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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pretation of the Opera ‘Die Zauberflöte, K.620’ Focused on Psychosexual Development
Psychoanal 2019;30:62-69
Published online July 31, 2019;  https://doi.org/10.18529/psychoanal.2019.30.3.62
© 2019 Korean Association of Psychoanalysis.

Jong Whan Kang,1 Taeho Kim,2 and Jee Hyun Ha2

1Department of Psychiatry, Konkuk University Chungju Hospital, Chungju, Korea
2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 Seoul, Korea
Jee Hyun Ha, MD Department of Psychiatry, School of Medicine, Konkuk University, 120 Neungdong-ro, Gwangjin-gu, Seoul 05029, Korea Tel: +82-2-2030-7569, Fax: +82-2-2030-7748, E-mail: jhnha@naver.com
Received June 10, 2019; Revised June 28, 2019; Accepted July 3, 2019.
c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Freud wrote that art is the product of the conscience of an artist. He interpreted artistic works in psychoanalytic ways, such as “Leonardo da Vinci and a Memory of His Childhood.” Ever since Freud’s traditional view, several overtures have been made to ap- proach works of art based on the psychoanalytical developmental theory. Authors analyzed Mozart’s opera titled “The Magic Flute” relative to psycho-sexual developmental perspectives. The main character of the opera, Pamina is not independent from the queen of the night, meaning that Pamina manifests a paranoid-schizoid condition. She is mired in a dyadic relationship between mother and daughter, and the queen of the night embodies a ‘bad mother representation.’ Pamina meets Tamino and could start to make an effort to be independent from the dyadic relationship. For Pamina, it is difficult for her to escape from the trapped developmental process, because of various reasons. While it is difficult for Pamina to escape from the trapped developmental process, Tamino plays the role of a trigger for Pamina to move forward to the next process. The authors interpret Tamino as an Oedipal triggering object which could enable Pamina to escape from the dyadic relationship. A magic flute symbolizes a magical fantasy that keep Tamino and Pamina safe in process of three missions. We think that magic and fantasy could play an important role after the Oedipal or adolescent period when a person engages in developmental stages. In conclusion, the opera “The Magic Flute” has various meanings from a developmental perspective and shows the separation-individualization of a child, Oedipus complex, magical fantasy, and development of ego function.

Keywords : Oedipus period · Fantasy · Development.
서 론

Freud(1907)는 예술 작품을 예술가의 무의식의 산물로 보았다. 예술가의 창작 의지가 무의식적 충동을 의식으로 외현화한 결과물로 작품을 본 것이다. 그러므로 꿈을 분석하여 그 사람의 심층심리를 탐색할 수 있듯이, 작품을 분석하는 것으로 예술가의 내면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런 의도로 예술가의 무의식의 산물인 예술 작품을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로,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많은 책과 글을 썼다(Kim 1995).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년의 기억’ (Freud 1910), ‘미켈란젤로의 모세상’(Freud 1914), ‘빌헬름 옌젠의 『그라디바』에 나타난 망상과 꿈들’(Freud 1907)이 그 대표적 사례다. 프로이트는 두 가지 방법으로 예술 작품에 대하여 정신분석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먼저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예술가의 창작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예술가의 어린 시절, 무의식 등을 이해하는 것이다(Freud 1914).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년의 기억’에서는 레오나르도의 창작 심리를 분석하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과학 논문에 나오는 유년기 기억에서 언급된 독수리 장면과 그의 그림 ‘두 명의 성녀와 아기 예수’의 독특한 구도를 통하여 레오나르도의 무의식을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가 인간의 보 편적 심층심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예술 작품을 통하여 정신분석 이론을 검증한 것이다(Freud 1907). ‘빌헬름 옌젠의 『그라디바』에 나타난 망상과 꿈들’에서 창작심리보다 소설 속 이야기와 주인공의 심층심리에 중점을 두었다. 소설 속의 꿈이 실제의 꿈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소설 속의 꿈을 분석함으로써, 실제 꿈이 움직이는 논리를 입증하려 했다. 이렇게 예술 작품 속에서 무의식적 갈등이나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을 사건들이 재현된 것을 정신분석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정신분석 이론의 보편성을 검증하는 것을 응용정신분석(Applied psychoanalysis)이라고 한다(Esman 1998). 예술 작품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환자가 아닌 예술 작품으로 정신분석 이론의 보편성을 이해하며, 경우에 따라 새로운 이론적 함의(implication)를 깨닫게 된다. 정신치료가 이루어지는 임상 상황에서는 환자의 비밀 유지, 사례 수의 제한, 긴 치료 시간 등의 많은 한계점으로 인해 정신분석적 이론을 일반적으로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Adams 1994). 하지만 응용정신분석을 통해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는 이론이나 임상에서 잘 풀리지 않는 상황들이 예술 작품 안에 서 해결되는 모습으로 발견된다면, 그것을 또한 정신치료에 이용해 볼 수도 있고, 정신분석 이론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대중에 공개된 텍스트라는 것은 대중이 작품을 향유하면서 공감을 했다는 것이고, 이는 그들의 심층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정신분석적 통찰은 충분히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이라 해석할 여지가 커진다.

예술을 통한 정신분석 접근법은 발달 이론 관점을 토대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Klein은 화가 Ruth Kjar의 경험과 작업을 설명하면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충동의 저변에는 어머니에게 심리적으로 입혔던 손상을 회복하고 자신을 회복하고자 하는 소망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Kim 1995). Fuller(1980)는 클라인 관점에서 Milo의 조각난 Venus가 우 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파괴된 Venus의 모습이 환상 속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어머니의 표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위와 같이 여러 학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분석하며 정신분석 이론을 검증하고, 보편적 미학적 경험 속에서 정신발달 과정의 중요한 요소들을 탐구했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영화와 같은 영상창작물과 관련한 정신분석 적 연구도 많았다(Gabbard 2001). 그러나 소설, 회화, 조각, 영화 등과는 달리 음악 작품에 대한 정신분석적 연구는 비교적 많지 않다. 비록 Max Graf, Kohut와 같이 음악에 대하여 정신분석적인 접근을 시도한 정신분석학자들이 있기는 하지만(Cho 2012), 최근 심리학, 신경과학, 철학 등의 분야 에서의 음악 연구에 비하면 음악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은 많지 않다(Zuccarini 2018). 하지만 다른 예술 장르들과 마찬 가지로 음악도 정신분석의 특정 이론과 과정 등을 공유하면서(Nagel 2007) 정신분석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이에 저자 들은 음악 작품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을 시도하면서 음악 작품들 중에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고전음악에 주목하였다. 고전음악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서사적 내용, 즉 언어와 음악이 결합된 오페라는, 정신치료가 감정을 언어로 표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정신분석적 해석이 유효하다. 그중에서도 음악과 극적 내용의 효과적 결합을 이뤄냈다고 평가받는 모차르트의 작품은 보편성과 정신분석 이론의 통시성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정신분석적 해석에 대한 좋은 재료를 제공할 것으로 저자들은 판단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18세기 고전주의 시대 음악가로 소나타라는 음악 형식을 정립하였고, 나라와 시대, 장르를 아우르는 혼합 양식으로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국가적인 경계를 뛰어 넘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음악 거장들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는다(Einstein 1945). 성악이라는 매개체에 종속되어 있던 모차르트의 음악적 기질로 인하여 그의 음악은 선율성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Bekker 1963), 이러한 특징으로 모차르트는 특히 오페라에서 음악과 극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혁명적인 성취를 이뤄냈다(Rosen 1971). 모차르트는 생전에 총 22편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 독일의 징슈필(Singspiel) 형식의 오페라 마술피리(Die Zauberfl¨ote, K.620)는 파미나 공주와 타미노 왕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밤의 여왕의 복수의 아리아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오페라다. 당시 일부 귀족들에게만 관심을 끌었던 이탈리아어가 아닌 독일어를 대본(libretto)의 언어로 사용하면서(Chailley 1992), 마술피리는 더 폭넓은 청중을 염두에 두고 주제를 선정해 창작되었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오페라의 놀라운 성공과 치솟는 인기로 많은 옹호자들도 나타났다(Žižek과 Dolar 2010). 2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오페라 마술피리에 대한 인기는 현재 공연되는 오페라의 핵심 공연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상당히 높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열리는 세계 각지의 오페라 페스티벌과 오페라 하우스의 정기공연에서 마술피리는 총 6,124회 공연되어, 6,916회가 공 연된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 이어서 두 번째 많이 상영된 작품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Operabase 2019). 이렇게 마술피리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공연이 되고 사람들한테 감동을 준다는 사실은, 오페라의 줄거리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구성이나 극적 구성이 문화, 시대, 지리적 경계를 넘어 보편성을 획득했다는 증거다. 이런 통시적 보편성을 가진 마술피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은, 정신분석적 방법론으로 해석했을 때 역시 보편적 통찰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유효한 가정을 갖는다. 과거 마술피리에 대하여 정신분석 발달 이론에 입각한 해석이 있었다. 오페라의 근원이 세 가지의 신화와 관련이 있음을 설명하면서 오페라에 등장하는 상징이 정신분 석적으로 오이디푸스 갈등과 분리-개별화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18세기 프리메이슨 단체의 다양한 상징을 배경으로 고대 이집트 신화의 이시스와 오시리스, 오르페 우스와 에우리디체, 그리고 엘레우시스 신화들이 상징적으로 대립되는 두 세계를 나타내며, 타미노와 파미나의 시련의 과정을 통한 성장을 자애로운 성숙과 가부장적 전통의 승리로 해석하였다(Whitehead 1978). 파미나가 일련의 시련 뒤의 결혼을 통하여 성장한 점에 주목한 연구(Chailley 1992),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시련을 통과함으로써 인격을 통합하고 성장을 한 타미노에 주목한 연구가 있다(Žižek 과 Dolar 2010). 저자들은 오페라에 대하여 대상 관계 이론을 포함한 전반적인 발달 이론의 관점에 입각하여 분석을 시도 한 사례가 흔치 않고, 작품의 제목에 포함된 ‘마술’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정신분석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드물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 저자들은 마술피리의 장르가 징슈필이라는 점에 주목 하였다. 징슈필은 18세기 중반부터 독일에서 성행하던 민속극의 한 형태다.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대개 전설이나 신화를 줄거리의 모티브로 삼지만, 대중적 장르로서의 징슈필은 대개는 익살극에서 동화까지 망라하는 주제를 보여준다(Žižek 과 Dolar 2010). 징슈필에서 보여지는 전래동화는 발달, 심층심리 측면에서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Ha와 Cho 1998). 전래동화는 인간 발달의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한 전래동화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예술 형식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발달 과제들을 숙달, 성취하도록 희망과 용기를 준다(Ha와 Cho 1998). 거기에 음악적, 미학적 즐거움이 주는 감정적인 것들이 더해지면서 상당한 보편적인 청취를 이뤄 내고 있는 것이다. 징슈필 형식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도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것들이 어울려져서 나온다(Hegel 2010). 마술피리를 정신분석적 발달 이론에 입각하여 분석하는 것은 전래동화를 분석하는 것과 같은 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마술피리의 동화적 요소들과 상징들을 정신분석적 발달 이론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마술피리가 가지고 있는 다면적이고 심층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정신발달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분석하려고 한다.

본 론

마술피리의 줄거리

오페라 마술피리는 1791년 9월 30일 빈 Theater auf der Wieden에서 초연되었다.

1막

타미노 왕자는 산속에서 거대한 괴물 뱀에게 쫓기고 있다. 왕자는 지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이때 밤의 여왕의 3명의 시녀가 나타나 괴물 뱀을 무찌른다. 깨어난 타미노 앞에 밤의 여왕이 딸 파미나가 사악한 사라스트로에게 납치되었다고 말하면서 구해줄 것을 부탁한다. 여왕은 마술피리와 마술종을 선사하고 시종 파파게노와 세 명의 소년들을 딸려 보낸다. 사라스트로의 진영에 도착한 타미노는 성문에서 사제를 만나게 된다. 사제는 타미노에게 사악한 것은 사라스트로가 아니라 바로 밤의 여왕이며, 사라스트로는 어머니의 사악함으로부터 파미나를 보호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곧 사라스트로의 중재로 타미노와 파미나는 서로 만나게 되는데, 사라 스트로는 타미노에게 파미나의 남편이 될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지혜를 구하는 시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타미노와 파파게노는 시련의 과정에 들어선다.

2막

타미노와 파파게노에게 내려진 첫 번째 시련은 침묵이다. 침묵의 시련을 견디는 중 파미나는 밤의 여왕을 만나고, 여왕은 파미나에게 칼을 쥐어 주며 원수 사라스트로를 죽이라고 강요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사라스트로의 죽음, 복수, 피의 맹세이며, 그렇지 않으면 모녀의 정을 끊을 수밖에 없다는 협박을 하고 사라진다. 두려움에 떠는 파미나를 보고 사라스트로가 나타나 위로한다. 타미노는 여전히 침묵의 시련을 수행 중인데, 파미나 공주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반갑게 그를 찾아온다. 침묵의 시련이 끝나지 않은 타미노는 그녀를 차갑게 외면하고 당황한 공주는 슬픔에 절망한다. 버림받았다는 느낌에 절망한 파미나는 ‘복수의 칼’을 자기 목에 들이 대는데, 세 소년이 나타나 자살 시도를 말리면서 타미노의 사랑은 변치 않고 굳건하다고 알려주면서 그에게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파미나는 복수의 칼을 버리고 왕자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세 소년들에 의해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은 마지막 관문인 ‘불과 물의 시련’으로 향해 나아간다. 마술피리의 힘으로 파미나와 타미노는 시련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사라스트로의 많은 사제들과 함께 아름다움과 지혜가 세상을 지배할 것을 노래하며 극은 끝이 난다.

파미나와 어머니의 관계: 분리-개별화와 오이디푸스기로 진입

오페라 마술피리는 파미나 공주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이야기다. 파미나와 타미노가 주어진 일련의 시련을 경험하고 극복하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은 상징적으로 아동의 발달과 성숙의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오페라가 시작할 때부터 파미나는 사라스트로의 영토에 갇혀있는 처지다. 어머니와 떨어져 사라스트로의 성에 갇힌 상황에서 파미나는 그녀의 어머니 밤의 여왕을 염려하고 걱정한다. 파미나는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라 스트로의 성에서의 탈출을 시도한다. 파미나는 아직 어머니에게서 독립을 하지 못한 모습이다. 파미나 공주의 어머니, 밤의 여왕은 사라스트로를 증오하고 두려워하는 양립 불가능한 존재로 여긴다. 사라스트로를 저주하는 밤의 여왕은 파미나로 하여금 그를 죽이도록 강요하고 협박한다. 밤의 여왕은 딸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사라스트로에 대한 공격적인 충동에 사로잡혀 있는 극단적인 인물이다. 이렇게 파미나는 밤의 여왕의 세계와 사라스트로의 세계 양극단으로 분열된 세상에 살고 있다. 파미나 공주와 밤의 여왕의 관계는 양자관계(dyadic relationship)에 있고 어머니는 강한 힘으로 딸을 지배하고 있다. 분리-개별화 과정(separation-individuation process)에서 아이는 다음 단계로 넘어 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머니로부터 벗어나 발달을 해야 할 단계에 있음에도 여전히 머물러 있는 파미나를 밤의 여왕은 ‘사라스트로에게 잡혀있다’라고 해석한다. 다시 자신의 지배 안에 놓기 위해 밤의 여왕은 타미노를 이용하여 사라스트로를 죽이기를 원한다. 이는 밤의 여왕이 사라스트로에게 가 있으면서 점점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파미나를 계속 붙잡아두고, 발달을 하지 못한 채 양자관계에 머무르기를 바라는 ‘나쁜 어머니상’의 강한 파괴 본능의 표현이다.

저자는 파미나의 관점에서 밤의 여왕과 사라스트로를 두 개의 어머니상(maternal object)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아이는 자라는 과정에 좋은 어머니상(good maternal object)과 애착을 형성하고 있다. 처음에는 둘 사이의 공생의 환상을 갖고, 이를 기반으로 전능의 환상을 간직한다(Mahler 1963). 자라면서 불가피하게 어머니의 간섭과 훈육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아이의 마음 안에는 나쁜 어머니상(bad maternal object)이 자리 잡게 된다. 좋은 어머니상과 나쁜 어머니 상은 양립하기 어렵다. 아이는 이러한 양극단적인 모습에서 어떤 연관성도 찾아내지 못하고 어머니를 두 개의 분리된 실체로 경험한다. 아이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자애로운 면과 위협적인 면으로 나눔으로써 자애로운 이미지에서 완벽한 안도감을 느낀다. 나쁜 어머니의 환상은 아이로 하여금 좋은 어머니상을 무사히 보존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어린이가 엄마를 악의 존재로 경험한 것 때문에 마음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도와 준다. Klein에 따르면 아이가 나쁜 어머니상이 좋은 어머니상을 파괴해버릴 것이라는 공포를 갖게 되어, 둘 사이에 벽을 만들어 분리(split)하는 방어를 한다고 하였다(Ha 2005). 사라스트로는 좋은 어머니상, 밤의 여왕은 나쁜 어머니상으로 가정한다면 ‘마술피리’의 첫 가정은 사실은 나쁜 어머니상을 상징하는 밤의 여왕의 관점에서 왜곡된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을 밤의 여왕이 타미노에게 설명한 것이고, 타미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실은 파미나는 사라스트로, 즉 좋은 어머니상에 머무르며 밤의 여왕에 의한 강한 공격성과 파괴본능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었던 것이고, 파미나는 양자관 계에서 서서히 분리-개별화하려는 과정에 있는 상태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 그냥 머무르고자 하는 마음과 벗어나서 다음 단계로 이행하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 사이에 양가감정은 언제나 존재하고, 이를 죽음본능과 파괴본능을 상징하는 밤의 여왕은 모녀 간의 강한 애착을 상징하는 양자 관계에 머무를 수 있도록 타미노를 부추긴다.

이 상황은 Klein이 유아의 초기 대상관계를 설명하면서 도입한 편집-분열자리(paranoid-schizoid position)에 기반 해서 해석할 수 있다. Klein은 미성숙한 아이는 자신의 전능함 속의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대상에 투사하여, 세상을 두 가지의 부분-대상으로만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편집-분열 자리라고 했다.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아이는 대상을 전체로 경험하지 못하며 오로지 좋은 대상, 혹은 나쁜 대상으로만 분열하여 경험한다. 아이는 이 나쁜 부분-대상을 미워하고 파괴하고 싶은 보복환상을 가지며 더 나아가 내재된 원초적 공격성을 그 나쁜 대상에게 투사한다. 이와 연관한 파괴 본능은 너무 커서 대상 전체를 멸절시킬 수도 있다고 믿는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기초로 한 초기 경험에 의해 생긴 이런 파괴적 환상을 외부세계로 투사하려는 경향이 있다(Ha 2005). 저자는 오페라 중에 묘사된 밤의 여왕의 모습은 이러한 편집-분열자리의 모습에 나쁜 대상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한다. 오페라에서 밤의 여왕은 두 개의 아리아를 부른다. 이 아리아들은 정교한 콜로라투라가 동반된 전형적인 오페라 세리아의 형식을 취하면서 밤의 여왕의 사악하고 극단적인 열정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Einstein 1945).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서 불타오른다.’는 대사는 밤의 여왕의 성격을 설정하고 있고, 상승하는 아르페지오, 매우 높은 음, 그리고 지속적인 오케스트라의 리듬 등은 밤의 여왕의 분노를 나타낸다(Chailley 1992). 이렇게 음악을 통하여 나타나는 밤의 여왕의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열정과 파괴적 충동은, 편집-분열자리에서 나타나는 보복환상, 파괴적 환상 등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밤의 여왕으로부터 건네받은 복수의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려 했던 파미나의 모습은 아이의 내적 공격성이 밤의 여왕에 투사된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2막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와 뒤이어 나타나는 사라스트로의 아리아는 대조적이어서 두 인물을 최대한으로 대립하는 위치에 놓이게 한다.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격렬하고 신경질적인 템포를 취하면서 전통적인 콜로라투라 아리아, 오페라 세리아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극적 아리아인 반면에, 사라스트로의 아리아는 느리고도 위엄 있는 템포로 징슈필에서 전형적으로 나타 나는 단순한 유절 가곡이다(Žižek과 Dolar 2010). 밤의 여왕과 사라스트로의 이러한 대조는 좋은 부분-대상과 나쁜 부분-대상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는 편집-분열적 자리에서의 모습을 오페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파미나는 아직 밤의 여왕의 논리에 장악당해 양자관계, 그리고 편집-분열자리가 우세한 상황에서 분열된 상태로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런 분리와 격리는 일시적일 수 있으나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인간의 심상에서는 회복환상(restoration phantasy) 등을 이용해서 외상경험, 결핍 등으로 인해 고착되거나 지연된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발달을 지속해내고자 하는 본능적 욕구가 있다. 분리-개별화와 함께 양자관계에서 오이디푸스기로 대표되는 삼자관계(triadic relationship)로 향 하는 욕구도 자연스럽게 강해진다. 그러나 쉽게 넘어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현재 지점에 머무르려는 관성적 욕구도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발달 과정에서 내적 표상은 다층적일 수 있다. 사라스트로는 좋은 어머니상이며 동시에 오이디푸스기로 넘어가는 과정에 가까워지면서 어느 부분은 이성 부모, 즉 아버지상도 겹칠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극에서 사라스트로는 남성의 모습으로 구현된다. 양자관계에서 머무르며 편집-분열자리에서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파미나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때 타미노의 등장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미노 등장 이전까지 양자관계에 있는 파미나의 모습이 전 오이디푸스기(pre-oedipal period)에 있는 발달 단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타미노의 등장과 함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밤의 여왕 혹은 사라스트로와 양자관계에 머 무르던 파미나는 타미노와 만남을 계기로 그와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 과감히 현 상황에서 벗어날 용기를 갖는다. 양자관계에서 경험하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돌봄(care)을 전제로 한다. 이에 반해 오이디푸스기의 사랑은 질적 변화를 겪는다. 부모의 사랑을 관찰한 아이는 자신도 상대 부모와 같은 사랑을 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이는 이전의 돌봄의 사랑과 다른 욕정(passion)의 사랑이다. 이를 프로이트는 근친상간소망(incest wish)이라고 했고, 대상관계적 관점에서 본다면 부모 사이의 사랑을 관찰한 아이가 같은 질감의 사랑을 해보고 싶은 동일시 소망(identification wish)으로 볼 수 있다(Freud 1918).

저자들은 이때 머무르려는 관성과 발달을 위한 욕구 사이의 양가감정이 있을 때 그 다음으로 넘어가게 하는 방아쇠가 되는 계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마술피리’를 통해 발 견할 수 있었다. 파미나가 타미노를 부모와는 다른 존재로 느끼면서, 부모와의 돌봄의 사랑이 아닌 욕정의 사랑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은, 비로소 파미나가 양자관계를 벗어나 오이디푸스기를 중심으로 하는 다음 단계로 발달해 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 이와 같이 우리 인생은 다음 발달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면서 머무르려는 관성과 발달의 욕구 사이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발달의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순간, 자연경과로 그냥 넘어가거나 아니면 내적인 합의에 의해서 움직일 수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와 같이 우리가 의도치 않은 또는 계획하지 않았던 상황이나 대상과도 같이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오페라 마술피리를 통하여 해석할 수 있었다.

마술피리: 현실에서 환상의 매개체

밤의 여왕이 타미노에게 자신의 딸을 구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그에게 마술피리를 줬다. 마술피리는 파괴환상에 사로 잡혀 있는 밤의 여왕의 소유물이었고, 원래 목적은 사라스트로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라스트로의 영역에서 마술피리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타미노는 파미나를 찾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마술피리를 연주하고, 이후 파미나와 타미노가 물과 불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하여 마술피리를 이용한다. 물과 불의 시련에 있는 파미나와 타미노를 돕는 마술피리의 힘은 인간의 발달 과정을 돕는 환상의 상징이다. 환상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한다. 처음 몇 달 엄마의 가슴을 대신하여 주먹을 빨거나 엄마가 없을 때 인형이나 어떤 특별한 대상을 가지고 놀면서 만족과 애착을 형성하면서 최초의 환상의 경험을 한다(Winnicott 1953). 이후 판타지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무의식적 욕망을 긍정적인 용도로 활용하게 도우며, 성인기에도 여가를 즐기는 능력을 길러주며 자신들의 소망을 왜곡하지 않고 유머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Solnit 등 2013).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마술피리’는 현실의 역경을 극복하는 것을 돕는 환상의 도구로 작동한다.

판타지를 놀이를 통해 표현하는데, 각 발달 단계에 따라 놀이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Pellar 1954). 파미나와 타미노가 물과 불의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마술피리의 힘은 놀이가 아동의 각 발달 과정, 특히 오이디푸스기와 잠복기에서 발달을 돕는 측면과 유사하다. 4~7세 아동의 놀이는 오이디푸스기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제공한다. 놀이 속에서는 오이디푸스기의 새로운 산물인 초자아, 욕동, 자아, 대상관계라는 영역들이 나타나고 통합 되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을 보여준다(Solnit 등 2013). 파미나와 타미노가 겪는 일련의 시련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금기가 내재화된 것으로 초자아의 형성을 보여주는데, 이때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고 초자아를 형성하게 하며, 금기에 대한 정신 내적 갈등을 내재한 것이 마술피리다. 아울러 물과 불이라는 공포스러운 존재로부터 주인공들을 보호하는 마술피리는 공포나 불안을 보상하기 위한 오이디푸스기의 놀이로 해석할 수 있다(Pellar 1954). 오이디푸스기에서 잠복기로 들어서면서 놀이는 극적으로 변하여 문화를 반영하기 시작한다(Pellar 1954). 잠복기의 빠르게 확장되는 자아 기능 등의 새로운 기술과 능력이 습득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놀이 들에서 이것을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규칙에 입각한 게임이 초기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놀이를 대체하고 잠복기의 아동은 점차 현실에 적응한다(Solnit 등 2013). 파미나와 타미노가 물과 불의 시련의 문을 통과하여 치러내는 일련의 시련의 과정은 엄숙하게 진행된다. 주인공이 물과 불의 두 개의 시련을 거쳐가는 동안 C 장조의 엄숙한 행진곡 풍의 선율이 차분하게 플루트로 연주된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마치 종교 의식을 연상케 하는 이러한 시련의 과정과, 이 과정에서 연주되는 ‘마술피리’의 곡조는 잠복기에 나타나는 규칙에 입각한 놀이 과정과 유사하다(Chailley 1992).

한편, 파미나와 타미노는 물과 불의 시련의 과정을 함께 극복하여 이성과의 사랑을 이루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를 성 정체성의 발달로 볼 수 있다. 오이디푸스기의 아이는 자신은 물론 다른 이의 성에 대해서 호기심이 늘어나며, 잠복기를 거쳐 사춘기 때 추상적 사고 능력을 갖추면서 성 정체성을 갖게 된다(Colarusso 1992). 따라서 판타지와 놀이를 상징하는 마술피리는 파미나와 타미노가 갈등을 극복하는 긍정적 인 작용을 한다는 점과 함께 정신성 발달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이 ‘마술피리’는 오페라 안에서 환상의 매개체로 성장기 발달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시련을 직면하거나, 좌절 위험을 극복하고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상의 역할이 중요함을 상징한다.

타미노의 자아 발달

괴물 뱀에게 쫓기다 파미나 공주를 찾는 여정에서 다양한 시련을 극복하는 타미노의 행동과 변화는 주요 줄거리의 하나로 자아의 성숙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물과 불의 시련에서 타미노와 파미나가 함께 극복해나간다는 모습에서 타미노와 파미나는 하나의 대상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렇게 오페라의 주인공이 두 남녀 아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 째는 이 오페라가 아직 성적 정체성(gender identity)이 확립 되지 않은 시기의 발달 단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 신의 성별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을 때 아이는 이야기 속의 이성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양성의 주인공이 모두 존재해야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이야기에 동화할 수 있다. 이야기의 진행과 함께 남녀 주인공이 각각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성 역할, 성 정체성, 성격 분화를 미분화된 상태에서 분화되는 방향으로 경험하고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아이가 엄마와의 공생관계로부터 점점 분리-개별화를 거쳐 한 개체로 독립하는 데, 아직 혼자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어머니나 보호자에게 의존해서 해결한다는 것은 동화가 줄 수 있는 환상 속의 만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때 아이가 받아들일 타협책(compromise formation)은 동기들이 함께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설정이다(Ha와 Cho 1998). 오페라의 첫 부분에서 타미노는 공포에 질린 상태로 괴물 뱀에게 쫓기고 있다. 오이디푸스기 의 아동들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고 정상적으로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Colarusso 1992). 그런 면에서 괴물 뱀에게 쫓기다 의식을 잃는 타미노의 모습은 악몽에 시달리는 오이디푸스기 아동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런 현상은 아이가 오이디푸스 갈등에 접어들었고, 이러한 갈등을 다루기 위한 것으로 이전보다 진일보된 자아발달 상태를 보여줌으로써 타미노의 상태가 파미나에 비해 조금 더 진전된 자아 상태라는 것을 상징한다. 사라스트로의 영역에 있는 파미나 공주는 자신을 성 안에 가둔 사라스트로의 의도를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내려질 처벌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라스트로는 좋은 어머니상, 밤의 여왕은 나쁜 어머니상으로 가정한다면 ‘마술피리’의 첫 가정은 사실은 나쁜 어머니상을 상징하는 밤의 여왕의 관점에서 왜곡된 상황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을 밤의 여왕이 타미노에게 설명한 것이고, 타미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실은 파미나는 사라스트로, 즉 좋은 어머니상에 머무르며 밤의 여왕에 의한 강한 공격성과 파괴본능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었던 것일 수 있다. 오이디푸스기의 아동은 어른에 대한 적 대적 충동과 복수에 대한 기대에 사로잡혀 있다 보니 자신을 향한 어른의 의도를 처벌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Colarusso 1992). 2세부터 7세까지 전조작기 아동들은 원인과 결과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아픈 것을 처벌로 받아들인다(Piaget 1954). 사라스트로를 두려워하는 파미나 공주는 발달 단계에서 성인의 개입을 잘못 해석하는 아동의 모습과 유사하다. 오이디푸스기에는 부모의 규제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초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내재화된 부모의 권위로 자신의 성적, 공격적 소망 등을 조절하게 된다. 현실 원칙의 이차 사고 과정이 쾌락 원칙의 일차 사고 과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때 타미노에게 주어진 침묵의 수행은 만족을 지연(delay of gratification)하는 능력으로 자아의 발달에서 중요한 측면을 반영하는 과제였다. 내적 도덕성이 형성된 아이는 욕망과 만족을 통제하고 지연시킬 수 있게 된다. 괴물 뱀을 무찌르고, 사라스트로와의 오해를 풀고 침묵의 수행을 헤쳐나가는 일련의 과정은, 타미노와 파미나의 자아가 발달 해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 물과 불의 시련의 과정은 아이들의 도덕 발달 단계를 반영한 것이다. 타미노가 수행하는 침묵의 시련은 절대자, 어른을 상징하는 사라스트로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타미노는 침묵의 시련을 절대적인 것으로 알고 지킨다. 반면에, 오페라 후반부에 물과 불의 시련은 타미노와 파미나 공주가 함께 협동하여 이겨나가며, 일련의 시련 뒤 이성의 힘이 지배하는 사라스트로의 세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마술피리로 물과 불의 시련을 넘어서게 되는 것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오이디 푸스기를 거쳐 잠복기로 넘어선 후 이어지는 청소년기까지 현실과 환상의 분포는 점차 달라진다. 어릴수록 환상의 영향이 크고, 점차 현실감각이 발달하며 환상의 영향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그 환상이 완전하게 사라지지는 않으며 환상의 기능성은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면서 현실 상황에서 부딪히는 갈등과 역경을 이겨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Bettelheim 1976). 파미나와 타미노가 함께 마술피리로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은 오이디푸스기 이후 청소년기 발달적 측면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이차 개별화 시기로 부모로부터 심리적 분리와 성적 성숙이 시작된다(Blos 1967). 청소년 발달 과정의 결과 자아 이상(ego ideal)이라는 새로운 정신구조가 형성되는데, 이는 부모의 이상화를 축소하면서 성적 및 정신적 성숙, 애인, 목표 등을 반영한다. 물과 불의 시련을 함께 극복하는 타미노와 파미노는 성적 성숙이 시작되고 있으며, 밤의 여왕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적 자아 이상을 형성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마술피리를 이용해서 두 사람이 물과 불의 시련을 넘어서면서 두 사람은 밤의 여왕도 사라스트로도 아닌 두 사람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분리-개별화 완료 후 자아 독립성 성취 과정과 이 과정에 여전히 환상과 마술의 역할이 작용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결 론

오페라 마술피리는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오페라의 이 같은 인기는 이 작품이 누구나 한 번은 거쳐갔을 법한 보편적인 인간 정신 발달에 대하여 다루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파미나와 밤의 여왕 또는 파미나와 사라스트로의 양자관계에서 오이디푸스기로 넘어가는 과정에 타미노라는 오이디푸스 대상이 계기가 된다. 이처럼 인간의 정신 발달에서는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에 계기가 되는 사건, 상황이나 대상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것을 저자들은 오페라 마술피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인간의 정신 발달은 환상의 영향이 많은 정신 세계에서 점차 현실적인 부분들이 더 많이 채워지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안과 판타지가 혼재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어느 정도의 성숙과 발달이 일어난 후에도 환상은 필요할 수 있다. 즉, 정신의 발달이 벽에 부딪혀 고착되거나 퇴행하면서 좌절을 경험할 때 환상은 자아를 보호하고, 다음 발달 단계로 전진하는 데 기여를 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의 ‘마술피리’는 바로 이런 환상의 역할을 한다. 그 과정에 문화가 있고, 문화 중에 대표되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 마술피리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마술피리가 다양한 측면에서 정신분석적 발달을 설명하는 데 보편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오페라 작품의 높은 음악적 성취도를 통하여 이야기 틀을 음악적으로 매우 잘 구현을 해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청중들이 이 작품을 이야기로서뿐만 아니라 미학적 경험으로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보았다. 마술피리가 상연되는 오페라 극장 안에서의 경험은 청중의 보편적인 심층심리를 자극한다. 이후 반복적인 감상은 이때 자극된 심층심리를 되새김 질하게 하면서 자신에 대해 깨닫고 발달적 성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시공을 초월한 ‘마술피리’의 보편성은 정신분석적 발달 과제 성취 과정을 적절하게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to disclose.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Jee Hyun Ha, Jong Whan Kang. Data curation: Jong Whan Kang. Formal analysis: Jong Whan Kang. Investigation: Jong Whan Kang. Methodology: Jee Hyun Ha. Project administra- tion: Taeho Kim, Jee Hyun 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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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9, 3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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