 하여 발표한 영화다. 2008년에 동명의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했다. 원작자 엘리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났고, 그가 21세에 쓴 첫 번째 소설 Less than zero(1985)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부유한 젊은이들의 마약, 섹스, 폭력을 주제로 하였는데 큰 인기를 얻었다. 원작소설 아메리칸 사이코는 두 번째 장편소설인 The rules of attraction(1987)에서 주인공의 형이었던 패트릭 베이트만을 주인공으로 한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영화의 줄거리

1980년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27세의 패트릭 베이트만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나와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 피어스&피어스의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하지만 그곳이 아버지의 회사인 탓에, 자리만 채울 뿐 근무시간에는 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하루 일과는 미용실에서 피부 관리를 받고 머리를 다듬으며, 값비싼 브랜드의 의상과 향수 및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헬스로 몸매를 만드는 일이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아무나 예약할 수 없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고급 회원제 클럽을 다니며, 발렌티노 정장과 아르마니 넥타이, 올리버 피플스 안경테와 같은 브랜드 네임으로 상대방의 가치를 매긴다. 그에게는 상류계급 약혼녀 에블린이 있지만, 동시에 친구의 약혼녀와 따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느 날, 패트릭은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인 도르시아에서 저녁 약속을 잡으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런데 직장 동료인 폴 알렌이 그가 예약에 실패한 바로 그 시간에 도르시아를 예약한 데다, 그가 남기고 간 명함의 퀄리티가 훨씬 좋다는 걸 인식하고 심한 열등감을 느낀다. 더욱이 폴 알렌이 그를 착각해서 비난하는 발언을 하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결국 도끼로 살해한다. 패트릭은 이후 옛 애인이나 매춘부, 파티에서 만난 모델과 같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유린한 뒤 살해하기 시작한다. 후반부로 가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점차 무너진다. 현금인출기 화면에는 “길 잃은 고양이를 넣으시오”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그는 고양이를 넣기 위해 총을 쏘려고 하다가 그를 말리는 행인을 쏴 죽인다. 또 자신을 쫓아오는 경찰차를 폭파시키고, 우발적으로 들어간 건물의 경비원과 청소부를 이유 없이 살해하기도 한다. 결국 패트릭은 사무실로 숨어 들어가 변호사 해롤드에게 전화로 범죄를 고백하고 클럽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런데 다음 날 해롤드는 그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패트릭이 폴 알렌을 죽일 만한 배포가 없다며 그의 얘기를 제대로 듣지도 않고 가 버렸다. 당황한 패트릭은 이후 이전과 다름없이 친구들과 함께 있던 자리로 돌아가서 일상적 대화를 시작한다. 영화는 패트릭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가 미미하며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의 내레이션으로 끝난다.

패트릭이 표현하는 공격성의 특징

패트릭의 일상은 평온하다.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짓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느리고 우아하게 행동한다. 그런데, 어떤 자극을 받으면 매우 강렬한 반응을 하며, 그 강도와 방향은 평소 행동과 정반대다. 첫 번째가 자기보다 좋은 명함을 가진 동료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다. 인수합병 전문회사 피어스&피어스의 부사장들이 회의실에 모여 명함으로 경쟁을 벌이게 된다. 패트릭은 새로 뽑은 명함을 동료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내밀어 보이지만, 그들의 명함이 자신의 것보다 더 좋다는 걸 보고 난 후, 손을 떨고 식은땀을 흘리며 초조해 한다. 특히 폴 알렌의 완벽한 명함을 보고 더욱 힘들어한다. 그날 밤 패트릭은 퇴근길에 노숙자에게 다가가 그를 한껏 조롱한 뒤 칼로 찔러 살해하고, 옆에 있던 노숙자의 개까지 죽인다. 두 번째는 자신이 실패한 고급 레스토랑의 예약을 경쟁 관계의 동료가 성공했을 때다. 폴 알렌은 그와 비슷한 상류층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패트릭은 폴 알렌이 회사에서 큰 건을 잡아 성공하고, 자신이 실패한 최고급 레스토랑 예약에 성공하며, 자신을 다른 사람의 이름과 헷갈려 하자 참을수 없는 질투와 분노를 느낀다. 이에 대한 반응은 그를 자기 집으로 불러들여 도끼로 난자해 토막 살해한 것이다.

이후 그의 공격성은 점점 상승하여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며, 길에서 만난 여성과 창녀가 그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거리의 행인, 경찰, 건물 관리인, 청소부를 아무 이유 없이 총으로 쏴 죽인다(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패트릭의 fantasy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와 같이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어떤 계기로 열등감이 자극되거나, 비교당하거나, 무시되는 상황이 공격성의 방아쇠가 된다. 이런 반응적인 공격성이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이 패트릭의 공격성의 특징이다. 패트릭이 보인 공격성은 인간의 기본적 죽음 충동(thanatos)의 부산물일까, 아니면 자아에 의해 중화(neutralization)되지 못하고 변형된 성 충동의 표현일까, 아니면 또 다른 공격성의 형태일까?

이를 분석하기 위해 공격성에 대한 정신분석적 개념의 발전에 대해 먼저 고찰을 할 필요가 있다. Freud(1896)는 ‘Further remarks on the neuro-psychoses of defence’에서 공격성을 처음 언급하였다. 그는 다른 욕구의 충족을 위한 반응적 측면에서 공격성을 강조하였고, 공격성을 좌절에 대한 자아의 반응적인 표현으로 설명했다. 그가 공격성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Beyond the pleasure principle’부터 였다(Freud 1920). 1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이 악몽을 꾸는 것을 기존의 쾌락원칙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인간에게 죽음 충동이 원칙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 행동의 핵심적인 동기가 삶의 충동(eros)과 죽음 충동(thanatos)이라는 이중욕동이론(dual drive theory)을 정리하였다. 이후 ‘The ego and the id’부터 본격적으로 죽음 충동을 개념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Freud 1923). 그는 공격성이 방향성을 갖는다고 이해하며 가학성을 ‘자아가 외부 세계에 대해 보이는 반응’으로, 피학성을 ‘자기 내부로 향하는 공격성’으로 이해했다. ‘Civilization and its discontents’를 통해 공격성은 사회로 확장되어, 인간의 원초적 욕구이지만 현실과 관계 속에서 그 강도가 조정된다고 보았다(Freud 1930). 공격성의 발현은 리비도와 타나토스, 자아와 이드/초자아 사이, 그리고 개인과 사회적 환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 안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에게 가장 원초적인 욕동은 리비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공격성을 상대적으로 주요한 원초적 자원으로 보기 시작한 정신분석가는 Melanie Klein이다. 그녀는 공격성은 선천적인 성질을 갖고 존재하며 인생의 매우 초기부터 드러나고, 갈등과 인격 발달의 근본적 자원이라고 보았다. 클라인은 태생적으로 내재된 강력한 공격 충동들이 생명에 근본적 장애가 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그녀는 공격의 형태로 죽음 본능을 바깥으로 굴절시키거나,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들을 향한 투사와 내사의 반복을 통해 이러한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죽음 본능이 해결된다고 보았다(Chessick 1985). 전체적으로 클라인의 입장이 프로이트와 다른 점은, 인간의 공격성은 일차적으로 타고난 기본적인 욕동의 일부이며, 대상관계경험을 통해 숙달된다는 것이다. Lowenstein은 발달 과정 초기부터 공격성은 독자적 발달을 하며, 발달 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중화(neutralization)되고, 다른 형태로 변환되어 적응과 발달에 기여한다고 하였다. 즉, 자아의 발달 정도는 공격성의 성공적인 중화와 방어 여부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parallelism이라 부르며, 바람직한 공격성의 표현으로 생산성, 창조성, 자기주장 등을 꼽았다(Hartmann 등 1947).

초기에 공격성이 본능적 욕동에서 기인하며 발달 과정에서 자아의 중재에 의해 중화되는 것이라는 내재적 측면을 설명했다면, 이후, 공격성은 좌절이나 갈등에 이어서 나타나는 반응적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Fenichel(1945)은 공격성이 단순히 욕동으로 인해 표현되기보다 실패나 궁핍,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에 대한 반응적(reactive) 측면에서 발현된다고 보았다. 이런 개념적 발전은 경계선 인격장애 환자의 병적인 민감성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치료 중 환자의 분노가 좌절이나 고통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격성을 반응적 측면에서 보는 것이 치료적으로 도움이 되는 면이 많다. 이런 생각은 이후 Kernberg(1992)가 경계선 인격 장애를 관찰하면서, 공격성을 초기 유아기 부모와의 관계에서의 비적응적 반응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 부분으로 발전한다. Kernberg(1984, 1992)는 공격성의 정신 병리를 전반적으로는 경계선 성격 조직(borderline personality organization)의 측면에서, 더 구체적으로는 자기애적 인격장애의 병리적인 과대적 자기 구조(grandiose self-structure)라는 측면에서 설명하였다. 그는 분노와 증오의 변천과 심각도, 자기 통합(self-integration)의 정도, 자아 및 초자아의 병리 수준에 따른 공격성에 대한 감별 진단 체계를 기술했다. 그에 의하면 정동이 유아의 원초적인 동기 체계이며, 유쾌하거나 고통스러운 정동들은 각각 좋거나 나쁜 내재화된 대상관계와 관련된다. 따라서 정서적 측면의 공격성은 동기(drive)의 원천이며, 자기대상표상(self-object representations)이 일차적인 좌절과 연결되어 있는 내재화된 대상관계(internalized object relations)와 연관될 때 강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Kernberg 1995).

반면, Kohut(1971)는 이상화된 부모상과 원시적 거대자기가 점진적으로 수정되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지만, “나쁜” 관계들의 내재화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공격성은 좌절에 의해 발생하는 해체(disintegration)의 산물이지, 내재화된 대상관계의 부분은 아닌 것으로 보았다. 전반적으로 인간의 공격성을 건설적인 동기부여의 원천으로 보았지만, 이것이 과대자기와 원초적 전지전능한 대상 공격성과 결합되었을 때 위협적이고 파괴적이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The analysis of the self ’에서 공격성과 관련하여 “자기애적 분노”라는 또 다른 임상적 실체를 기술하였다. 이는 수치심을 잘 느끼는 경향이 있고 이에 취약한 개인이 자기애적인 손상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특이한 형태의 분노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분노는 자기애적 인간이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극심한 복수나 해치는 행위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하여 자기애의 손상을 되돌리려 한다(Kohut 1971, 1972). Ornstein과 Ornstein(1993)은 Kohut의 뒤를 이어, 파괴적인 공격성이 단지 무의식적인 소망을 충족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쾌감 때문이 아니라 자기애의 손상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공격성은 아무런 자극이 없는 데에도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자기애의 손상이나 결핍, 그리고/또는 자기대상(self-object)이 자기 응집력(selfcohesion)을 제공하는 것을 실패하는 데 반응하여 나타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Ornstein과 Ornstein 1993). 이렇듯 공격성의 개념은 처음의 본능적 욕동을 중요시하는 것에서 점차 자기애를 중심으로 한 반응적 공격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초기부터 현재까지 공격성에 대한 개념의 흐름을 기반으로 볼 때 패트릭의 공격성은 자기애 손상에 의한 반응적 공격성인 점이 특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패트릭의 공격성 표현은 단순한 죽음 충동, 변형된 리비도의 표현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더욱이 과도한 분노의 표출과 무분별한 살해 행위는 다소 맥락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과하다. 이는 자기애적인 손상과 위협으로부터 과장된 자기와 손상된 자기애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패트릭의 마지막 대사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내 주변의 일상은 변함이 없고, 위선과 교만으로 무장한 인간들은 내게 아무런 관심이 없을 뿐더러 알려 하지도 않는다. 용솟음치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그들 중 어느 하나라도 나를 앞지른다면 또다시 죽이고 싶도록 증오를 느낀다. 누구도 예외일 순 없다.”

패트릭의 자기애적 측면

그의 공격성이 자기애의 손상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다면, 자기애적 성격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일과는 매일 아침 꼼꼼한 피부 관리와 헤어스타일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매일 헬스를 하며 몸을 만들면서 거울로 근육과 몸매를 관찰하며 만족해한다. 미용실에서 몇 단계에 걸친 꼼꼼한 피부 관리와 헤어 스타일링을 받으며, 명품 브랜드의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다. 여가시간에 고급 레스토랑이나 회원제 클럽을 옮겨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리지만 관계는 피상적이다. 서로를 발렌티노 정장이나 아르마니 넥타이 같은 브랜드 네임으로 평가하고 기억하며, 직업과 옷, 헤어스타일이 비슷한 경우 서로의 이름을 헷갈려 하기도 한다. 상류계급인 약혼녀 에블린이 있음에도, 친구의 약혼녀와 바람을 피우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에블린이 대화를 시도할 때에도 패트릭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귀찮다는 듯 건성으로 대답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는 약혼녀 이외에도 다른 여성과 사귀는데, 이는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 애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유색 인종과 여성의 인권 향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교양인의 모습을 보이나, 세탁소의 중국인 사장에게 원하는 것을 해 주지 않는다며 소리 지르고 욕설을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며 이 모순을 인식하지 못한다. 창녀 두 명을 집으로 데려와서 자기 직업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음악에 대한 피상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늘어놓는다. 그녀들과 섹스를 하며 카메라로 촬영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등 심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강한 자기중심주의, 공감의 결여, 타인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행위, 작은 자기애적 손상을 견디지 못하는 것, 과시욕과 노출 욕구 등은 패트릭의 자기애가 매우 강하며, 또한 건강하기보다 병적인 자기애적 인격 성향을 갖고 있다고 추정하기에 충분하다.

자기애적인 분노와 공격성의 근원

패트릭과 같은 병적인 자기애적 성격의 발달은 어디에서 비롯하며, 어떻게 공격성으로 전환되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Kohut(1972)는 인간의 공격성은 자기애적 분노에서 비롯될 때 가장 위험한 형태를 띠며, 자기대상에 대한 극심한 실망에서 오는 부산물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기애적인 분노는 자기에 대한 좌절, 위협, 손상에 대한 반응이고, 자기애적 취약성을 가진 사람이 그 상처에 반응할 때 특징적 분노가 나온다고 했다. 이는 자기애의 손상을 치유하려는 무한하고 끊임없는 욕구다. 여기에 피해자에 대한 공감이나 죄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끊임없는 ‘예방적 공격’과 복수를 통해 보복하는 자신을 찾을 뿐이다. 자기애적인 분노는 이상화 자기대상(idealized self-object)과의 결합이 방해받거나 거울자기대상(mirroring self-object)에 대한 조절을 잃었을 때, 자기(self)의 절대적 완벽함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한다. 과대자기의 전능함(omnipotence)이 어떠한 경험에 의해 좌절되었을 때, 자기애적인 개인은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이를 없던 것으로 돌려놓고자 하는 충동을 갖으며 이는 무리하고 거대한 공격성으로 전환되어 발현한다.

Dodge(1990)는 이런 자기애적인 분노가 자기보호(self-preservation)를 포함하며, 내적인 힘과 안정감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Murray(1964)는 자기애적인 분노는 자기보호 및 자기 권리와 연관이 있으며, 이를 방해하는 어떤 장애물도 전부 다 파괴하고자 하는 충동이라 했다. 그래서 자기애적 분노는 일반적 공격성과 달리 받아들인 공격에 대한 같은 수준의 반응에 비해 훨씬 강한 반응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자기애 성향 중에서도 특히 특권의식과 착취성은 병리적 자기애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Emmons 1984; Emmons 1987; Watson 등 1984). Freud(1916)는 자기애적 환자들의 특권의식이 그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경험이나 고통에 대해 그들 자신이 죄가 없고 부당한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되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Watson 등(1995)의 연구에서는 특권의식, 착취성, 과시를 부적응적 자기애로 정의하였으며, Barry 등(2007)은 착취성과 특권의식이 병리적 자기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자기애 성향 중에서도 특권의식이나 착취성, 과시 성향 등이 높은 개인이 높은 공격성을 보이리라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특권의식은 그들 스스로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기대했던 만큼 대접받지 못하거나 권위를 존중받지 못할 경우 자극되어 강한 분노와 공격성을 나타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병적인 자기애의 공격성의 핵심과 같다. 그러므로 패트릭이 보인 특권의식, 타인에 대한 공감 결여, 여자친구나 창녀와의 관계 속에 등장하는 착취성은 전형적인 자기애적 인격의 특성들이다.

자기애적인 분노가 사소한 자극에도 매우 극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때, 공감능력의 부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 능력의 부재는 병적인 자기애의 주요한 특징이다(Adler 1986). 공감능력의 부재란 단순히 타인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인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이상으로,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인지하고 알아차리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을 뜻한다. 정상적인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타인의 정신적인 고통과 괴로움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이는 자기애적인 개인의 공감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에는 타고난 능력 이외에 공감적인 관계에 대한 의지도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능력의 부재라는 관점에서 볼 때, 무관심에서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공격까지 이어지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자기애적인 분노는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받는 정서적 학대에 대한 공감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패트릭은 공감능력이 결여된 사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매우 자애롭고, 여유 있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공감하고 반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거나, 반응적 분노를 보일 때에는 공감의 스위치를 꺼버리는 것같이 보인다. 즉, 자기애가 강하게 작동할 때에는 공감하려는 최소한의 의지조차도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낮추고, 이는 죄의식을 의식하지 않게 하고, 충동을 억제할 필요가 없게 하여, 과한 공격과 학대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에게서의 공격적인 정서와 공격적 행동의 관계는 복잡하다. 공격적인 행동이 언제나 공격적인 정서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Rizzuto 등(2004)은 공격적인 정서와 행동을 구분했는데, 공격적인 정서는 개인의 역사적, 내부적 또는 외부적인 맥락에서 동기부여가 되며 공격적인 행동은 외적 및 내적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분노의 감정은 공격적인 내적 또는 외적 활동과는 무관한 고유의 역동적인 원천이 있다. 공격적 정서는 공격 목표 자체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애적 손상에 대한 반응의 측면이 훨씬 강하다. 목표 달성으로 끝나지 않고 과한 공격성의 표현이 일어나는 이유다. 패트릭의 도끼로 폴을 살해하고, 여러 번 칼로 노숙자를 찌르는 등 과도한 공격성의 표현을 할 때 공격성 정서가 보이지 않고 도리어 차분하거나, 흥겨워 보이는 것은 공격성 정서와 행동의 분리를 표현한 특징적 장면이다.

자기애의 발달에 환경 요인의 영향

2000년에 발표된 원작소설은 아마도 1990년대 미국 뉴욕의 상류층의 삶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임상 현장이나 사회적 측면에서 패트릭만큼 강렬히 극단적 공격성을 표현한 것은 아니나,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유사한 면을 관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전반적인 사회적 경향이 자기애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심증을 갖게 된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점차 개인이 자신을 과시하고 타인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개인의 성취나 적응에 있어서 자기애적인 성향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병적인 수준에서는 자기애의 손상을 방지하고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비도덕적인 행동이나 사회적 규칙의 위반, 타인을 착취하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점차 자기애적인 성향이 증가하는 데 있어 어떤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79~2006년 사이에 약 1만6,000명의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Narcissistic Personality Inventory(NPI)를 작성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80~90년대에 비해 2000년대에 NPI 점수가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반적 자기애 성향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Twenge 등 2008).

현재 사회에서 자기애적인 성향의 증가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Social network service(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에서도 관련성을 찾을 수 있다.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피상적인 대인관계를 갖는다. 여기에 기반하여 생활을 하다 보면 점차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 및 기대, 그에 따른 타인의 인정 욕구가 높은 반면, 실제 성취나 대인관계에서의 자기상이 부정적이어서 자기 개념의 불일치를 경험하기 쉽고, 이러한 부정적인 자기 평가에 대한 대리 욕구 충족, 또는 현실 도피의 대처 방안으로써 SNS에 몰입하기도 한다(Mehdizadeh 2010). 자기애적인 성향이 증가하는 데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을 문화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다. 높은 자기애적인 성향은 보통 개인주의적 문화에 속하거나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개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anchotsrinon 등 2007). 개인주의적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서양 문화권이 동양에 비해 더 높은 자기애 수준을 가지고 있다(Foster 등 2003). 미국의 대학생을 상대로 1979년부터 30년간 ‘대인관계 반응성 척도(Interpersonal Reactivity Index)’를 작성하게 한 후 시간에 따른 점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특히 공감능력을 평가하는 항목이 두드러지게 떨어지는 것이 관찰되었다(Konrath 등 2011).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현대인들에게서 자기의 중요성 및 과대함, 타인에 대한 무시, 특권의식, 피상적 대인관계 등 자기애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70~80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집단주의적 국가였던 것에 비해 2000년대 이후에는 미국 못지않은 개인주의적인 국가가 되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인 Hofstede 등(2010)이 1970년대 세계 40국의 IBM 직원 10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가치관의 차이에 대한 비교 연구에서, 한국의 개인주의 성향은 100점 만점에 18점에 불과해 가장 개인주의적인 국가인 미국이 91점인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2002년 국가 간 문화를 비교한 80여 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미국인들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Oyserman 등 2002). 이와 같이 집단적 측면에서는 자기애적인 성향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연구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가 자기애의 강화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런 변화가 최근 자기애적 반응 측면의 공격성이 증가한 사람이 상류층이 아닌 곳에서도 전반적으로 많이 발견되는 원인의 하나다.

이와 별도로 양육 환경과 부모-자식 간 관계의 변화도 인격 발달의 측면에서 자기애의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 형태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가족 수의 감소, 핵가족화다. 한국의 평균 가구원 수는 1990년 3.77명에서 2015년 2.53명까지 감소하였고, 5인 이상의 가구가 우세했던 1990년도와 달리, 2015년에는 자녀가 없는 2인 가구와 부모와 자녀 한 명으로만 구성된 3인 가구가 훨씬 많아졌다(Statistics Korea 2016). 2015년도에는 대졸 이상 학력의 여성 인구가 고졸 이상 학력의 여성 인구를 추월하였고, 고학력 인구의 남녀 구성비 차이 또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Statistics Korea 2017). 이렇듯 한두 명의 자녀만을 양육하고, 여성의 교육 정도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현대사회에서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이전 세대에 비해 매우 높고, 부모가 자녀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며, 과잉보호하거나 통제를 하는 현상도 커졌다. 더욱이 가족 수의 감소는 부모-자녀 사이에 정서적 충격을 완충해 줄 수 있는 확대가족-조부모, 친척-의 부재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녀 수의 감소는 발달 과정에서 형제와의 경쟁이나 협동, 손위 형제로부터 받는 불가피한 좌절, 불평등의 경험을 상대적으로 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지적인 성취와 경제적 성공이라는 부모의 양육관과 맞물렸을 때 공감, 연민, 자기절제, 공동체 의식의 발달보다는 자기중심성 부분만 과잉 발달한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아졌다.

과거 부모 세대는 자기중심성을 개별적으로 갖는다 해도 전통적 사고에서 자란 그의 부모가 이를 훈육을 통해 교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30년 사이에 자기중심적으로 자라면서 사회적 성취를 경험한 성인이 자신이 부모가 되어 직접 자식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이전 세대와 달리 조부모에 의한 교정이 없이 자기애 과잉인 채성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 세대나 전전 세대에 비해 자기애는 상대적으로 과잉 발달하는 경향성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사회의 부모 본인이 이전 세대에 비해 공동체 중심보다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크다. 이는 아이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것으로 드러날 수 있고 양육에서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부모가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마치 아이를 롤플레잉 게임의 캐릭터와 같이 여기고,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아이를 키우고,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Rothstein(1979)은 부모의 양육에 동기부여를 하는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는 부모의 자기중심적인 체계와 자녀중심적인 체계가 있는데, 효과적인 양육은 두 체계를 적절히 혼합하여 자녀가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부모의 양육 방식은 다음과 같다. 임상적인 관찰과 이론을 통해 자기애가 부모의 두 가지 양육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첫째, 과도한 칭찬과 과잉보호인데, 아동은 그들 자신이 누구보다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 두 번째,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거나 거부하여 아동이 결핍을 느끼는 경우다. 이 두 양육 방식은 반대의 작용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두 경로 모두에서 병적인 자기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자녀를 과잉보호하고 무분별하게 칭찬하는 양육 환경에서, 아동은 지속적으로 칭찬을 바라며 제 멋대로 하려고 하고, 결과적으로 스스로 우월하다는 신념을 가지게 된다. 성장함에 따라, 자신이 언제나 특별한 대우만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학습하면서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다. 타인을 상호작용이 가능한 자율적인 사람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로봇 정도로 여기게 된다(Meyer와 Pilkonis 2011).

반면, 거절과 무시를 경험할 때 자신이 지속적인 보살핌과 양육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이럴 때 아동에게서는 부모의 냉정함이나 거부, 불만족에 대한 반응으로 방어적인 자기애가 나타날 수 있다. 스스로 학대를 받을 만하다고 의식하는 것은 감정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러한 결과로 아동은 스스로에 대한 무가치함으로부터 발생하는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과장된 자기관을 발달시킨다.

청소년기의 자기애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에 나타난다. 정상 발달이 이루어지면 건강한 과대자기가 형성되며, 과대감은 자아 안에 통합되어 자신감 있는 건강한 활동과 성공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이 된다. 그러나 과대자기의 발달정지는 분열을 가져오며, 현실적인 자존감으로 변형되지 않고 끊임없이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자존감이 결핍된 특성을 보인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아동 및 청소년기의 경험이 성인기 자기애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보고됐다. 한 연구에서(Otway와 Vignoles 2006) 자기애적 성인은 아동 및 청소년기에 냉담한 부모를 경험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어렸을 때 부모가 자신을 원하지 않았다고 느꼈으며, 부모가 자신이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표면적으로만 칭찬을 했다고 보고했다. 외현적 자기애는 부모가 자녀를 과대 평가하는 것과 높은 관련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자기애의 특징인 허영심과 우월감이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받는 무분별한 칭찬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부모의 냉담함과 거부 반응이 무분별한 칭찬과 결합되었을 때, 아이는 정서적으로 무시당한다고 느꼈다. 이는 앞서 애착 유형에서 설명한 것처럼, 병적인 자기애가 일종의 방어적이고 보상적인 과정에서 나타난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 자기애적 성인일수록 자신의 부모가 다른 부모보다 지지적이고 따뜻했으나, 자녀를 통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Horton 등 2006). 이러한 부모들은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죄책감이나 압박을 이용하는 양육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또 한 번 자기애의 과잉보호 가설을 지지하는데, 아이들은 따뜻하면서도 지나치게 통제적인 부모를 경험할 경우 스스로 칭찬과 찬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타인에 대해서 자신을 통제하려 하는 표상을 지니게 되어, 타인을 적대시하기도 한다. Rothstein(1979)은 아동의 자기애의 근원으로서 부모의 일시적인 애정 표현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매우 따뜻하지만 심리적 통제가 심한 부모가 병적인 자기애를 만든다고 했다. 이러한 부모는 아동이 자신의 성공 기준에 부합했을 때 애정을 표현한다. 전반적으로,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부모가 아이보다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만족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자녀를 양육하는 것에 반응하거나 고착됨으로써 방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동의 병적 자기애라고 하였다. 여기에는 과도한 통제나 방임, 그리고/또는 비일관된 애정 표현이 있을 수 있다.

상류 계층인 패트릭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마도 많은 것을 베풀고 아낌없이 주지만 그들 역시 자기애가 강하고, 차가우며 공감의 의지가 적은 사람들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패트릭은 과잉보호와 결핍을 동시에 경험하며 자라났고, 부모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애를 쓰면서 과대한 자기애를 보상적으로 발달시켰고 적절한 좌절을 통한 자아의 통제를 받지 못한 채 병적인 수준의 자기애적 인격을 가진 성인으로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경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국 사회 전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부모-자식 사이의 양육 패턴이기도 하다고 저자들은 생각한다. 아이의 수가 줄고, 중산층의 경쟁은 강화되고, 부모 자신의 자기애와 기대 수준은 높은 상태에서 이를 아이에게 투사하고 있다. 이를 온전히 받아서 자라나는 과정은 어린 시기부터 계획적이고 강력한 통제를 받으면서 교육을 받고, 따뜻하고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는 것 같지만 실은 이는 부모 자신의 자기애 충족을 위한 행동으로 해석할 여지가 더 많다. 그래서 아이를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강한 심리적 통제와 과한 애정을 통한 강한 기대를 표현한다. 아이를 부모의 자아의 확장으로 여기며 아이의 성취에 일희일비한다. 이는 아이의 자아가 자유로운 발달을 하지 못하게 위축된 채 일부에서 자기애 측면만 과잉 발달하고, 사회적 소통능력, 공감과 연민의 능력, 좌절과 인내의 역치가 낮아지는 존재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면들이 현대사회의 공격성의 발현이 증가하는 이유이며, 그 특성은 자기애 손상에 의한 반응적 공격성인 것이다.

결론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를 텍스트로 현대사회의 공격성의 특징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공격성의 근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공격성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방향성과 원인이 불분명하고 발현되는 정도가 과하다. 공격성 조절의 문제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보이는 환자들 또한 많아지고 있어 정신치료 상황에서 이를 다뤄야 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공격성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패트릭은 좀 더 넓은 스펙트럼에서 현대인들과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 공감능력의 부족, 관심과 경탄에 대한 과시적 요구, 강한 시기심, 착취적이고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그러하다. 패트릭의 공격성은 자기애의 좌절이나 위협, 손상에 반응하여 나타나며, 과도한 공격성 표출의 이면에는 손상된 과대자기를 회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욕구와 자기애적인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

저자들은 통계자료를 통해서 현대사회에서 공격성의 증가와 함께 자기애적 성향 역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자기애적 성향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양육 환경과 부모-자녀 간의 관계의 변화가 있다. 핵가족화, 지적인 성취와 경제적 성공이 중심이 된 양육관, 부모의 과잉보호 및 통제가 맞물리면 자기애가 과잉 발달하고, 사회적 소통이나 공감능력이 부족하며, 좌절과 인내의 역치가 낮은 자기애적 인격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공격성이 단순히 우발적이고 목적과 방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애적 분노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많은 경우 자기애적 환자들은 사회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하고 충동 조절을 잘하며, 어떤 이들은 겉으로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가진 과장된 자기, 타인에 대한 빈약한 공감능력 등은 면밀히 들여다 봐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임상적인 측면에 적용한다면 정신분석적 치료에 있어 공격성을 다룰 때, 공격성의 기저에 환자의 자기애적 측면이 상당히 내재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촉발된 반응성, 공격성일 수 있다는 것을 치료자는 개념적으로 잘 이해하고, 치료적으로 잘 다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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